신입 면접과 경력직 면접의 차이
신입 면접과 경력직 면접의 차이를 비교해보면, 경력직 면접이 가진 특징을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신입 면접과 경력직 면접의 특징을 3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신입 면접의 형태는 보통 다대다 면접으로, 지원자 다수와 면접관 다수가 동시에 면접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그러다 보니 동일한 시간 내에 내가 얼마나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가, 얼마나 많은 관심과 질문을 받아서 대화의 점유율을 높이는가가 합격의 당락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요즘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신입 공채를 준비했을 당시에는, 내가 던진 하나의 이슈에 대해서 면접관이 계속 꼬리를 물고 질문을 하고 싶게끔 답변을 디자인하라는 말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에 비해 경력직 면접은 보통 일대다 면접으로, 지원자 한명과 면접관 다수가 면접을 진행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내가 한 명의 면접관과 계속 질답을 주고 받는 것보다는 여러 면접관의 질문을 소화하면서 그들이 궁금해하는 포인트들을 빠르게 해소해주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질문을 하는 의도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답변을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신입 면접에서는 기본적인 가치관이나 인성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 많은 편입니다. 특정한 주제나 상황을 주고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물어보는 질문이 많은 편이죠. 지원자가 사전에 답변을 고민하거나 준비해 오기 어려운,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엉뚱한 질문들을 던지기도 하고요.
그 다음으로는, 실제로 업(業)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원자인지 검증하기 위한 질문들도 많이 합니다. 인턴십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선호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겠죠. 관련 업계에서 인턴십을 했다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업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고, 비경험자에 비해 이해도가 높고 업무에도 더 잘 적응할 것으로 기대가 되니까요.
그에 비해, 경력직 면접은 철저히 역량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 많습니다. 경력직은 채용 후 바로 실무에 투입한다는 것이 전제가 되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안녕하세요. 개미처럼 근면성실한 지원자 김뮤입니다!'처럼 발랄하게 시작하는 신입 면접의 1분 자기소개 같은 것은 생략하는 편이고요. '안녕하세요. 저는 XX회사에서 AP 직무로 일을 하고 있고 최근에는 XX, XX, XX 등의 프로젝트를 리드한 경험이 있습니다.'처럼 대략적인 나의 커리어를 소개하는 것으로 자기 소개를 갈음하곤 합니다. 면접에서도 내가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 실제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어떤 성과를 만들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고요. 나의 성과를 숫자처럼 객관적인 지표로 설명할 수 있으면 더 좋겠죠.
그렇다고 해서, 인성에 대한 평가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경력직 1차 면접의 면접관들은 대개 그 지원자를 뽑고자 하는 담당 팀의 셀장이나 팀장인 경우가 많거든요. 그 분들의 입장에서는 이 지원자가 우리 팀에 왔을 때 잘 맞을 것인가, 나와 합을 맞춰서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등등이 매우 중요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원자와 팀간의 핏(fit)을 중점에 놓고 성격이나 업무 태도, 성향 등을 중요하게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팀핏(Team fit)이라는 것은 사실 외부에서 알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평가자의 감이나 선호에 따른 경우가 매우 많고요. 객관적으로는 정말 능력이 있는 지원자인데 '왠지 우리팀이랑은 잘 안 맞을 것 같은데...' 정도의 찜찜함이 들면 떨어지는 경우도 생기게 되는 것 같아요.
여러분, 그러니 우리, 경력직 면접에서 떨어지고 너무 상심하지 말기로 합시다. 그냥 '거긴 나랑 팀핏이 안 맞는 곳이었나보다. 더 좋은 회사, 더 좋은 팀으로 가지 뭐!' 하는 마음으로 훌훌 털어버리자고요.
신입 공채는 절차는 많지만, 정해진 시간 안에 채용이 완료가 됩니다. 3개월이면 3개월, 6개월이면 6개월 안에 서류 심사 하고, 인적성 검사 하고, 1차 면접 보고, 2차 발표/토론/합숙 면접 하고, 3차 임원 면접을 완료하고, 2X년 XX월에 입사가 정해지는 식이죠.
그에 비해 경력직 채용은 과정이 좀 더 심플함에도 불구하고, 기한을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고, 1차 실무 면접과 2차 임원 면접을 보는 정도가 끝이긴 한데요. 지원자 한명한명과 일정을 조율해 가면서 전형을 진행해야하고, 내부 면접관들의 일정이나 의견을 함께 조율하는 과정속에서 물리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이 크거든요. 거기에 더해서 내부 사정으로 조직 개편이 되거나 TO 변동이 생기는 등 예상지 못한 이슈가 생기면서 전형 진행이 한없이 늘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요.
이처럼 경력직 채용은 정해진 기한이 없이 늘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간중간 흔들리는 멘탈을 잘 관리하시는 것이 중요한 것 같고요. 정말 가고 싶은 회사와 직무가 명확한 것이 아니라면, 이직을 결심하셨을 때 여러 곳의 회사에 지원을 하셔서 동시에 전형을 진행하고 소화하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면접은 내가 그 회사로부터 평가를 받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가 앞으로 다닐 회사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긴장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고요. '나도 이 회사를 평가하는 면접관으로 온 거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씩씩하게 면접에 임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