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좌왕 헤매는 초보 엄마가 되다.
아기가 뱃속에서 나왔다. 엄마인 나는 다음 단계 준비를 해야 하는지 몰랐다.
초보 부모는 태교, 호흡법, 출산 교육을 병원을 통해 받긴 했지만, 다른 건 아무것도 몰랐다.
한마디로 태교에 대해선 나름 준비했지만, 그 이후의 육아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누구 말마따나 아이는 낳으면 알아서 크는 줄 알았다.
조리원에서 2주간 아이를 맡겼다. 정말 말 그대로 아이를 맡기고 나는 쉬어야 한다고, 먹고 수다 떨고, 마사지를 받았다.
그러다 보니 조리원과 제휴한 영업 사원들 휘둘리며 ‘내 아이를 위한다’라는 이유로 사진 촬영, 육아용품, 영유아를 위한 교육 물품을 이것저것 사기 시작했다.
초보자는 어디서는 봉이 될 수 있다. 나 역시 그랬다.
영업 사원들의 말을 들으며 아이를 위해 필요한지도 모르면서 물건들을 마구 사들였다.
첫아이를 둔 부모는 육아용품 판매사원들에 쉬운 표적이 된다.
경험이 없기에 무엇이 정말 필요한지 몰랐고, ‘아이 발달이 이러하니 이런 걸 준비하세요.’라는 말에 교재와 교구까지 구매했다.
그리고 조리원을 나온 순간부터 본격적 육아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정말 우왕좌왕, 어찌할 줄 몰랐다.
산후조리 도우미 이모님의 말씀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도움을 받았다.
육아에 대해 미리 준비해야 했다는 사실을 조리원을 나오고 나서야 깨달았다.
다행히 경험이 많은 도우미 이모님을 만나, 아이를 씻기고, 돌보고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었다.
이모님께서는 집을 깨끗이 정리해 주시며 아이와 초보 엄마인 나를 챙겨주셨다.
이후, 주변 지인들의 경험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이를 위해 모유 수유를 꼭 해야 해. 최소 6개월은 꼭 먹어야 한다. 가능하면 1년은 먹어야 해. 아이를 너무 자주 안아주면 안 돼. 엄마가 힘들다.’ 등등.
각기 다른 주변의 다른 경험담들 속에서 나는 점점 더 갈팡질팡했다.
조리원에서부터 육아 교구 영업 사원에 휘둘리고, 지인들의 조언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분유를 잘 먹고 잘 자던 아이를 울려가며 모유 수유를 시작했다. 도우미 이모님의 손길이 없어지면서 주변의 조언은 더 많아졌다.
지식이 부족한 초보 엄마는 더 헤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나는 정신을 좀 차리고 책을 통해 지식을 얻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모유를 수유하면서 육아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다. 모유 수유 방법, 육아 방법, 아이의 성장 발육 등 다양한 정보를 책과 영상을 통해 지식 습득을 시간 되는대로 시작했다.
각기 달랐던 조언은 자신들의 경험이다.
초보 엄마는 경험이 없다.
지식을 얻고, 경험을 쌓으며 지혜로 승화시켜야 한다. 지식이 없이 경험만으로 배우려면 시행착오가 많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내 아이는 남의 아이와 다르다.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처음엔 그 사실을 몰랐다. 책을 읽으며 점점 깨달았다.
지식이 쌓이니 주변의 조언을 걸러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모유 수유를 위해서는 아이를 낳기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모든 포유동물과 마찬가지로, 엄마의 초유는 아기에게 중요한 면역물질을 제공한다. 나는 초보 엄마로 이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초유를 제대로 아이에게 먹이지 못했다. 출산 전에 알고 있어야 아이가 태어났을 때 바로 초유를 먹일 수 있다.
늦었지만, 아이가 크는데 엄마와의 교감 및 필요한 영양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뒤늦게 모유 수유에 도전했다.
모유 수유를 하니 엄마인 나는 항상 배가 고팠다. 잘 먹어야 모유가 잘 나온다. 하지만 아이를 돌보면서 잘 먹기는 쉽지 않았기에 허겁지겁 밥을 먹으며 모유 수유를 했다.
결국 1년 동안 모유 수유를 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굳이 그렇게까지 고집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한편으로 든다.
어쨌든, 나는 육아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며 아이를 돌보기 시작했다.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항상 옆에서 지켜보며, 접촉을 통해 안정감을 주고, 불편함을 바로바로 해결하고, 편안함을 주려고 노력했다. 모든 것에 완벽할 수는 없지만 내 나름의 방법을 찾아갔다.
그러면서 나도 내려놓기를 시작했다. 아기를 계속 안아주는 것보다, 바닥에 눕혀 엄마가 옆에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체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나갔다.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 주고, 기저귀를 갈며 아이와의 접촉을 늘리며 마사지해 주고, 엄마의 목소리를 계속 들려주려 노력했다.
책에서 얻은 정보를 아이에게 적용해 보며, 내 아이에게 맞는 육아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사실 이 시기엔 내 아이에게 맞는 방법이라기보다 아이를 내가 알아가는 방법으로 적응시켰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첫아이기에 경험이 없었지만, 육아 경험의 책들을 읽어가며 간접 경험과 함께 주변의 경험도 흡수했다.
초보 부모의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되었다.
아기가 누워 있기만 하던, 시기엔 침대를 사서 사용했다. 움직임을 시작할 때 침대를 치우고 바닥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위생에 신경 쓴다면 모든 것을 소독하고 청소했다.
아빠는 우리 가족을 위해 일했고, 퇴근 후 아이를 돌보며 엄마인 나를 도왔다.
아이 발달 단계를 이해하고, 적절한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아이는 걷기 시작하자, 매일 새로운 호기심을 보이면 만지고 탐험했다. 그에 맞춘 새로운 소도구들을 장만하고 제공했다.
아이가 자라 가며 계속 새로웠고 부모도 계속 새롭게 맞춰야 한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꼈다.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이겠다고 준비하다 나이 많은 엄마는 체력이 급속히 소진되어 갔다.
결국, 기준을 정하고, 할 수 있는 것과 내려놓을 것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책에 나오는 모든 걸 할 필요는 없다.
다른 이들이 했던 것을 꼭 따라 할 필요도 없었다.
아이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아이의 안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했기에 아이에게 눈을 떼지 말아야 했다.
아이의 안전이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집안일보다 아이에게 집중했고, 점점 내려놓기를 시작했다.
아이가 잠들 때 함께 자며 체력을 확보했고, 청소 횟수도 줄였다.
이유식도 직접 만들기보다 사서 먹이기 시작했다.
집안일과 아이 돌봄을 모두 다 해내기는 버거웠다.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아이에게 우선순위를 두며 내려놓을 것은 과감히 놓아버렸다.
그렇게 육아에 편안함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나처럼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은 지인이 방문했다. 지인의 아이는 5세. 초보 엄마인 내가 뭔가 편안한 모습을 보면서 지인은 말했다.
‘나는 아이를 품에서 내려놓지 못했는데…. 아이는 바닥에서 잘 자고 엄마는 편하게 책을 읽고 있네. 고생하고 있음을 걱정하고 왔는데…. 너무 편안해 보이는데….’라고.
육아 초반, 나는 우왕좌왕하며 갈팡질팡했다.
하지만 이제는 부모로서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었다.
늦은 나이에 초보 엄마가 된 나는 이렇게 부모가 되어가고 있었다.
아이를 처음 낳고 헤매던 시절의 회상해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벌써 10년이 되어 가는 시간의 흐름에도 놀라게 되네요.
개인적 사정으로 잠시 연재를 2주간 미뤄야 할거 같습니다.
항상 부족한 글에 관심 기울여 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주 후에 계속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