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워킹맘의 월요일

25.06.09

by 글쓰는 엠지MZ대리


자주 잊긴 하지만 출근할 직장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늘어진 주말의 리듬에서 촘촘한 평일의 리듬으로 신체를 돌려놓는 일은 버겁긴 하지만 내 몸의 잠재력을 깨우는 것과 같다. 힘이 들어도 월요일엔 재택이 아니라 사무실 출근을 하는 이유다.



오늘은 간만에 월요일 재택 근무를 했다. 어제 밤에 잠들 때부터 몸이 시름시름 아프더니 오늘 아침엔 눈을 뜨기가 버거웠다. 8분 만에 출근 준비를 마친 남편을 침대에서 배웅하고 나는 다시 잠을 청해보지만 출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잠이 다시 들지 않았다. 결국 몸을 일으켜 (J답게) 어제 미리 생각해둔 오늘의 할 일을 시작하며 아침을 시작한다.



배가 더 나오기 전에 많이 다니겠다는 다짐으로 지난 연휴 동안 매일 밖으로 다녔더니 미처 빨래를 하지 못했다. 밀린 빨래를 돌리고, 시원한 참외 한 알을 깎아 먹으며 노트북을 켰다. 사실 빨래는 세탁기가 하는 것인데도 빨래를 모아 세탁기에 넣는 일을 하는 것 만으로도 숨이 차고 땀이 났다. 남편이 전날 뽀득하게 닦아 놓은 싱크대의 그릇까지 모두 정리해두고 나니 기운이 빠져 거실 소파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소보로 빵을 뜯어 먹으며 에너지를 충전하고 있는데 배에서 ‘뻥!’하고 쭌이어가 발길질을 한다. 이제 일어난 건지, 아니면 빵을 먹고 반응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 평화가 참 좋다.



오전에 다소 바쁘게 업무를 하다가 문득 점심시간에는 집 앞 세탁소에 맡긴 옷들을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김에 산책도 하면 좋을 것 같았는데 6월 초인데도 이미 초여름 날씨에 접어든 지라 숨을 헉헉 거리며 빨랫감만 간신히 찾아 귀가했다. 15분 외출로 체력이 다시 방전된 나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다시 한번 소파에 벌러덩 누워있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업무 알람이 울려 눈을 떴을 땐 이미 건조기까지 다 돌아간 상태였다. 땀이 흠뻑 나서 그런지 조금 나중에 하려고 했던 여름 이불로 교체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이불들을 끙차 세탁기에 넣어 놓고 하루 종일 세탁기를 돌렸다. 그 사이에 일도 하며 하루를 보내는데 이 평안함이 너무나 일상적이고 또 동시에 너무나 감사했다. 일을 할 수 있는 것과 집안을 살필 수 있는 것. 매일은 아니지만 이 둘이 공존할 수 있는 지금의 균형이 얼마나 감사한지.



하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많이 무리한 날이기는 하다. 이불을 갈고 빨래를 개다가 배가 땡겨 쭌이어에게 사과했다. “미안해. 엄마가 이것만 하고 이제 쉴게.” 이제는 “엄마가~”라는 말도 입에 제법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