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면지언니 Apr 15. 2020

폴란드 유대인들의 오랜 이야기터

크라코프 유대인 지구의 서점 Austria

어느 공연 기획자의 세계 방랑기 -  폴란드, 크라쿠프 # 2



폴란드 유대인들의 오랜 이야기터

크라코프 유대인 지구의 서점 Austria 



 유대주의와 유대 문화에 관련된 책들을 다루는 서점 중 최고로 꼽히는 이곳은 수많은 책뿐만 아니라 유대인 지구의 음악들, 유대인 지구 투어 및 지도와 앨범, 문구류, 포스터, 엽서 등 서가가 넘쳐 바닥과 테이블, 벽면까지 가득찰 정도의 자료들을 보유하고 있다. 서점의 위치부터 특이한데, 유대인 지구의 방문 코스 중 하나인 오래된 유대 예배당 건물 안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역사와 이야기들을 저장해 놓은 창고 혹은 벙커처럼 오래된 건물의 둥근 천장을 받히고서는 서점의 역할을 한다. 

크라코프 유대인 지구의 서점 Austria


전쟁 전후의 폴란드 전도와 유럽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지도가 전시된 짧은 터널을 지나 서점 안으로 들어서면 빽빽한 책들이 책장을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서 벽을 따라 줄지어 세워져 있다. 유대인의 역사와 문화, 문학과 예술을 가로지르는 방대한 서적들이 주를 이룬다. 곳곳에 놓여 있는 그림과 사진들마저 공간을 특별한 곳으로 만들어 준다.


 책을 살 이유가 없는데도 이 서점이 주는 고유의 분위기를 느껴보고자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도 많다. 거리에서 보이는 서점의 간판과 창살 사이로 드러나는 서가의 모습들 조차 이곳에 한번쯤 들어가 보고 싶게 만드는 옛스러운 느낌을 준다. 사실 이 서점은 이 건물만큼 오래된 것은 아니고 햇수로 7년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이 도시의 역사처럼 이 공간에 스며들어 있다.



크라코프 유대인 지구의 서점 Austria


아우슈비츠에서 가장 가까운 대도시인 크라코프, 그리고 크라코프에서도 유대인들이 가장 많이 살아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여전히 슬픔을 간직하고 있는 이 마을에서 이런 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어쩐지 위로가 되는 공간이었다. 전쟁 후 크라코프의 모습은 이전으로 돌아왔지만, 3백만에 달했던 유대계 폴란드 사람들은 이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없었다. 


 폴란드는 유대의 문화를 복원하고, 유대교에 대한 정보와 그 수요를 이해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이것은 과거에 머무르기 위함이 아니고, 현재와 미래를 위한 접근이라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했다. 전쟁 후의 평화가 찾아 왔을 때에 서점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기억과 기록, 그리고 공유의 장을 서점을 통해 발견했다. 


copyright (c) myunzee

매거진의 이전글 책 읽는 도시, 크라코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