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강쥐들은 재주가 없다.
그 흔한 “빵” 하고 쏘면 쓰러지는 것과, “돌아”를 아무리 훈련시켜도 한 놈도 못한다.
알아듣는 명령어가 고작
앉아.
기다려.
손.
앉아서, 기다리다, 손(발)을 건네면, 간식을 주니까 ,
그것만 기똥차게 알아듣는다.
아니다. 또 있다.
산책.
가자.
이건 금지어이기도 하다.
이 말은 반드시 지켜야 하고, 말하는 순간 개떼처럼 끈이 있는 바구니 앞에서 멍멍대며 난리를 친단 말이다.
재주 없는 녀석들이지만, 가족에 대한 사랑은 대단하다.
시골 할머니집에 가 있던 둘째 오빠를 며칠 동안 못 본 멍이는 심한 상사병에 걸려 좋아하는 간식도 잘 안 먹고 우울한 날들을 보냈다.
드디어 사무치게 그리던 오빠가 집에 오던 날,
멍이는 맨발?로 현관까지 뛰어나가 오빠를 반겼고, 다른 녀석들이 오빠 근처도 못 오게 한동안 으르렁대며, 오빠 품을 사수했다.
그것뿐인가,
지호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꽥꽥 불러대자, 시끄럽다고 방문 앞에서 쓰러져 항의하는 지한이를 보고,
오빠가 숨을 쉬는지 확인하며 걱정하는 멍이의 모습은 마치 마약을 발견한 공항 마약탐지견처럼 명견이자, 충견이었다.
지한이가 멍이에게 해 주는 건 똥 치워주고, 같이 자는 것뿐인데, 멍이는 자신의 모든 것을 오빠에게 집중한다.
(똥도 안 치워주고, 방귀 뀌고 멍이에게 누명을 씌우는 지호 오빠는 아니다.)
멍이의 둘째 오빠에 대한 사랑만큼이나, 쪼꼬의 뚱마에 대한 애정도 대단하다.
오래간만에 책상 앞에 앉아있는 뚱마가 못 마땅한 쪼꼬는 왕방울만 한 눈으로 쳐다보며 울기도 했건만, 끝내 장시간 외면하는 뚱마곁을 떠나지 못하고, 근처에서 잠들어 있는 쪼꼬 또한 대단한 뚱마바라기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했다 하더라도, 결코 그들의 사랑을 가볍게 여기지 말았으면 한다.
반려견을 키워 본 사람들은 녀석들의 대단한 사랑을 알 것이다.
주는 사랑보다 받는 사랑이 훨씬 큰 사랑에 ,
인간들이여~ 감사하고, 제발 학대하지 말거라.
천벌을 받을 것이다.
(뚱마, 너나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