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이 Apr 28. 2024

개 더운 날~

봄날은 갔다.

“ 엄마~~ 엄마~~~ 쫑이 좀 데려가요. 쫑이 때문에 응가를 할 수가 없어요! “


지한이가 혼자만의 공간에서 핸드폰을 만지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데, 막내 쫑이가 방해를 하나보다.

몇 번을 쫓아내도 자꾸 온다며, 화장실 문은 닫지 않고, 엄마만 불러대는 지한이에게 지호가 버럭한다.


“ 야~~ 문을 닫으라고! ”


지호가 거실에서 소리치니, 지 냄새에 죽을 것 같아 문은 닫을 수 없다며, 안방에서 대답 없는 엄마를 또 불러댄다.


“ 에이 귀찮은데, 쫑아~ 산책 가자! ”

내일부터 중간고사 시작이니, 똥이라도 편하게 싸게 해 줘야지.


지 이름 빼고는 딱 두 마디만 알아듣는 ‘냠냠‘과 ’ 가자 ‘ 에서,  가자 소리가 들리자 막내 쫑이가 어느새 현관에서 대기한다.



그래, 날씨도 좋은 것 같으니, 쪼꼬도 같이 데리고 산책길을 나섰다. 하지만 두마리를 한꺼번에 데리고 나간 것은 큰 실수였다. 그것도 지랄견 두마리를.


주말이라 사람들이 많이도 나와 있었다.

산책길에 쪼꼬는 귀엽다고 쳐다보는 사람에게 짖고, 시커먼 옷 입은 아저씨 보면 겁나서 짖고, 어린애들은 만만하다고 짖으며, 그냥 계속 짖어댔다.

쫑이는 강아지만 보면 사이즈 상관없이 맞짱 뜨려고, 짖어대며 죽기 살기로 쫓아가려 하니, 뚱마는 사람들에게 사과하랴, 녀석들 단속하랴 정신이 없었다.  날씨는 또 왜캐 급 더워졌는지.

그런  치와와 두 마리가 사람들은 귀엽다고 다가오면, 동시에 미친 듯이 더 짖어대니, 결국 간만의 주말 산책은 30분도 못 채우고 철수했다.



 

집에 온 뚱마는 두 녀석을 바리깡으로 빡빡 밀고, 빡빡 씻겨 버렸다.

뚱마는 강쥐들 외모보다는 컨디션과 위생이 더 중요하다. 사실 봄이 오기도 전에 이미 털을 밀기 시작했지만, 오늘 밖은 이제 본격적인 여름을 예고하는 것 같았다. 앞으로  더 자주 밀 것 같다.



씻기고 나니, 쪼금 미안하다. 너무 미워서 감정이 섞였나, 좀 많이 밀어버린 것 같다.

핑크 한 속살이 훤히 비치는 게 삼*탕 같은 느낌이 살짝 드네.


그니까 이눔들아, 제발 산책 나가면 멍이, 탱이처럼 사람들을 개무시하고 조용히 좀 다니자.

그리고 당분간은 안밀께..

매거진의 이전글 소파는 개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