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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이 Dec 29. 2023

겨울이 다른 우리들

집이 더운 지호는 주말이면 이른 아침부터 산책하러 밖에 나가고, 낮이면 혼자 축구공 들고 동네 운동장으로 나간다.

그리고, 늦은 오후에 또 런닝을 하러 나가고, 밤에는 런닝맨을 보면서 덤벨을 들고 근력운동을 해댄다.

저러다가 런닝맨 김종국이 될 것 같다

그러나, 둘째 한이와 뚱마는 집 밖을 싫어한다.


보일러가 켜져 있는 집이 더운 겨울 개 멍이는 산책을 애원하지만, 게으른 한이와 뚱마는 귀찮아서 모른 척하고, 혼자 다니기를 좋아하는 까칠한 지호는 무시하고 휙 나가버린다.


그러다 눈 오던 날,

드디어 쌍둥이 오빠와 뚱마와 함께 동네 산책길에 나선 멍이는 오빠들과 눈싸움?을 하며 세상 행복해했다.


초가을까지 빠져대는 털을 감당하기 힘들어 계속 밀어댔더니, 한겨울인 지금까지도 엉성하게 듬성듬성 자라고 있는 멍이에게 오빠들 안 입는 옷으로 대충 만들어 겉옷으로 입혀 놓으니까,

천대 받는 견 꼴이지만 세상 어느 견보다 해피해피한 표정으로 눈을 즐겼다.


차가운 눈덩이를 온몸으로 맞으며 공중 점프로 눈뭉치를 낚아채  먹는 묘기를 보이며, 웃다가 자지러지는 아기처럼 연신 '멍멍' 동네 떠나가라 크게 소리 질러대는 녀석을 보며 지나가는 행인들도 웃고, 도로 위 차들도 웃는 것이, 멍이의 행복바이러스가 주변에 전염된 것이 분명하다.




 



반면, 치와와 녀석들은 집 밖만 나가면 경운기 시동 걸리듯 덜덜 너무 떨어서 다리 탈골 올까 봐 걱정이 될 정도였다.

매번 탈출을 시도하는 막내 쫑이도 막상 탈출에 성공해도 겨우 쉬 한번 하고, 더 이상 움직이지도 못하고 뚱마에게 안으라고 오들오들 떨며 낑낑댄다.





겨울이 깊어지는 지금

지호와 멍이에게는 집 밖이 행복이고,

베짱이 지한이와 게으른 뚱마 그리고, 나약한 치와와 녀석들에게 이불 밖은 위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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