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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르 Jan 05. 2018

퇴근에 허락이 필요한가?

퇴근 시간도 지키라고 있는 거잖아?

모든 시간은 중요하다


내가 팀원으로 있을 때나 팀장으로 있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시간이다. 출근 시간부터 업무 진행, 마감 시간, 수정 시간, 협업에 관한 진행 공유 등을 잘 지키려고 했다. 월간, 주간, 일간 일정은 물론 시간 단위로 계획을 잡았고, 팀원들에게도 “곧 됩니다”와 같은 어중간한 표현보다 “몇 시에 전달드릴게요”와 같은 정확한 표현을 주문했다(간혹 이걸 닦달로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게 아니다. 정확한 시간을 공유해야 기다리며 허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퇴근 시간이나 야근 시간도 포함된다. 일을 하면서 거론되는 ‘시간’이라는 개념은 ‘무조건 많이’가 아니라 ‘정확한 진행 공유’에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능한 모든 일은 업무 시간 내에 시작해서 끝내야 한다. 그래서 퇴근 시간을 지키는 것과 그로 인해 야근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업무 외 시간까지 업무를 하는데 쓸 이유는 없다.


퇴근 시간 역시 지키라고 있는 것


우선 출근 시간이 지켜져야 한다. 특히 5~10분의 상습적인 지각을 경계해야 한다. 누구는 시간을 지키고 누구는 시간을 지키지 않는 것이 반복되면 시간을 지키는 사람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 5분 지각에 페널티를 주는 것도 각박하지만, 그렇다고 매번 눈감아 주는 것도 형평성에 맞지 않다. 정해진 룰은 각자가 알아서 지켜야 한다. 특히 5분 지각은 습관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잔소리를 하기에도 피곤하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다면 정해진 것은 지켜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퇴근 시간도 지켜져야 한다. 간혹 급한 일이 생겨 야근을 할 수도 있지만, 퇴근 시간도 정해진 룰이다. 간혹 상사가 아직 퇴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할 일도 없이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이 조직 문화의 적폐다. 늦지 않게 출근했으면 늦지 않게 퇴근해야 한다. 그리고 상사보다 먼저 퇴근하는 게 눈치 보이면 인사 없이 퇴근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 같다. 상사들 역시 말없이 퇴근했다고 뭐라 할게 아니라 퇴근 시간 이후엔 팀원이 없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출근은 당연하지만, 퇴근은 허락을 받아라? 뭔가 무서운 논리다.


인사 없이 퇴근하면 퇴근 시간 전에 퇴근할 수도 있지 않냐고? 팀원들은 애가 아니다. 만약 진짜 그런 팀원이 있다면 그건 사람 자체의 문제다. 회사에 따라 출퇴근이 기록되는 시스템이라면 각자가 책임지면 그만이다. 괜히 5분 빨리 퇴근해 나중에 한 소리 듣는 걸 좋아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상습적으로 5~10분씩 빨리 퇴근하는 팀원이 있다면 주변에서 이미 다 알 거다. 평판이란 그런 작은 것에서 시작되는 거다.


잘못된 조직 문화를 답습하지 마라


시간은 모두에게 중요하다. 퇴근 후 각자가 보내는 개인 시간 역시 중요하다. 정시에 퇴근하면서 “먼저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듣는 내가 다 안타깝다. 조퇴가 아니잖은가? 선배 역시 자기가 일이 남았다고 먼저 가는 후배에게 눈치 주지 말자. 각자 일이 다르고 책임의 크기가 다르고 받는 급여도 다른데 왜 퇴근은 같이 하려고 하는가?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회사가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만약 업무 양이 달라 누구는 계속 야근을 하고 누구는 빈둥대다 퇴근 시간만 재고 있다면, 그것은 개인이 능력 차이거나 업무 분장을 잘못한 팀장에게 책임이 있다.


그렇다고 후배들도 퇴근 시간만 기다리며 일하지는 말자. 업무 중에는 일에 집중하고 퇴근 이후에는 자기 시간을 보내는 것이 프로다. 그런 습관을 들여야 업무 진행 계획, 개인 시간에 대한 계획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 눈치를 보러 온 게 아니라 일을 하러 온 것이 아닌가? 시간 떼우는 분위기, 야근이 일상회된 분위기, 집에 일을 가져가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회사의 분위기나 풍토는 선후배 모두가 같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회사 생활이 원래 그렇지라고 마음먹는 순간 고분고분한 을이 된다. 맞서 싸우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옳고 그름은 분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배들의 안 좋은 말버릇 중 하나는 “우리 때는 안 그랬어”다. 시대가 바뀌었는데 당신네들 일할 때처럼 하지 않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만약 그때처럼 일을 하고 있다면 그런 후배가 더 문제다. 과거에 당신이 그렇게 한 것은 그게 당신이기 때문이었다. 지금의 후배들은 과거의 당신과는 다르다. 잘못된 조직 문화를 계속 이어가려고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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