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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랩 Sep 20. 2022

안녕 코로나?

코로나가 던져준 무거운 질문과 불안





2019년엔 상상도 못 했겠지.

2020년이 되자마자 코로나 바이러스가 찾아와서는

처음 몇 달은 중국 비행이 나올까 봐 동동 거리다가

그 뒤로는 중국 비행이 전면 취소되고..


원래 스케줄에 있던 중국 비행들이 하나 둘 사라지더니,

대구에서 큰 유행이 번지고 나서는

한국인 입국 제한이 시작되어 손님들이 줄고 스케줄이 하나둘 취소되더니

어느새 휴직 신청을 받고 급기야는....

지금과 같이 순환 휴업이 시작된다는 것을.


그래 그때에는 감히 어떻게 상상할 수 있었을까.


사람이란 참으로 간사해서 초반 얼마간은 중국 비행이 너무 두렵고 무섭다가

어느새 미국을 가든 유럽을 가든 동양인이란 이유로 경멸의 시선을 보내는 서양인들에게 위축되고

평소라면 상상할 수 없는 승객 수와 여유로워진 업무량에 맘이 편하다가도 그렇게 바라던 휴직 휴업의 순간에는 맘이 조급해지고 앞이 깜깜했다.



말이 좋아 쉬고 싶다지,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는 현 상황과 더불어 만약 정리해고가 된다면?이라는 물음에 덜컥 맘이 무겁고 나는 그럼 무얼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도대체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며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나 자신이 이렇게 작고 하찮아 보일 수가 없다.


 꿈을 가지고 일하기 시작한 승무원 일이었는데

 힘들고 아픈 곳이 많아 잠시 쉬고 싶었던 거라고

누구든 붙들고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었다.

이렇게 영영 쉴 생각은 없었다고 조금이라도 내가 불성실해 보였다거나 업무 의욕이 없어 보였다면

이젠 정말 잘해보겠다고 잘할 수 있다고 붙잡고 늘어지고 싶었다.


내 눈앞이 너무 막막하고 깜깜해서...


늘 시간에 쫓기고 체력에 쫓기는 십 년을 살아왔는데

갑자기 넘쳐나는 시간과 규칙적인 생활에 놓이게 되었다.


쉬게만 해준다면..... 하고 그렸던 것들은

이제 하늘 길이 막혀 한 달 살기로 해외에 체류할 수 없게 되었고,

염색도 해보고 화려한 네일도 해보는 것 같이 회사 통제 밖의 일이나

바쁘단 핑계로 못 해봤던 배우고 싶던 것들은 

이젠 돈이 없어서..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아니 돈이 아예 없다기 보단

이것저것 막무가내로   없는, 선택의 상황에 놓이게  것이다.


매일, 생각한다.

뭘 선택해서 해야 하지. 난 무얼 하고 싶지.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지.

그래서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왔다.


뭐라도 적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맘에.

십 년 동안 시간을 핑계로 체력을 핑계로 해두지 못했던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그래, 해보자.

뭐라도 해야 앞이 조금은 보일 것 같으니까.

지금은 너무 깜깜한 안개 속이라 섣불리 비행기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니까.

잠시 기다리며 불을 켜보고자 한다.



(- 코로나로 휴업이 진행되던 2020년 말에 쓴 글을 수정했다.

나만 보던 글을 드디어 브런치에 발행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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