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하이에나(HYENA)' 속 현대미술 + α

예술이야기


바깥 활동에 제약이 많은 요즘, 어떻게 무료함을 달래시나요?


제 지인들은 재택근무로 일상과 일이 분리되지 못하는 스트레스를 몇몇의 해외 드라마 시리즈를 완결해가며 해소하거나, 닫혀버린 하늘길과 현지 사정 악화로 해외 업무를 볼 수 없기에 마음을 비우고 그동안 하지 못한 것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채워가며 이 상황에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제 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작업 중간중간마다 숨 쉴 구멍 찾아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검색하곤 하는데요, 역사 문화 다큐를 좋아하지만 요즘엔 생각하고 집중해야 하는 것들이 싫어지더라고요. 돌아다니기 좋은 계절이지만 나의 자유로움이 원치 않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가져다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런 찰나의 생각마저도 미안해지는 요즘이라, 친구들과 서로 전화나 메신저로 이야기하고 여유될 때마다 블로그 글 올리고, 사이사이 해외에 있는 현지 친구들 안부와 일상을 묻는 것이 생활화되어버렸어요.


그래도 단비가 되어 준 콘텐츠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본 건 아니었는데 보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쭉 본방사수. 정말 오래간만에 몰입하고 있습니다. 늘 작업량에 미치지 못하는 속도 때문에 시간이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바라다가도,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얼른 그날이 오길 기다리는 양가적인 태도를 취하는 제 마음이 참........ 역시 인간은 유약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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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2020 sbs 드라마 <하이에나> (우) 2013 kbs 드라마 <직장의 신> 이미지 출처: sbs,kbs 홈페이지


각자가 '멋있다'라고 생각하는 배우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참 멋있습니다. 김혜수 배우님. 뭐 일면식도 없지만, 그냥 어느 날 문득, 그가 열연한 영화와 드라마를 보며 '음... 멋있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 제가 재밌게 봤던 <직장의 신>에서의 '미스김'도, <하이에나>의 정금자(정은영)도 배우 김혜수 외에는 대체 불가입니다. 배우 오지호 님은 인터뷰에서, 만나면 두 손이 자연스럽게 모아지는 선배 중 한 명으로 배우 김혜수를 꼽았고, 배우 주지훈 님은 드라마 관련 인터뷰에서 "처음 봤을 때 신뢰가 걸어 들어오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했는데, 상대에게 포스는 물론 안정감을 주는 배우라는 의미였겠죠. 어릴 때 데뷔를 해서 올해 34년 차 배우로 익숙하지만 늘 새롭고, 편차 없이 줄곧 TOP이었던 걸 생각하면 엄청난 노력형 배우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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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2020 SBS <하이에나> (우) 2013 KBS <직장의 신> 방송 캡처


<직장의 신>(KBS, 2013) 속 자격증 120개를 가진 만능 비정규직 사원 미스김을 보며 '아... 저렇게 살아볼까? '라며 당시 심하게 감정 이입이 됐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진짜 열심히 살아야 120개의 자격증을 딸 수 있는 거잖아요!! 드러나지 않는 이면의 고단함이 깨달음으로 온 순간, 동경의 대상이었던 '미스 김'을 내려놓고 다시 일상의 평온함(?)을 찾아가...... 지 않고 제 인생사에서 몇 안 되는 굵직한 선택을 했었네요. 돌이켜 보니.


배우들 간의 케미도 너무 좋았고, 모든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잘 살았고, 장면 장면 공감 가는 부분도 많이 있었어요. 이 작품으로 그해 연기대상도 수상했는데, 청룡의 여신으로 불리며 수많은 드레스를 선보인 그였지만 이때만큼은 ' 미스김' 캐릭터를 살린 의상으로 또 한 번 존재감을 보여줬죠. 쓰다 보니 다시 보고 싶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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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충 '忠벤저스' SBS 드라마 <하이에나> 출처: 홈페이지 제공 방송 이미지 및 캡처


<하이에나>(SBS,2020)는 법정물이지만 캐릭터 드라마라 뭐랄까... 그냥 다 있습니다. 취향에 따라 원하는 장르가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장르적 요소가 다 들어가 있고, 그 중심에 있는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다 사랑스럽습니다. 하이에나 같은 변호사 정금자 역의 배우 김혜수는 완벽한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all-around player)의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고, 배우 주지훈 역시 '어? 다 되네?'라고 생각될 정도로 연기가 찰떡같이 딱 붙습니다.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말처럼, 이 드라마는 주연배우를 포함한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서로를 잘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출은 '쩐의 전쟁' '바람의 화원' '뿌리 깊은 나무' '별에서 온 그대' 등의 히트작을 낸 장태유 감독으로 그 역시 이 드라마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극본과 배우들을 꼽았죠. 사실 제가 이 연출가의 전작들을 본 게 없어서 연출 성격은 잘 모르겠지만 화면 톤이 좋고 장면 전환 역시 시원시원해서 중간 광고가 들어가서 시간이 흐른 줄 알았지 정말 1시간 순삭일 정도로 막힘이 없어요 편집이. 심지어 PPL도 비중 있는 조연처럼 당연하게(?) 연출하는 당당함도 보인달까? 극본을 쓴 김루리 작가는 <하이에나>가 장편 드라마 입봉작이지만 특유의 말 센스와 엔딩 고수라, 감독님과 작가님만 괜찮다면 <하이에나> 시즌 2, <번외편>을 간곡하게 요청드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물론 배우분들 다 그대로요~ 영화 버전도요!!!(팬심은 여기까지!!)



드라마의 흡인력을 더 높여준 건 세트와 소품들인데요, 공간에 맞게 배치된 소품들이 엄청나더라고요. 심지어 카메라에 잘 걸리지 않는 곳까지 꼼꼼하게 뭔가가 놓여있던데, 모든 스태프들의 고생이 눈에 싸-악...


그중 제 눈에 띈 몇몇 미술작품이 있어 소개드립니다. 한번 스쳐간 작품도 있고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작품들도 있는데 지금까지 대략적으로 서체, 회화, 조각 포함 한 50여 점 정도의 미술작품이 등장한 거 같아요. 이제 방송 2회 정도 남아서 제가 소개하는 작품을 보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궁금하시다면 '다시 보기'도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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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파지노 'For a better world' 이미지 출처: (좌) https://news.naver.com/main/read.nhn? oid=023&aid=0003516715


첫 번째 작품은 찰스 파지노Charles Fazzino(1955-, 미국)의 <For a better world>입니다. 극 중 주 배경인 송&김 로펌 사무소 대회의실에 걸려있어서 자주 노출된 작품이죠. 2019년 KIAF(한국국제아트페어)에 공개된 작품이고, 작가 역시 2017, 2019년 국내 전시회를 위해 방한했던 터라 익숙한 분들도 있을 겁니다.


찰스 파지노는 실크스크린 세리그래프(serigraph) 방식으로 만든 도시 풍경, 스포츠 행사, 유명 인사 등을 소재로 직접 원화 이미지를 제작한 후 모두 조각조각 오리고 붙이는 작업을 통해 평면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3D 팝 아트 작가입니다. 드로잉부터 실크스크린 단계까지 몇 주에서 몇 달 정도 소요되고, 평평한 기본 실크스크린 판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40명이 넘는 예술가들이 수공으로 직접 모든 이미지 구성 요소들을 잘라 더 무거운 보드에 옮겨 3D 층을 만들고 주목할 만한 부분을 세우는 작업을 반복하는데 최종적으로 글리터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이 부착되면 작품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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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s://www.fazzino.com


2017년 KIAF에 출품한 <It's happing in seoul>(위 이미지 중 위로부터 7번째)은, 한국 사람과 문화에 대한 헌사의 의미를 담아 강남지역과 평창(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이미지를 강조한 작품입니다. 키아프가 끝난 후 이 작품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전달했으니 서울시청 어딘가에 걸려있지 않을까요? 워런 버핏과 빌&힐러리 클린턴, 조지 부시 대통령, 핀란드 할로넨 대통령, 모나코 왕자 알베르 2세, 줄리아 로버츠, 폴 매카트니 등 유명 인사들뿐만 아니라 20여 개국 수백 개 갤러리와 박물관, 기업 등이 소장할 만큼 미술계의 핫한 인물로, 미국 올림픽위원회를 비롯해 슈퍼볼,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등 각종 대회의 공식 작가로 활동하며 미국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합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For a better world> 은 비슷한 도상을 가진 작품들이 여럿 있지만 색상과 조합을 달리하여 각각에 오리지널리티를 부여했죠. 작가는 지구본을 떠올리며, 어떻게 하면 우리 세계에 대한 메시지를 담으면서 좀 더 예술적인 방식으로 그것을 화면에 옮길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세계 평화의 꿈'을 가지고 있는 작가에게 일상에서의 평화는 성취하기 어려운 목표처럼 보이지만, 평화를 상징하는 국가기관과 사람들을 작품 안에 들여놓음으로써 자신의 갈망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넬슨 만델라 Nelson Mandela, 마틴 루터 킹 주니어 Martin Luther King, Jr., 간디 Ghandi처럼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이미지들도 있지만 프레데릭 쇼팽의 “The Song of Peace”, 로마 평화 포럼, 히로시마 평화박물관처럼 공부가 필요한 이미지들도 있어요. <For a better world>는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는 세계 각국이 우리의 다름을 두고 싸우기보다 테이블로 나와 인류가 가진 공통점에 대해 기쁨을 나눠야 한다는 작가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2019 키아프와 국내 전시를 위해 들여온 이 작품의 가격은 약 2억 원 정도로 원래 국내 전시가 끝나고 철수 계획이 있었지만 드라마에 출품되었고, 현재 작가의 홈페이지에도 넷플릭스 화면 캡처와 함께 <하이에나> 드라마 출품 소식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작가가 드라마를 다 보긴 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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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하이에나> 방송 캡처 (우) Marilyn Monroe (John F. Kennedy), 2016,Oil on canvas, 162.1 × 130.3 cm 출처: artsy


두 번째 작품은 김동유 작가(1965-)의 <마릴린 먼로(존 F. 케네디)>(2016)입니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충남 공주 작업실에서 작품을 가져와 반나절 촬영하고 돌려보냈다고 하죠. 김동유 작가는 국내외 인지도가 높은 작가로 2006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마릴린 먼로 vs. 마오 주석>이 예상가의 25배인 3억 2천300만 원(HKD 2.584.000)에 낙찰되면서 당시 한국 생존 작가의 해외 경매가 기록 중 최고를 기록하며 '크리스티 작가'라는 수식어가 붙었죠. 한국 현대미술은 2004년 가을 홍콩 크리스티 경매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국제 경매에 진출했지만 한국 작품이 1억 원 이상에 팔린 것은 참가 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첫 100억 원을 돌파한 작가는 김환기 화백으로, 그의 '우주'(Universe 5-IV-71 #200)가 2019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구매 수수료 불포함 약 131억 8천750만 원(8천8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하게 할 기회가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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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유 작가 작품 판매 결과 자료 출처: 크리스티


인물 속에 인물을 그리는 '이중 그림(픽셀 모자이크 회화)'이(가) 트레이드마크인 화가 김동유는 순수 국내파입니다. 멀리서 보면 마릴린 먼로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반명함판 크기의 존 F. 케네디의 이미지들이 마치 픽셀들처럼 자리하고 있어요. 그래서 작가의 작품은 멀리서 한번 가까이서 한번 보셔야 합니다. 작은 픽셀처럼 보이는 이미지는 도장으로 찍거나 하는 방식이 아닌 직접 손으로 그렸고, 전체적인 인물의 성격을 고려하며 각각의 표정도 살짝 다르게 묘사되었기 때문에 정말 장인 정신을 갖추지 않고서는 어려운 작업이죠. (작품크기는 대부분 1m-2m 이상입니다.)


작가는 '왜 마릴린 먼로와 케네디인가?'라는 물음에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라면 가장 널리 알려진 대중 스타이면서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인물"이고 "정치적 상징 코드인 케네디와 함께 이들의 파워가 워낙 세기 때문에 주인공으로 선택했다"라고 대답했죠. 이들뿐만 아니라 우리가 알만한 대중 스타와 유명(정치)인의 얼굴을 이중 방식으로 화폭에 담아 생각지도 못한 조합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 우리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들과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들의 모습이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큰 재미 요소입니다. ' 왜 이 두 사람일까?'에 대해서 추리를 해보는 것도 좋은 감상법이 되고요.

엘리자베스 2세 즉위 60주년을 앞두고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초상화 전시가 열렸었는데, 여왕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만 모은 이 전시에 앤디 워홀, 게르하르트 리히터, 길버트 앤드 조지, 휴 록, 크리스 르빈, 루시앙 프로이드 등 거장들의 작품과 함께 그의 작품 <다이애나 &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출품되기도 했죠.



세 번째 작가는 미구엘 앙헬 Miguel Angel Iglesias Fernández (1971-, 스페인 )입니다. 화면에 등장한 이미지가 잘 찾아지지가 않아서 대체 이미지로 보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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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El gran cadmio bajo el mar, 2020 Acrylic on canvas,102 × 75 cm, B-tree GALLERY (우) <하이에나> 방송 캡처


작가는 하늘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풍경을 그리는데, 높낮이가 다른 알록달록한 반구상 도시 건축물이 그의 작품 제재죠. 상상 속 도시의 구조를 절제된 사각형 면들로 형상화한 후, 즉흥적으로 선택한 색을 조합하여 각 건물에 색을 입힙니다. 다른 요소의 침입 없이 오롯이 네모 반듯한 건물들로만 어우러진 도시 풍경이다 보니 언뜻 보면 도로 지도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늘 아래에서 올려다보던 시점의 건물들을 그림으로 나마 내려다보고 있으면 뭔지 모를 시각적인 쾌감과 운동성이 느껴집니다.


전시 준비차 종종 한국을 찾았던 그는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느냐가 아닌 무엇을 느끼느냐는 것이다. 내가 전하고자 하는 감성을 담으려고 불필요한 대상물은 제거하고 가장 매력을 느끼는 건축물을 부각시켰다"며 작품 기획 의도를 설명했고, 도시를 그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파리에서 태어나 바르셀로나, 뉴욕 등 여러 도시에 거주하면서 현대의 우리는 무엇을 하고 어디로 가는지에 관한 문제를 현대적인 감성으로 그려내기 위해"라고 인터뷰했죠. 1996년도부터 도시를 그리면서 그가 그린 도시 풍경에 담긴 선과 면, 색채 등을 통해서 도시가 뿜어내는 다양한 감정 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건물의 형상은 작가가 생각하는 현실, 이성적인 면을 드러내며 그가 선택한 색은 본인의 감성, 영혼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네 번째는 작가 김우진(1987-)의 사슴 조각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로비에 놓인 전신상과 송 대표 사무실에 놓인 두상 총 2점이 나와요. 스쳐가듯 렌즈에 잡혀도 배경이 워낙 얌전(?) 해서 눈에 확 들어옵니다. 사슴 종류가 많아서 어떻게 찾나... 싶었는데, 다행히 작가 인스타그램에 소스가 있어서 그대로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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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작가 인스타그램 https://www.picuki.com/tag/%EA%B9% 80% EC% 9A%B0% EC%A7% 84% EC% 9E%91% EA%B0% 80


작가는 어렸을 때 꿈이 동물 사육사나 수의사였다고 하죠. 결국 그 꿈을 포기하고 미술에 전념하고 있는 지금, 말과 산양, 사슴 등 자신이 사육하고 싶었던 동물들을 만듦으로써 어릴 적 꿈을 형상화하는 것은 물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작품 속에 투영하고 있습니다. 그가 만들어낸 동물들은 모두 원색의 플라스틱 의자와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해서 만들어지는데, 주 재료가 되는 플라스틱을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필요로 의해 생산되지만 내구성, 가벼움 때문에 쉽게 파손되고 버려지게 되는 것이 현대인과 닮아있는 재료'라고 설명했죠. 오브제에 툭툭 붙여나가면서 그런 실태에 대한 비판을 하는 행위를 담는 동시에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플라스틱 의자라는 재료를 통해 박제하듯 만들어낸 동물에 영원한 시간을 부여하고 있다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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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김우진 作, DEER, 7m X 7m, 가변설치, 플라스틱, 스테인리스에 우레탄 도장, 2018 출처: (좌) 중부뉴스 (우) 미술세계


기존의 대량생산품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동물의 사실적 색과는 다른 빨강 파랑, 노란색이 주조를 이루지만 플라스틱은 어느 정도의 열만 가해지면 금속, 나무, 유리에 비해 변형이 쉽고 여러 안료를 혼합하여 무한한 색의 변주가 가능한 소재이다 보니 예술가의 재료로서는 장점이 더 두드러지죠.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기성품의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며 소재로 사용하는 최정화 작가의 활용법과는 다르게, 김우진 작가는 플라스틱 의자 다리의 직선은 그대로 사용하고 다른 것들은 변형을 하는 것도 재미있는 지점이죠. 자칫하면 분리되어 보이는 색 면들을 검은색 우레탄으로 잡아 몸체를 구성하고 있고, 전신상의 경우 대부분 높이 1.5m에서 2m 정도, 두상 높이는 거의 1m에 가깝기 때문에 실제로 보면 더 부피감과 형체감이 살아있는 동물상입니다. 특히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작품은 대리석 좌대 위에 놓여 '예술품으로서의 권위'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극 중 주 배경인 '송&김 법률사무소'와 '법률사무소 충'은 대조적인 인테리어와 소품이 아주 인상적입니다. 특히 송&김 법률사무소는 세트라고 하던데... 너무 고생하셨을 거 같아요 제작진들이. '법률사무소 충'에는 제가 여태 살아오면서 보아온 모든 집기들과 골동, 오래된 가구들이 총집합되어 있어요. 보면서 '어... 저거 우리도 있었는데?' 하는 것들도 보였고, 오래된 다방에 있을 듯한 어항과 소품 등 이국적인 것+ 토속적인 것+ 현대적인 것의 온갖 것들이 총출동해서 그 공간에서 몇 개씩 빼서 다른 드라마 몇 편도 찍을 수 있겠다... 뭐 이런 생각도 잠깐 했었어요. 뉴트로를 지향하는 '충'과 모던한 '송&김' 두 공간 장식 중 특히 조명(스테인드글라스, 벽 조명, 스탠드)이 눈에 띄던데, 어지간한 조명 상점보다 더 많이 보이고 있으니 혹시 집안 조명 인테리어 변경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드라마 보면서 참고하셔도 좋을 거 같아요. 어지간한 형태의 조명 종류는 다 나오는 거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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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법률사무소 충 내부 (우) 송&김 법률사무소 복도 이미지 출처: 하이에나 홈페이지 및 방송 캡처


현대미술작품이 즐비한 "송&김"과는 상반되게 '충'에는 한국화와 서체가 두드러집니다. 스치듯 잡히지만 역시 아우라가 느껴지는 마지막 작품은 김홍도(1745-1806년경)의 <송하맹호도>로, 김홍도는 조선시대 화원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풍속화가죠. 우리에게 알려진 장르 그림 이상으로 김홍도의 명작들은 많이 있습니다. 못 그리는 장르가 없거든요. 김홍도와 신윤복의 이야기를 다룬 장태유 감독 전작 "바람의 화원"에서도 이 그림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설명드린 작품 중 유일한 카피본이지만, 앞으로의 주 무대가 '법률사무소 충'인 만큼 남은 2회 동안 자주 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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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드라마 하이에나 방송 캡처 (우) <송하맹호도>,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사진 ©네버레스 홀리다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의 <송하맹호도(소나무 아래 호랑이)>(18C)는 비단에 먹과 옅은 채색으로 그린 그림으로 조선 후기 감상용 호랑이 그림 중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18년 국립중앙박물관 <동아시아 호랑이> 전 설명 캡션에 따르면 소나무 옆에 '표암이 소나무를 그리다'라는 글귀가 있지만 '소나무를 강세황(1713-1791)의 화풍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라고 기재했고, '호랑이가 산에서 나오는 장면을 묘사함으로써 위정자로 하여금 엄정하고 바른 정치를 권장하는 의미로 읽히기도 한 그림'이라고 해석을 달았죠. 우리에겐 보통 주술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민화 속 액막이용 호랑이(까치 호랑이)가 친숙하지만 김홍도의 호랑이는 그 위엄과 용맹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형상이라, 극 중 하이에나 같은 변호사 정금자와 그의 연인이자 파트너인 윤희재의 캐릭터 성격을 보여주는 상징적 기재로 차용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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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송하맹호도>, 90.4cm X 43.8cm, 조선 18C 이미지 출처 : 삼성미술관 리움 (우) 확대©네버레스 홀리다


되짚어 보고 싶은 작품들이 아직 많이 있지만 너무 일이 커질 거 같아서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



마음이 봄바람과 함께 요동치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되는데요, 그래도 안됩니다.

지켜주세요 사회적 거리! 무조건의 마스크 착용!

대신 온라인에는 다양한 공연들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니 꼭 기간 체크하셔서 놓치지 말고 다~ 보시길 바랍니다. 국립극장 소개하면서 NT LIVE를 언급했었는데, 현재 NT 라이브에서도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고, 우리나라 국립극단, 국립창극단, 국립현대미술관, 예술의 전당 등에서도 youtube와 네이버를 통해 인기 공연을 한정 기간 동안 무료 온라인 상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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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무료 상영회 youtube, naver



찾아보면 즐길게 많습니다. 아쉽지만, 올해의 봄은 좋은 콘텐츠를 벗 삼아 즐기는 걸로!






https://www.fazzino.com/

http://www.mise1984.com/magazine?article=864

https://www.youtube.com/watch?v=e2mcIvWdbbA

http://www.kimwoojin.co.kr/

https://youtu.be/NwDTGlZdhuA





#드라마하이에나 #김혜수 #찰스파지노 #HYENA #김우진 #김동유 #미구엘앙헬 #김홍도 #직장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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