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National Museum ofKorea

예술 공간 이야기


국립중앙박물관, 모르는 분은 없겠지만 용산 신관에 안 가본 분은 계실 거 같아요.


2005년부터 용산 소재의 국립중앙박물관을 사용해 온 터라 '신관'이라 쓰기가 많이 어색하지만, 박물관 미술관은 특별한 취미나 목적 없이 자주 방문하게 되는 곳은 아니잖아요~ 저도 미술사 공부를 할 땐 자주 갔었는데 졸업 이후로는 보고 싶은 전시나 듣고 싶은 주제의 학술대회 참여를 위해서만 가다 보니 방문 횟수가 매해 들쑥날쑥합니다.

하지만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게 많아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박물관 건물만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니라 조경 및 도서관, 공연장 같은 부대시설도 잘 되어 있고 국립한글박물관, 용산가족공원과도 인접해 있어서 할 수 있는 게 많거든요. 날씨가 좋은 날엔 박물관에서 이태원까지 걷기도 하고요.


얼마 전 박물관 내에 실감 영상실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고 겸사겸사 다녀왔어요. 현재는 COVID-19로 임시 휴관이지만 곧 다시 재개될 테니 여유가 될 때 가보시라고 적어봅니다.


IMG_6499.JPG
IMG_6500.JPG
국립중앙박물관 열린 마당 © 네버레스 홀리다


우리나라 첫 박물관은 1909년 11월 서울 창경궁에 개관한 제실박물관帝室博物館 입니다. 대한제국 황실 박물관인 제실박물관은 일제강점기인 1911년 이왕가박물관 李王家博物館으로, 1938년 이왕가미술관으로, 1946년에 덕수궁미술관으로 개편되었다가 1969년 국립박물관에 통합되었죠. 참고로 첫 사립박물관은 1938년 간송 전형필(澗松 全鎣弼)이 세운 보화각葆華閣으로 근대 건축가 박길용(1898-1943)이 설계를 담당했어요. 보화각은 광복 이후 간송미술관으로 불립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신은 국립박물관으로, 1915년 12월 경복궁에 연 조선총독부박물관을 광복 이후 인수하여 같은 해 12월에 재개관했죠. 이후 통합, 개편, 이전을 거듭하다 1972년 7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명칭 변경 후 그 해 8월 현 국립민속박물관 자리 신축 건물로 이전 개관했고, 이후에도 몇 번의 이전을 거친 후 2005년 10월 용산 신관에 최종 안착했어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18개 산하 기관 중 한 곳인 국립중앙박물관은 차관급 기관으로 국립경주박물관·국립제주박물관 등 13개 지방박물관이 속해있어요. 소장 유물이 201.976건 410.296점(2018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소장 유물 퀄리티와 규모, 수장고 규모, 전시장 컨디션(시설), 유물 관리 및 복원 시스템, 학예 인력 배치 등 다방면에서 국내 으뜸입니다.


국공립 박물관이 워낙 많다 보니 자주 가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줄임말을 사용하는데 가령 국립중앙박물관은 '중박'으로, 국립민속박물관은 '민박'으로, 서울역사박물관은 '역박' 등으로 불러요.


3층.JPG
4층.JPG
6cmd.JPG
국립중앙박물관 2020.06.07.JPG
전시장 층별 안내 및 박물관 전경도 이미지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2005년 개관한 중박은 295.550.69㎡ 대지면적에, 건축면적 49.468.97㎡, 최고 높이 43.08m의 철골, 철근콘크리트조 지하 1층 지상 6층 건물로 정림 건축이 설계를 담당했죠. 관람객들은 전시동만 보기 때문에 '3층 건물 아니었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시동 반대편으로 사무동이 있고 기획전시실 위로 공연장, 도서관까지 포괄하면 실제로 우리가 둘러보는 전시동은 3,4,6층에 해당합니다. 건물 1층(전시동 지하층)에는 유물을 각 재질별로 보관한 총면적 12,434.5㎡의 수장고 22개가 있는데 설비도 설비지만 당시 대부분이 지하에 수장고를 마련할 때라 1층 대형 수장고는 드문 케이스였죠.



IMG_6514.JPG
IMG_6504.JPG
IMG_6501.JPG
IMG_6509.JPG
IMG_6529.JPG
IMG_6534.JPG
IMG_6541.JPG
IMG_6544.JPG
IMG_6540.JPG
IMG_6555.JPG
전시동 1층 상설 전시유물 이미지 ©네버레스 홀리다


박물관 전시 구성은 6개의 상설관과 약 50여 개의 부속 전시실로, 각 층마다 2개의 상설 주제를 두고 각 시기를 대표하는 경제, 문화, 사회, 예술 카테고리의 유물들을 보여주는 부속 전시실을 둔 구조입니다.


1층은 '선사·고대관'과 '중·근세관'으로 구석기시대부터 대한제국까지의 역사 유물을 통사적으로 서술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집 및 발굴된 유물 위주로 1층을 한 바퀴 돌고 나면 고대~대한제국 시기까지의 한국사를 한번 훑어보는 효과가 있어요. 책에서 본 유물을 마주할 때의 반가움이 상당하지만 봐야 할 유물이 많다 보니 시대별로 나눠서 여러 번 보시거나 리플릿과 안내 앱을 활용해서 하이라이트 위주로 보면 효과적인 관람이 가능합니다. 상설 전시 유물의 전시 기한이 길긴 하나 소속 박물관이나 타 박물관으로 전시 대여를 가는 일도 종종 있다는 점도 유념하시고요~


IMG_6764.JPG
IMG_6781.JPG
IMG_6766.JPG
IMG_6763.JPG
IMG_6610.JPG
IMG_6784.JPG
IMG_6728.JPG
IMG_6814.JPG
IMG_6802.JPG
전시동 1층 상설 전시유물 © 네버레스 홀리다


중박 유물 중에는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들이 많아요. 그 지역을 대표하거나 출토된 주요 유물들은 그 지역에 있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기증이나 자체 구매를 통해서 지역 유물을 소장하게 되는 경우도 있죠. 요즘은 지방 박물관 미술관도 잘 되어 있는 편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문화적 빈부격차가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나봐요.


IMG_6819.JPG
IMG_6985.JPG
IMG_6980.JPG
전시동 1층 '역사의 길'+ 개성 경천사 십층 석탑 © 네버레스 홀리다


1층 복도인 '역사의 길'에는 '월광사 운랑선사탑비'와 '경천사 십층 석탑'이 중앙과 끝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유물 설명은 각 패널을 참조하셔도 좋지만 박물관 복도를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는 하얀색 안내 로봇인 '큐아이'를 통해서도 정보를 받을 수 있어요. 다국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어)로 박물관 내 시설 위치, 전시 소식 등을 터치스크린을 통해 음성 안내받게 되는데 설명 버튼을 터치하면 아주 낭랑한 소리로 이야기를 해줘서 공간이 꽉 찬 기분이 듭니다. 요즘 COVID-19로 정규 도슨트 해설을 운영하고 있지 않는 데다가 입장 인원도 제한하다 보니 한산해서 좋긴 한데 너무 적막하더라고요.


얼마 전 유튜브가 개최한 가상 졸업식 'Dear Class of 2020'에서 BTS가 축사를 한 곳도 바로 '역사의 길'입니다.


IMG_6856.JPG
IMG_6867.JPG
IMG_6880.JPG
IMG_6948.JPG
IMG_6890.JPG
IMG_6919.JPG
IMG_6842.JPG
IMG_6851.JPG
IMG_6937.JPG
IMG_6972.JPG
IMG_6955.JPG
IMG_6962.JPG
2층 <기증관> <서화관> 상설 전시 유물 © 네버레스 홀리다


'서화관'과 '기증관'으로 구분된 2층 한쪽 면 전체는 기증자 별로 별도의 공간이 마련된 전시실이 있고 반대편에는 서화, 불교회화, 목칠공예실로 꾸며졌어요. 10명의 단독 기증실과 기증문화재로 구성된 '기증관'에는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민속, 회화, 도자, 가구 등의 고미술품뿐만 아니라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손기정 선수가 기증한 고대 그리스 청동 투구(손기정 투구, 보물 제904호)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목칠공예실에서는 사랑방을 설치해 그 안에 놓이는 목가구 등을 보여주고 불교회화실에서는 1165.4cm의 대형 괘불과 불교 관련 회화를 전시하고 있어요. 조선시대 회화, 초상화, 역대 왕과 비문의 서체를 전시하고 있는 서화실에서는 상설전시 외에도 소규모 테마전을 함께 진행하고 있고요. 전통 회화를 마주할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확실히 먹색이 주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현대회화처럼 시선을 자극하거나 색면이 화려하진 않지만 찬찬히 보다 보면 느껴지는 차분함과 색조의 분위기가 좋거든요. '전통 회화를 잘 알고 싶은데 어떤 게 좋은지 모르겠다' 하는 분들은 박물관 서화실로 찾아가면 됩니다. 단원, 겸재 이외에도 명작의 클래스를 지닌 좋은 화가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IMG_6998.JPG
IMG_7007.JPG
IMG_7002.JPG
IMG_7004.JPG
IMG_7016.JPG
IMG_7001.JPG
3층 <조각· 공예관> 상설전시 유물 © 네버레스 홀리다


3층은 '조각·공예관'과 '세계 문화관'으로 불교조각, 금속공예, 도자실(청자, 분청사기, 백자)과 이집트, 중앙아시아, 인도·동남아시아, 중국, 신안 해저 문화재, 일본실로 구성되었어요. 국보 78·83호 반가사유상을 포함한 각 시대별 석불과 국보와 보물로 등록된 다수의 도자 유물을 만날 수 있죠. 특히 도자 유물은 특별한 형태를 지닌 유물이 다수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IMG_7043.JPG
IMG_7065.JPG
IMG_7029.JPG
IMG_7083.JPG
IMG_7023.JPG
IMG_7097.JPG
IMG_7078.JPG
IMG_7048.JPG
IMG_7099.JPG
IMG_7108.JPG
IMG_7123.JPG
IMG_7128.JPG
IMG_7113.JPG
IMG_7118.JPG
IMG_7111.JPG
3층 '세계문화관' 중 <이집트>, <중앙아시아>, < 인도·동남아시아>, <중국> <신안해저문화재> <일본> 전시실 이미지 © 네버레스 홀리다



<세계문화관>은 이집트, 중앙아시아, 인도·동남아시아, 중국, 신안 해저 문화재, 일본실로 이뤄집니다. '어떻게 저 유물이 우리나라에 있지? ' 싶은 유물들이 많아요.

그중 <이집트>실은 미국 브루클린 박물관과 공동 기획된 전시로 2021년 11월까지만 볼 수 있으니 색다른 볼거리를 원하는 분들은 그전에 꼭~ 보세요. 대표성을 띠는 유물들과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보기 편하고 좋습니다. 관련 도서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전시실 안에 마련되어 있어 관람에 도움을 주고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파피루스 재질을 살린 리플릿도 마음에 들었어요.

해외 문화를 접하고 싶어도 상황이 여의치 않은 요즘, 뭔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세계문화관>으로 떠나보세요~


2020년 5월에 선보인 디지털 실감 영상관은 고구려 고분벽화, 책가도, 태평성시도, 금강산도, 요지연도, 기록화 등 전통 회화 속 요소를 디지털화해서 VR, 터치스크린, 프로젝션 맵핑 Projection Mapping 등의 방식으로 보여주는 전시실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원화'를 모본으로 움직임과 색을 입혀 회화 속 장면을 스크린으로 확장해서 보여주고 있죠.


IMG_6640.JPG
IMG_6647.JPG
IMG_6634.JPG
IMG_6633.JPG
IMG_6661.JPG
IMG_6666.JPG
IMG_6651.JPG
IMG_6716.JPG
IMG_6652.JPG
디지털 실감 영상관 1 <책가도> <금강산에 오르다> 영상 이미지 © 네버레스 홀리다


전시동 1층 고려실과 조선실 사이에 위치한 실감 영상관 1관은 전체 영상관 중 가장 큽니다. 외부 대기 공간에서는 <책가도>가, 내부 공간에서는 <금강산에 오르다>(매일 상영)와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영혼의 여정, 아득한 윤회의 길을 걷다><신선들의 잔치>이 요일별로 상영되죠. 자율 관람으로 한 편 당 상영시간은 11분~12분 정도입니다.


영상실 입구에 재현된 조선시대 <책가도>는 의자 쪽에 있는 태블릿 pc와 연결되어 원하는 물건을 선택해서 입력하면 책가도 전체 화면에 적용되는 시스템입니다. 제가 갔을 땐 이미 여러분들이 태블릿을 선점한 상태라 직접 해보진 않았는데 구현되는 영상만 봐도 지루하진 않습니다.


맞은편 문으로 입장 버튼을 누르고 들어가면 1관 메인 영상이 재생되는데, 높이 5m 길이 60m의 파노라마 스크린에 3차원 영상이 재현되어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아요. <금강산에 오르다>는 겸재 정선(1676- 1759), 설호산인 김하종(1793-1878 이후), 단원 김홍도(1745-1806 이후)가 금강산을 여행하고 그린 서화첩『신묘년풍악도첩』,『해산도첩』, 『해산명산도첩』을 바탕으로 금강산의 사계를 재구성한 영상입니다. 중박과 콘텐츠진흥원의 합작으로 이뤄졌죠. 애니메이션+음향+전통회화의 필체로 구룡연, 보덕암, 장안사, 삼불암, 헐성루를 포함한 금강산의 전경이 화면에 펼쳐지며 사계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IMG_6689.JPG
IMG_6674.JPG
IMG_6670.JPG
IMG_6678.JPG
IMG_6685.JPG
IMG_6694.JPG
IMG_6691.JPG
IMG_6701.JPG
IMG_6687.JPG
디지털 실감 영상관 1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 영상 이미지 © 네버레스 홀리다


화, 금, 일요일에 볼 수 있는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 하다>에서는 『원행정리의궤도』, 『뎡니의궤』, 『화성성역의궤』 , 『일월오봉도』를 바탕으로 기록화 속 정조의 화성 행차를 3D로 만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은데 그중 무형문화재 전수자들의 춤사위가 모션 캡처 방식으로 입혀진 궁중 무용 장면과 행차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화성 행차는 예전에 제가 포스팅한 블로그 글도 있으니 참조해 주세요. (아래 링크 첨부)


미디어 아트로 구현된 명화 속 장면들은 장점이 많아 10여 분의 상영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훌쩍 지나갑니다. 단지 바닥에 깔리는 캡션과 마지막에 보여주는 원화가 잘 눈에 들어오진 않아 이 부분은 개선 되었으면 좋겠더라고요. 영상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게 원화의 전반적인 스토리라인과 해설이겠지만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되지 않으면 유물의 의미를 찾긴 어려울 것도 같았고요. 영상관 관련 리플릿이 각 프로그램별로 총 8장인데 그보단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영상관 앞 벽면 QR코드나 설명패널 형식, 혹은 영상 속에 함께 녹여내는 게 더 낫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MG_6993.JPG
IMG_6989.JPG
IMG_6995.JPG
IMG_6990.JPG
IMG_6996.JPG
IMG_6991.JPG
디지털 실감 영상관 2 <태평성시도> © 네버레스 홀리다


2층 동원 이홍근 기증실 옆에 위치한 실감 영상관 2는 휴게실 겸 VR 체험 공간입니다.

휴게실 벽면에 8K 해상도로 구현된 8.5m의 <태평성시도>는 무려 2100명이 등장하는 디지털 회화입니다. 디지털 병풍 안의 시간이 교차되고 매 폭 화면을 터치하면 실행되는 미션까지 적용되어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죠.

2020년 9월~12월까지 서화실 2에서 원작 <태평성시도>가 전시 예정이니 나중에 함께 돌아보면 더 좋겠죠?


별실에서 이뤄지는 VR 체험은 '보존과학실 VR' ' 박물관 수장고 VR' ' 감은사 사리장엄 VR' 중 1가지만 이용 가능합니다. 헤드기어 형식의 장비를 쓰고 손에 스틱을 쥐어야 하는 VR 체험이다 보니 인터넷 사전 예약을 통한 인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영상은 8분 길이로 저는 감은사 사리장엄 체험을 해봤는데, 마스크를 쓴 채로 눈 부분에 부직포를 대고 헤드기어를 쓰면 체험이 시작되죠. 옆에서 체험을 도와주는 분도 계시고요.


미스터리는 제가 VR 체험을 다른 곳에서도 여러 번 해봤는데, 한 번도 어지럽거나 초점이 맞지 않아 불편하거나 글자와 색이 번져 보이거나 하지 않았거든요? 이미 상용화된지도 좀 된 기술이고, 헤드 기어와 스틱 역시 기술 장비 전시나 테마파크, 해외 박물관 전시관에서도 사용한 지가 꽤 되었고요.

근데 제가 쓴 장비는 색도 글씨도 퍼져 보이고 진행을 위한 스틱 표시도 잘 보이지 않아서 헤드기어를 손으로 이리저리 움직여 조절해가며 정말 대충 본거 같아요. 초점이 안 맞으니까 어지럽더라고요. 그래서 영상 처음, 중간, 끝마다 여러 번 도와주는 분께 원래 이런 거냐고 물었더니 그분은 제가 썼던 헤드기어를 써보고 '본인은 괜찮다'라는 말만... 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헤드기어 앞부분에도 조절 장치가 있어 그걸로 세부 조정이 가능했는데, 보조해 주는 분은 그걸 전혀 모르시더라고요 본인은 괜찮다는 말만 하면서. 그 말이 마치 저만 문제인 것처럼 들려서 그냥 나오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시력도 눈높이도 다르고 여러 가지 변수가 있을 수 있는데 그냥 고정 값으로 여러 사람이 쓰다 보면 저처럼 의미 없는 체험을 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예약은 뭐하러 했나 싶고, 살짝 짜증도 올라왔던 체험입니다. 유쾌하지 않았지만 그냥 나왔어요.


혹시 나중에 하신다면 꼭 본인에게 맞게 조절하셔서 사용할 수 있도록 옆에 계신 분과 잘 얘기해보세요. 예약하고 거기까지 가서 제대로 못 보고 오니 시간이 너무 아까웠거든요.


IMG_6525.JPG
IMG_6526.JPG
디지털 실감 영상관 3 <돌벽 위에서 만난 고구려> 영상 이미지 © 네버레스 홀리다


1층 고구려실에 속해 있는 실감 영상관 3관 영상 제목은 <돌벽 위에서 만난 고구려>로 안악 3호 무덤과 덕흥리 벽화무덤, 강서대묘의 내부를 보여줍니다. 10명 미만으로도 꽉 찰 공간에 14분 동안 영상이 재생되는데 해상도가 너무 낮고 공간이 밝아요. 가보지 못한 내부를 보여주는 신선함은 있지만 몰입하긴 좀 어려운 환경입니다.


이 외에도 13m 높이의 경천사 십층 석탑에 구현되는 미디어 파사드 <하늘 빛 탑>은 손오공의 모험, 석가모니의 법회와 열반 등이 담긴 12분 길이의 영상입니다. 전관 불을 다 꺼야 해서 매주 수・토요일 20:00에만 볼 수 있죠. 물론 앱을 깔아서 실행하는 증강현실(AR) “경천사, 층마다 담긴 이야기"는 자율적으로 하실 수 있어요.


실감 영상관을 돌다 보면 자연스럽게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1969~)이 떠오릅니다. 전통 회화 속 계절의 변화, 인물의 움직임, 현재의 물건이 전통 회화 속에 등장하는 '상상이 이뤄지는' 장면을 2000년대 중반부터 가장 먼저 미디어로 구현한 작가거든요. '이이남 작가의 작품이 하나 정도 있을 법한데 없네?'라고 생각하며 전시실을 둘러봤는데 3층 중국실에 있더라고요. 2010년 제작된 명나라 산수화 대가들의 작품으로 5개의 모니터에 구현된 이미지를 6분 30초 동안 감상할 수 있습니다.


워낙 해상도가 좋은 그의 작품과 이후 현대 미디어 예술가들의 작품 퀄리티에 눈이 맞춰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실감 영상관 자체가 아주 새롭게 다가 오진 않았어요. 중박에는 이미 미디어 테이블, 영상 클립을 포함한 다양한 기기들이 곳곳에서 유물과 그 배경이 되는 시대를 설명하는 보조 기구로 활용되고 있거든요. 하지만 좀 더 다양한 관람객의 구미에 맞추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아주 긍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IMG_E7146.JPG
IMG_7144.JPG
IMG_7143.JPG
박물관 야외 정원 © 네버레스 홀리다


2018년 중박을 찾은 관람객은 3,304,453명( 외국인 약 13만 명 포함)입니다. 지금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이 좋은 계절에 더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겠죠. 박물관 내부 식당과 카페는 운영 중단 중이고, 그나마 푸드코트가 점심시간에 반짝, 그 외에는 외부 편의점과 테이크 아웃 카페만 운영합니다. 기념품 숍은 운영하고요. 물론 지금은 그마저도 보기 어렵지만 야외 정원은 돌아볼 수 있습니다.


박물관 야외정원.JPG '박물관 야외정원을 거닐어 보자' 출처 : https://www.museum.go.kr/site/main/archive/post/article_15464


관람객 중에 야외 정원을 꼼꼼하게 돌아보는 분들은 많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요즘처럼 자연친화적인 공간이 절실한 때에는 박물관 야외 정원만큼 최적의 장소도 드물어요. 본관 앞에서 남산 타워를 배경으로 찍는 외경도 훌륭하고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야외 즐길 거리들도 은근히 많습니다. 오리지널 보신각종, 승려 탑과 탑비, 고려석탑, 석불, 숲 속 서가, 그리고 미르 폭포도 즐길 수 있고요. 무엇보다 조용하고요, 워낙 부지가 넓어서 서로 잘 마주치지도 않아요.


박물관은 휴관이라도 외부 정원은 개방 중이니 숨 쉴 공간이 필요하면 적극 추천드립니다.


그래도 마스크는 착용하셔야 합니다~








http://www.museum.go.kr/site/main/home

https://museumshop.or.kr/kor/main.do

https://blog.naver.com/neverlesshollida-1/221667689521

https://www.leeleenam.com/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 #NationalMuseumofKorea #디지털실감영상관 #야외정원 #박물관미술관 #세계문화관 #이집트




keyword
이전 10화'책 + 책방 = 사람'이 담긴 다큐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