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논문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콜라보에 정신을 잃어 독서가 더뎠다. 높아가는 레벨에 책장은 적게 넘어갔다. 당신의 열렙 정신을 위하여 치얼쓰.
1980년대의 미국 고에너지 상황을 적나라하게 열역학 2법칙을 통해 비판적으로 해부한다. 저자 제레미 리프킨의 시대를 통찰하는 안목은 탁월하고 그의 쉬운 문체 또한 대단하다. 특히 물리학 법칙을 사회를 바라보는 틀로서 이해하는 것이 대단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모든 사회현상 또한 자연을 이루는 질량 보존의 법칙과 엔트로피 법칙 즉 두 개의 열역학 법칙을 벗어날 수 없다. 에너지는 불변하며 재생이 불가능한 방향으로 흐를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의 탁월한 문제의식과 사유의 틀에도 불구하고 제시한 현실의 대안은 대단히 안일하고 얼기설기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쉽다. 사실상 대안은 당위를 강조한 형이상학적 주장에 불과하다. 이런 점은 차라리 안 건들고 갔으면... 하는 생각이 중후반부에 나도 모르게 팽배했다.
이 책을 다 다 읽은 것은 5주 전이다. 짧게 메모를 했던 독후 감상문을 남긴다.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첫인상만큼
엔트로피는 과학과 사회의 절묘한 접점을 보여주는 자연과학 서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과학과 사회가 교과목의 관점에서 대척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 어떻게 과학이 학문의 기초로서 다른 학문들에 파생이 되는지를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의 저술 활동이 지금까지 이어져서 그의 열역학 제2법칙에 대한 사유가 어디까지 확장됐는지 궁금하다. 1980년대 작성된 이 책에는 탁월한 사유에 반해 아쉽게도 해결책이 다소 피상적이고 추상적으로 다가온다. 분석에 들인 공만큼 해결책에도 논리가 가해졌다면 훨씬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고 더 큰 파란을 불러일으켰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