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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린 Feb 11. 2022

코시국, 관광업계는 어떻게 살아남고 있는가?

잘츠부르크의 수입 1위는 관광 

잘츠부르크의 가장 큰 수익원은 단연 관광이다. 코시국 전 내가 사용하던 핸드폰 기지국이었던 A1는 시내에선 터지지도 않을 정도였다. 어딜 가나 사람으로 넘쳐 흘러 사는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젠 그 기억마저도 아득해지는 느낌이다. 시내가 텅텅 빈지 엄청 몇년이 지나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디렉터로 일하고 있던 남편의 친구는 호텔을 하나 더 오픈을 한다고 한다. 이게 무슨 일이지? 원래 있는 호텔도 닫을 판국에 하나 더 오픈을 한다니.


코로나가 시작되고 나서 첫 한달은 서비스업 포함 모든 가게들이 한달간완전히 문을 닫았다. 이제까지 오스트리아엔 몇번인가의 록다운이 있긴 했지만 그 첫 한달과 같은 록다운은 그 이후로 없었다. 음식점들은 레스토랑 내에서 앉아 먹는 것들을 금지하고 테이크아웃 위주로 운영했고 호텔은 어차피 장사가 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잘리기도 했지만, 또 그렇다고 해서 모두 자를 수는 없는 상황. 그래서 오스트리아 정부는 적극적으로 서비스업계의 회사와 종사자들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전 직장에 있을 때 나도 어느정도 단축근무 Kurzarbeit를 했다. 말그대로 원래 일주일에 40시간 혹은 38.5시간을 근무하는 사람들이 회사의 결정에 따라 아주 적게는 10%에서 80%까지 원래 시간보다 적게 일하는 것이다. 그런데 10%만 일하는 사람들은 10%의 소득으로 살아갈 수는 없으니, 정부에서 나머지 70%의 월급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엄청난 세금이 들어가는 것이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잘린다고 해도 결국 실업급여를 받게 되는데, 그 돈도 만만치 않으니 적어도 회사에 계속 고용되어 있어 '언젠가' 다시 관광이 살아난다면 회사측에서도 사람구하고 할 일 없이 고용되어있는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이면 될 일인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인지, 그 보조금이 넘쳐 전혀 장사가 되지 않더라도 관광업계의 사람들이 오히려 이익을 보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 소릴 듣고 시엄마는 분개를 하시며 업자들이 돈을 다시 토해내야 한다고 한다. 과연 그게 가능한 것인가? 




실업급여는 보통 본인이 받던 급여의 하루치를 계산해 55%부터 80%까지 사람마다 다 달라진다. 나같이 오스트리아에 와서 처음 일하고 실업급여를 받는 입장이라면 최근 지난 2년간 1년 이상 일을 해야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된다. 


그런데 현재 단축근무를 하고 있다면 회사에 따라 기존 근무시간의 10%-30%까지 일을 하고 근무시간에 해당하는 월급은 회사에서, 그 나머지 50-70%까진 나라에서 보조금을 지원해준다. 실업급여를 지불하나, 보조금을 지원하나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는 것이다. 또 어쨌든 갑자기 일해야 할 상황이 오면 고용돼 있는 상태에선 바로 불러서 쓸 수 있지만 새 사람을 구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해지는 건 사실이다. 


또 남편의 친구처럼 코시국에도 이득을 봐서 또 다른 호텔을 오픈한다면, 어쨌든 그 호텔에서 일할 사람이 필요할테니, 경제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것이다. 사람들도 고용해야 하고, 결국 관광업도 다시 살아나면 돈도 돈대로 벌게 될테니. 앞으로 관광업이 얼마나 더 살아날지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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