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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을 바라보는 관점 Jul 26. 2024

우리 집에 사는 포악한 난쟁이

가정폭력속에 사는 아이들

쓩~~~ 문풍지를 뚫고 접시가 날아들었다. 

쨍그랑!!! 바닥에 접시가 떨어져 깨졌다. 

난쟁이가 던져서 문의 문풍지를 지나 방으로 날아들어 깨져 버렸다. 

당시 문은 미닫이문으로 한지로 붙어 있던 문이었다.      

사실 우리 집에는 아주 괴팍한 난쟁이가 살고 있다. 

자기 뜻대로 안 되면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엎어 버리는 몹시 나쁜 성질과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는 난쟁이다. 

지금 난 방에서 열심히 학교의 숙제를 하고 있었다. 책상에 앉아서 나름 집중을 하려 노력 중이었다. 난쟁이에겐 그를 떠받들어 주는 마귀할멈이 있다. 아마 난쟁이가 나쁜 성질과 버릇을 갖게 된 건 이 마귀할멈 때문이라고 난 확신한다. 마귀할멈이 난쟁이를 그렇게 챙기고 옆에서 떠받들어 주지 않았다면 난쟁이는 좀 더 착하게 살고 있지 않았을까라고 확신한다. 

사실 난쟁이가 착하지 않은 거 아니다. 착하다는 뜻이 국어사전적 의미로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상냥하다’라고 쓰여 있기에 난쟁이가 가끔 언행이 상냥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단지 착하다는 기준도 나름은 상대적이기에 또한 착하다는 표현이 어디서부터 악하다는 것과 차이를 두는지도 헷갈리긴 하다. 

암튼, 난쟁이가 나에게 뭔가를 시키는데 내가 대꾸를 안 하니 물건을 집어던진 것이다. 

‘마귀할멈이 어디로 갔지?’ 난 속으로 생각했다. 

사실 마귀할멈이 있다고 해서 난쟁이가 나를 귀찮게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있었다면 난쟁이 옆에서 더욱 부추기면서 나를 같이 부르고 있었을 것이다. 

마귀할멈이 점심을 챙겨주고 어디론가 간 거 같다. 

난쟁이는 마귀할멈이 챙겨준 밥을 그냥 먹기나 하지 않고 심통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집에선 워낙 매일 있는 일이어서 난 정말 아니 정말로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목청이 좋아 소리를 지르면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듣게 되는 난쟁이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물 가져오라니까? 나를 무시하냐?’

‘도대체 이 바쁜 내가 난쟁이 밥 먹을 때마다 나의 중대한 사명인 숙제를 포기하고 옆에서 시중을 들어야 하는 거냐고’ 

정말이지 내가 주관적으로 생각할 때 난쟁이의 나쁜 버릇이다. 자기 뜻대로 주위 사람들을 인형 다루듯 움직이게 하는 독재자의 행동. 

‘오늘은 왜 나가 있지 않은 거지? 집에서 심통을 부르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난쟁이는 알코올을 좋아한다. 온종일 알코올에 취해 사는 난쟁이다. 

‘아직 시작을 안 한 거일 수도 있지. 아! 알코올을 수급하러 또 나가야 하는 건가?’

난 매일 따로 갈 곳이 없기에 학교가 끝나고 마귀할멈과 난쟁이가 있는 이곳으로 돌아온다. 이곳은 난폭하고 성질 사나운 난쟁이과 그를 떠받들고 있는 마귀할멈이 다른 이들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지키고 있다. 


난 학교에 가면서 짐을 싼다.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겠어’라고 생각하며. 하지만 학교를 파하고 친구들과 놀다가 결국 이곳으로 오게 된다. 

’ 생각해 보니 왜 꼭 이곳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믿고 꼬박꼬박 돌아왔지?’ 생각해 보면 꼭 돌아오지 않아도 되는데…. 돌아오지 않으면 잠잘 곳이 없어서 아니 숙제를 할 곳이 없어서 일지도 모른다. 숙제를 안 하고 학교에 다음날 가면 학교에서 또 다른 악마에게 괴롭힘을 당하기에. 

상황은 항상 이렇다. 피할 수 있는 어딘가가 없기에 돌아오는 이곳. 역시 오늘도 어제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단지 주제가 달랐을 뿐. 오늘은 물이다

물을 마귀할멈이 밥 챙겨주면서 빼먹은 것이다. 그 물을 난쟁이가 가져오라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다. 몰입에 빠져 나름 나의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중단하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귀를 막고 나는 이곳에 없다고, 투명인간이 되어 버렸으면 한다. 

‘아! 나에게 입으면 보이지 않는 망토가 있으면 좋았을걸’ 

만약 그것이 있다면 난 집에서 조용히 내가 하고자 하는 걸 하면서 편안히 있을 수 있을 텐데.

하지만 나의 상황은 그런 행운 속에 있지 않다. 

마귀할멈도 어딘가 갔고 난쟁이는 입에서 불을 내뿜으며 소리를 지르고 있다. 

‘와 자창장~~~~’ 난쟁이가 결국 밥상을 엎었다. 이 역시 자주 이곳에서 발생하는 일이다. 

난쟁이는 결국 밥을 못 먹고 더 심통을 부릴 것이다. 

이 난국을 피해 난 도망쳐야 한다. 난쟁이의 눈에 띄지 않고 대문으로 갈 수가 없다는 아주 최악의 상황이다. 난 난쟁이의 착하지 않은 말과 행동을 고스란히 듣고 보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도 조금은 나아진 상황이다. 난쟁이가 나를 때리지는 않으니까….

난 난쟁이가 내뿜어 대는 불을 피하고자 장롱으로 들어갔다. 장롱이 불을 막아주길 바라면서…. 나의 막중한 임무를 결국 오늘도 완수하지 못할 거 같다. 

장롱 속에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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