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엠지MZ대리 Jul 07. 2023

자기소개



"자기소개 해 보세요"라고 요청을 받는다면 나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반사적으로 이름을 말하고 나이와 소속을 밝힐 것이다. 어쩌면 결혼 여부를 말하고 요즘 트랜드에 맞게 MBTI를 말할 수도 있겠다. 나를 조금 더 과시하고 싶은 자리라면 어느 동네에 사는지, 어떤 차를 타는지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개는 진짜 내가 아니다.



요즘의 나는 주로 어떤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지, 그 생각을 많이 하는 이유는 뭔지, 인생 책은 무엇이며, 좋아하는 음악이나 컨텐츠는 무엇인지,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가 나의 모습이다. 자주 어울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며, 어떤 대화를 좋아하는지, 무얼 사랑하며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는지가 나의 모습이다.


내가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단연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관한 것이다. 이 단순한 한 문장 안에는 부사로 어떤 수식을 더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질문이 가능해진다. 크게 '나' 자신에 관한 일차원적인 측면, 둘째로 관계적인 측면, 셋째로 신앙적인 측면으로 질문을 나눌 수 있다. 세가지 측면에 따라 생각을 하는 이유도 달라지는데 '나' 자신에 관한 일차원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는 건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함이며, 관계적인 측면에서 생각한다는 건 타인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신앙적인 측면에서 생각한다는 건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이 삶 속에서 내가 이뤄야할 소명을 발견하고 이루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삶에 고민이 있을 때나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의 책들을 찾는다.


더 잘 사랑하고 싶을 땐 에리히프롬의 <사랑의 기술>과 <소유냐 존재냐>를
불안할 땐 알랭드보통의 <불안>을
헤어졌을 땐 알랭드보통의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를
가족간의 갈등이 있을 땐 <감정은 습관이다>를
직장생활에 고민이 들 땐 <나는 회사를 떠나지 않기로 했다>를
'나'라는 브랜드에 대해 고민이 될 때는 <당신이 누구인지 책으로 증명하라>를
멘토가 필요할 땐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를
감정적 격동을 느끼고 싶을 땐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주어진 인생을 충실히 살아갈 마음을 복기할 땐 Jeannie Suk 의 <A Light Inside>를
삶을 더욱 섬세하게 들여다보고 싶을 땐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마음이 너무 힘들어 어떤 책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땐 <성경>을 읽는다.




클래식 음악과 CCM을 주로 듣고 팝송과 샹송은 가끔 듣는다. 가장 좋아하는 건 클래식이고 그중에서도 피아노 협주곡과 피아노 독주곡을 좋아한다. 실내악도 좋아하는데 그조차도 피아노라는 악기가 포함된 곡들을 좋아한다. 작곡가는 쇼팽과 브람스를 가장 좋아하며, 곡에 따라서는 리스트,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라흐마니노프, 차이코프스키, 베토벤, 조지 거슈윈, 매트너, 모차르트, 프로코피예프를 좋아한다. 교향곡은 따라올 수 없이 브람스가 압도적인 나의 우상이며, 스트라빈스키도 좋아하는 편이다. 클래식 음악을 듣다가 터져나오는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음을 쏟아내는 경우는 세지 못할 정도로 많고, 음악을 들을 때 절대음감 덕분에 계이름으로 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종종 아니 매우 자주 음악을 들을 때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외국어 공부, 운동, 독서와 글쓰기로 삶을 다 채우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이것들이 삶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에 오래 몸 담았고 몸 담고 있으며, 엔진의 스펙을 줄줄이 외우는 방식이 아니라 디자인과 사람들을 자극하는 감성에 관심이 크다. 또한 개인적으로 운전을 좋아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이 나의 정체성인 것에는 아직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나를 셀링하는 포인트라는 점에는 동감한다.



대화하기를 좋아하며 특히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주제라면 굉장히 신나게 동참한다. 1000권 이상의 독서를 돌파하고 나니 사람과 대화를 할 때 주제를 목록화 하고 청사진을 그려 그 사이의 빈공간을 찾아내는 편이다. 그리고 그 공간을 다시 대화로 채우기 위해 또 다른 대화를 이어간다. 이 모든 과정을 즐긴다. 글쓰기를 좋아하며, 아니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스스로를 '쓰는 인간'이라고 정의해도 좋을만큼 내 삶은 글쓰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랑이며, 사랑을 실천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실패하며 결국 내 힘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임을 깨우치는 요즘이다. 그럴수록 기도를 붙잡는다. 매일 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사실 그렇게는 하지 못하고 그럼에도 거의 모든 날들의 밤, 잠에 들기 전에 침대 옆에 베개를 무릎에 대고 무릎을 꿇어 기도한다.



이러한 사실들로 반추해 보았을 때, 나는 주로 시간과 돈을 나에게 쓰는 편이지만 결국 타인에게 사랑을 베푸는 쪽으로 살고 싶음이 분명하다. 여전히 그 괴리 속에서 자주 실패하고 깨닫고 기도하며 살아간다.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길 바라며, 내 능력만으로 할 수 없음을 깨닫고 하나님의 능력 속에서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작가의 이전글 3가지 외국어를 습득하는 데 걸린 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