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워케이션

맹그로브 제주시티 후기

by My Well

혼밥은 많이 해봤어도 여행을 온전히 혼자 해본 경험은 없었다. 연말을 맞아 마음대로 쉬고 책도 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인터넷을 뒤지던 중 맹그로브 제주시티를 발견했다. 특히 멤버십 가입으로 1박 투숙 시 1박 무료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어서 당장 가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제주 탑동에 위치한 이곳은 올 11월 오픈한 따끈따끈한 워케이션 장소다. Work와 Vacation의 합성어인 '워케이션'이라는 단어로 보자면 재택근무를 하다 퇴근 후 제주를 여행하는 그림이나 프리랜서의 모습이 그려지지만, 나는 휴가를 내고 나에게 집중하기 위해 왔다. 막상 가서 보니 워크라운지는 한산한 편이었고, 일반 관광객도 꽤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듯 보였다.


특히 좋았던 공간은 단연 워크라운지다. 책상에 앉아 중간중간 바다를 바라보면 평온해지는 기분이 좋았고, 잔잔한 음악이 나와서 아주 시설 좋은 스터디카페에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또 의자가 편해서 앉아서 긴 시간을 보내기에도 적합했다.


여행지에서 숙소를 중시하는 편인데 쾌적한 침구, 편리한 서비스가 여행의 피로를 덜어주고, 숙소의 시간을 경험하는 것 또한 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맹그로브 제주시티는 오래된 숙소를 개조해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인테리어는 낡은 느낌 없이 깔끔하게 바뀌었고 (얼마 되지 않아서 더 그렇겠지만) 방 내부도 쾌적했다.


다만 이를 상쇄하는 불쾌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이런 일이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사람에겐 크리티컬 한 문제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짚고 넘어갈 부분은 원래 이곳은 무인 체크인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런데 내가 체크인한 날은 시스템의 오류가 있다며 직원분이 체크인을 도와주었다. 처음엔 체크인 QR코드 링크로 받은 호실에 가서

번호를 눌렀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고, 이상해서 확인해 보니 카카오톡 메시지로 받은 방과 다른 곳이었다. 다시 다른 방에 가니 제대로 문이 열렸고 내 방을 찾을 수 있었다. 뭔가 시스템의 오류였던 것 같은데, 시스템이 자동으로 방을 배치했고 직원분이 수기로 조정하면서 이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아니었다.


방에 들어와 한참을 쉬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내방 도어록의 번호를 하나씩 누르는 게 아닌가! (이때만 해도 방을 잘못 찾아온 사람인 줄 알았다) 그리고 급기야 문이 열리는 것이 아닌가........? 책상에 앉아 있었기에 망정이지 옷이라도 갈아입는 순간이었다면, 상상하기 싫은 기억이 되었을 것이다.


직원분을 찾아 확인해 보니 체크인 시스템에 오류가 있었고 사과도 들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시건장치 없이 도어록 번호로 문이 열리는 곳에서 이런 체크인 오류는 안전상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이후에도 비밀번호 변경 없이 다른 고객에게 내 방의 번호가 공개된 상태로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나이브한 대처가 아니었나 싶다.


여행 첫날의 불쾌함에 이용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마무리 즈음에는 워크라운지의 몰입하게 만드는 분위기나, 숙소위치와 탑동의 소소한 재미에 만족해서 그 기억이 흐려졌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장소가 될 만큼 시스템을 개선하여 더 만족스러운 워케이션 장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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