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울 《공부할 권리》
작가 _ 정여울
책 소개 _ 문학평론가이자 인문학자인 저자가 하루도 빠짐없이 공부하는 자신에게 '공부할 권리'를 부여함으로써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책이다. 문학, 철학, 심리학을 종횡무진하며 그야말로 '책을 살아냈던 시간들'을 읽다 보면, 공부할 권리란 곧 나를 지켜내는 일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감상 _ 서문과 에필로그가 좋은 작가, 책을 뜨겁게 사랑하는 문학 평론가. 그녀의 글은 내가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엉킨 마음을 활자로 하나하나 풀어서 위로해 주는 것 같다. 평론가지만 지성과 감성의 균형이 잘 맞아 글이 냉철하면서도 한없이 따뜻하다. 이 책은 5년 전에 읽고 최근에 다시 꺼내 읽었다. 처음 읽었던 당시 그때의 나는, 책을 좋아하던 나를 애타게 찾고 있었던 때였다. 그러던 중 운이 좋게 『공부할 권리』를 만나게 됐고, 이 책 덕분에 예전의 나로 서서히 돌아올 수 있었다.
5년 만에 다시 읽은 『공부할 권리』, 전보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여러 일들이 해결된 상태라 이번에는 고전 문학이 던지는 질문이 마음에 오래 머물렀다. 용기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일리아드》, 슬퍼할 권리를 지킨 《안티고네》, 윤리와 자유의지란 무엇인가를 몸소 보여준 《프로메테우스》,'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성찰이 왜 필요한지 알려준 《리어왕》 등 예전에는 잘 와닿지 않았던 철학적 질문들이 자꾸 말을 걸어왔다. 이젠 나도 내 삶을 정립해야 할 때임을 알려주는 걸까,주인공들이 선택한 삶을 내 삶에 대입해 보면서 '만약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란 생각에 숙연해졌다.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 기나긴 시간 방황했던 그녀는 매일 공부하며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깨닫는 순간들이 그렇게 좋았다고 한다. 마취약도 없이 상처를 꿰매는 치유의 시간, 수많은 자아의 얼굴 중에서 제일 아끼고 지켜주고 싶었던 자아, 그렇게 공부할 권리를 스스로 획득한 그녀의 가슴 벅참은 내 삶에 울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