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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을 바라보는 관점 Oct 13. 2024

학교를 그만 두었다.

집에서 편안히 지내고 있다. 

결국 학교를 그만두었다.

난 2달간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친구 아니 학교 아이들에게 맞아서 병원에 있었다.
집단 구타였다.
고등학교를 입학하고부터 계속되었던 괴롭힘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학교 따돌림은 있었다.

고등학교는 중학교 근처로 가게 되었고 중학교 따돌림이 고등학교 때까지 이어졌다.

고등학교 진학 후 나는 더 말라갔다.
키가 작지는 않다. 하지만 중학교 때부터 받아온 따돌림에 괴로웠다.
부모님한테 이야기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괴롭힘은 부모님한테 이야기했다.

부모님은 등하교 때 더 신경쓰시며 나를 학교에 보냈다. 
하지만 상황은 많이 변하지 않았다. 
항상 내 엄마가 나를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 부모는 학교에 이야기했다.
하지만 학교 역시 특별한 조치를 할 수는 없었다. 

학교 선생님 역시 나를 내내 보호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2달 전 하교 길에 아이들에게 당했다.
하교 길에 버스를 타기 위해 가고 있었다.

아이들 7명이 나를 에워쌌다.
'야~ 집에 가냐?'
'얘는 학원은 안 가나 봐?'
'넌 이 동네 안 살면서 왜 이 학교를 다니야?'

정말 어이없는 말로 아이들은 나를 괴롭혔다.
주눅 든 나는 벌벌 떨며 가만히 있었다.

한 아이가 나를 쳤다.
"야! 말 좀 해봐"
다른 아이가 나를 밀쳤다.
"벙어리야?"
또 다른 아이가 나를 툭 쳤다.
이번엔 세게 쳤다.
난 한 아이 앞으로 갔다.
그 아이가 나의 뺨을 때렸다.
"뭐야, 왜 나를 쳐"
나는 뺨을 맞고 반대쪽으로 가게 되었다.
"이번엔 나를 치냐?" 반대쪽에 서 있던 아이가 나를 발로 때렸다.
나는 앞으로 꼬꾸라졌다.
결국 아이들은 꼬꾸라져 있는 나를 발로 때리기 시작했다.
"이게 사람을 쳐 놓고 그냥 넘어지네"
난 맥없이 아이들에게 맞기 시작했다.
'아~ 이 순간 나의 기억이 없어졌으면 좋겠어. 그냥 사라졌으면 좋겠어. 아프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그냥 아프다란 생각만 들었다.
결국 난 의식을 잃었다.

내가 깨어났을 때 병원이었다.
엄마는 울고 있었다. 아빠는 묵묵히 서 있었다.
갈비뼈가 부러졌고 다리가 부러졌다.
팔에도 깁스가 되어 있다.

아이들이 밀치면서 의식을 잃을 때 어디론가 떨어졌었나 보다.
난 기억이 없어서 모른다.
엄마 말로 아이들이 밀치고 맞고 나서 쓰러지면서 머리를 부딪쳤다고 한다. 그런 상태인데 아이들이 발로 밟고 때렸다고 한다.
발로 밟혀 갈비뼈가 부러졌다. 다리가 부러졌다.

아마 내가 너무 말라서 더 뼈가 쉽게 부러진 거 같다.

난 2달 동안 병원에 있었다.
엄마는 매일 내 옆에서 나를 지켰다.

엄마, 아빠는 결국 학교를 그만두게 하기로 결정했다.
나 역시 기쁘다. 학교 가기가 너무 두려웠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푹 쉬었다.
다행이다. 학교를 안 가게 돼서.
그 아이들을 다시는 안 보게 돼서.

학교를 그만두어 기쁘다.

지금은 그냥 집에 있다. 그림을 그리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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