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애들은 학교를 가지만, 뚱마는 쉬는 날이다.
모처럼 청결한 집안을 만들어 볼 작정이다.
집안 구석구석을 야무지게 닦을 계획이다.
쌓인 먼지로 인해, 햇살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불쌍한 화분도 닦아줄 것이다.
겨울 햇살이 비친 집안이 뽀얀 먼지로 아롱아롱 피어나고 있다.
온 집안의 숨겨져 있는 먼지와 개털을 박멸해 버릴 계획이다.
새벽 1시다.
어여 자야겠다. 내일 집을 싹 털어버리려면.
정신없이 아침밥을 준비한다.
어제 먹다 남은 된장찌개와 너겟, 계란 후라이, 그리고 냉동실에 소분해 둔 밥을 전자렌즈에 돌려 준비한다.
뭘 줘도 항상 군말 없이 맛있게 그릇을 싹 비우고, 시원하게 모닝 응가까지 하고, 학교에 가는 두 녀석이 고맙다.
단, 양치를 안 하는 게 문제라서, 습관적으로 묻지도 않고 명령한다.
“ 양치해라~”
“ 했어요.”
“정말? 아~ 해봐.”
“ 다시 해라~”
신발 신다가 붙잡힌 녀석들은 책가방을 멘 채로 급하게 양치를 하고 튀어버린다.
정신없는 아침이다.
계획대로 집안 청소를 시작한다.
우선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돌린다.
급 촐촐하다.
뭐 오늘은 청소 계획밖에 없으니까, 커피를 내리고, 토스트를 굽는다. 체다치즈 두장을 올리고, 소파에 앉는다.
뉴스를 보며, 여유 있게 모닝 식사를 해 본다.
오늘은 영하 3도까지 내려간단다. 아직 11월인데...
창밖에서 겨울 아침 뿌연 햇살이 게으르고 스산해 보인다.
아파트 숲 사이로 보이는 서해 바다도 추워 보인다.
체다치즈 두장은 좀 그런지 입 안이 텁텁하다.
사과로 입가심을 해 본다.
보일러를 틀지 않은 집안에 냉기가 흐른다. 춥다.
큰 몸을 움추리고 자연스럽게 소파에 눕는다.
누우니 강쥐들이 습관적으로 달라 붙는다. 이 따뜻한 체온과 부드러움이 좋다.
헉! 큰일이다. 몸이 늘어진다. 정신이 나른해진다.
그래, 요즘 일이 바빴잖아. 몸이 힘들 때는 쉬어 줘야 해.
설겆이 하고 청소기 돌렸으니, 빨래는 햇살 좋은 날 돌리고, 걸레질은 한숨 자고 하지 뭐, 그래 급한 것도 아니잖아.
집안을 닦는 것은 다음 쉬는 날로 기약하고, 오늘도 뚱마는 청소와의 타협을 한다.
나른한 아침잠에 빠져든다.
밤 보다 더 깊은 잠에 빠질 것 같은 몸이다.
토스트를, 체다치즈 따블을, 사과를 먹지 말았어야 했어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