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간은 온전히 나의 시간이 아니다.
난 하고 싶은 건 해보는 주의다.
‘우선 하고 보자’다. 잘하든 못하든 우선 시도한다.
누구 말마따나 실행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물론 시도를 많이 하기에 그만두는 것 역시 많다.
제대로 진득하니 하지 못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근데, 나중에 알았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잘 포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단지 중간에 중단할 때도 있지만 다시 또 시도하는 편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난 욕심나는 대로 해보고 싶은 걸 시도했다.
내가 내 시간을 잘 조율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고 나서 시간이 온전히 나의 시간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내 시간은 공유되어야 했다.
혼자 살 때는 정말 나는 내 욕심껏 일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려고 했던 일들을 시간을 쪼개서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계획을 세웠고 내가 세운 계획대로 행동하길 좋아했다. 누군가 그 계획에 차질을 주는 걸 싫어했다.
근데, 아이를 돌보고 아이를 챙기면서 절대적 시간 부족을 느꼈다.
언제까지 일을 끝내주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시간이 부족했다.
내가 욕심을 내어 뭔가를 하면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줄어야 했다.
아이와 함께 보내야 하는 절대적 시기가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아이에게 부모가 옆에 있어 줘야 할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는 지나면 다시 돌릴 수 없다.
나는 시간을 사용하는 우선순위를 잡아야 했다.
내게 중요한 순위.
내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서 정리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건강.
운동까지는 못 챙기더라도 건강한 생활을 유지해야 했다.
충분한 수면을 가져야 했다.
수면 시간을 줄이고 뭔가를 하면 그 여파는 며칠 동안 유지 되었다.
머리를 활용하는 일이다 보니 수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다.
제대로 된 수면을 하지 않음 짜증 지수가 올라서 가까이 있는 이들에게 짜증을 낸다.
지금은 잠을 무조건 최소 6시간 이상 자도록 노력한다. 평균적 8시간 수면 시간 확보를 위해 하던 일들을 멈추고 잠을 잤다.
두 번째 순위로 아이에게 할당하는 시간이었다.
지금은 아이가 학교에 간다.
나 역시 회사를 간다.
회사를 갔다가 돌아오는 시간, 아이 하교 전까지 시간 사이가 내게 주어진 시간이다.
이 시간에 내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했다.
내게 주어지는 시간은 퇴근한 1시 이후부터 아이 하교 전 4시까지 시간. 집으로 돌아오는 운전시간을 제외하면 2시간이 나에게 주어진다.
운전하며 왔다 갔다 하는 왕복 2시간은 사색의 시간이다.
이 시간에 내 머릿속엔 다양한 생각들이 돌아다닌다. 물론 모든 생각을 다 정리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래도 온전히 사고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감사하다.
나머지 주어지는 2시간. 내겐 부족했다.
결국, 선택한 시간대는 아이가 일어나기 전인 새벽 시간.
새벽 시간을 좀 더 내게 할애하기 시작했다.
남편의 도움을 받아 출근 전까지 시간은 내가 해야 할 시간으로 확보하고 일을 하고 있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을 하는 시간으로 새벽 시간을 투자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일어나 먼저 글쓰기 시간에 투자한다.
밤이 길어지면서 새벽에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졌다.
일어나는 기상 시간이 늦어지면 결국 내 시간이 준다.
하지만 신체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었다.
계절에 따라 나의 몸 신체 흐름도 따라야 어려움이 없음을 감지했다. 결국, 잠을 새벽에 더 자게 되었다.
나의 시간이 온전히 나의 시간이 아님은 아이가 생기며 절실히 깨닫게 된 사실.
내 아이와 나의 시간을 공유해야 하기에 나의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지금은 내 욕심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내 욕심대로 모든 걸 할 수 없음을 이젠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이에게 내 시간을 내어줘야 하는 현시점엔 양손에 뭔가 잔뜩 쥐고 또 쥘 수 없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두 손에 쥔 것 중 한 손이라도 비워야 새로운 것을 잡을 수 있다.
난 한 손을 비우기로 했다.
그리고 그 한 손의 자유로움으로 순간순간 필요한 것들을 잡아다 놓았다 하기로 했다.
다른 이들에게 미안함도 뻔뻔함도 갖기로 했다.
내가 모두 할 수 없기에 욕도 먹기로 했다.
‘다 함께해야 한다’고 ‘너도 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못한다’고 ‘여력이 안 된다’고 그냥 욕을 먹는 선택을 지금은 한다.
나는 누군가에게 말을 듣기 싫어했고, 악착같이 일을 해 나갔다. 일을 해 나가는데 다른 이들이 나서지 않으면 내가 나서서 일을 처리해 나갔다. 하지만 이젠 그걸 그만두었다.
다른 이들에게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 한 행동으로 내 가족과 내가 망가지기에 그걸 포기하기로 한 것이다.
지금은 함부로 뭔가를 하겠다고 나서지 않는다.
지금은 내가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지금의 시간은 내 아이와 시간을 나눠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내 아이에게 내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내 삶의 우선순위를 조율한다. 이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아이가 나를 찾는 시간도 몇 년 남지 않았다.
이 사실을 알고 현재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 감사하며 이 생활을 즐기려 노력 중이다.
그래서 지금은 욕심을 내려놓으며 시간을 공유한다.
좀 느려짐을 느낀다.
하지만, 꾸준히 가려고 한다.
느리지만 계속 걷고 있는 거북이가 되기로 했다.
급한 성격으로 뭔가 결과물을 빨리 만들려 했던 나를 내려놓아야 했다.
지금은 결과물보다 과정에 충실해지려 노력 중이다.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가려고 한다.
현재도 걷고 있다. 이렇게 적은 노력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
계속 글을 이렇게 써나가기로 했다.
지치지 않게 나 자신을 다독거린다. 너무 나를 독촉하지 않는다.
욕심을 내려놓고 난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쓴다.
즐기며 가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