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길이인

by 길이

지난밤 억수처럼 내리던 비가

아침이 되자

소금이 녹듯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한동안 보지 못한 그대 향한 근심과 연민이

물기 젖은 은행나무 잎에 매달려 있다


황금빛 햇살이 아침이슬을 어루만지고

풀벌레 소리가 뛰어다녔던 작은 마당은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작은 방처럼 평화롭다


빈 마당을 바장거리는 발걸음에 돌멩이가 밟힌다

내딛는 걸음마다 그대의 안부가 밟힌다


그대 잠의 평안은 비에 젖지 않았는지

그대 꿈을 덮은 이불은 눅눅하지 않았는지

그대 망막에 맺힌 세상의 아침은 오늘도 평화로운지


구름 한 장이 빨랫줄에 앉아 손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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