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야기
'책 + 책방 = 사람'이 담긴 다큐 JTBC 《백 투 더 북스 Back to the Books 》 + EBS 《발견의 기쁨, 동네 책방》 + KBS 다큐 온 《도서관의 시대》
가을만 되면 떠오르는 캐치프레이즈 catchphrase가 있습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
다른 계절엔 그럴듯한 표어가 생각나지 않는데 단풍과 낙엽 소식이 들릴 때쯤이면 어김없이 떠올라 책을 꼭 읽어야 할 것 같은 강박이 드는 이 문구, 언제부터 사용했을까요?
정확한 시작 시점은 모르지만 다른 계절에 비해 낮은 가을 독서량을 올리자는 취지로 사용되었다고 알고 있어요.
쓰다 보니 궁금해져서 신문 검색을 해봤는데 뉴스 라이브러리에서 제공되는 가장 이른 시기 기사는 1931년도 9월 9일 자 조선일보입니다. 대상의 차이가 있긴 하나 독서를 독려하는 내용 중간에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적혀있고 또 '옛날부터 말하되'라고 서술한 걸로 보아, 분명 이 표현은 1930년대 이전부터 사용했겠죠. 일제강점기인 1931년, 우리 민족문화를 말살하는 정책이 난무했던 때에 조선 역사와 조선말, 과학 잡지 등과 관련한 독서를 신문 기사를 통해 장려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았을 텐데... 이 당시 한글로 쓰인 책은 그게 무엇이었던 정말 전투적으로 읽혔을 것 같아요. 문득 영화 《말모이》(2019)가 떠오르네요, 영화 《동주》(2016)도요.
그. 래. 서. 우린 책을 얼마나 볼까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19년 국민 독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종이책과 전자책을 합친 한국 성인들의 연간 평균 독서량은 7.5권으로 2017년 9.4권과 비교하면 1.9권 줄어든 수치입니다. 반면 초·중·고 학생들의 평균 독서량은 40.7권으로 2년 전 34.3권에 비해 6.4권 늘었다고 해요.
2015년 UN 조사 결과 한국인의 독서량은 192개 국가 중 166위였다는데, 미국 유럽 다음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 국민 평균 독서량이 1년 기준 약 60권인 것과 비교해 보면.. 참....
다른 때보다 올해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그래도 책을 좀 더 봤을 듯한데, 전 국민에게 지급된 국가 재난지원금 사용처 통계에 따르면 서점에서 사용된 금액은 0.4%였다고 합니다. 평소 가계 소비 중 서점에서의 지출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까지는 찾아보지 않았는데 그냥 제 경우를 얘기해보자면 학생 신분을 벗어난 이후부터 현재까지 통틀어 올해 책을 제일 많이 구매했어요. 우선 도서관이 문을 열지 않아서 빌려볼 수가 없었고 또 연다고 해도 뭔가 찜찜하더라고요, 사실 그럴 것도 아닌데. 서울 도서관의 전자책 서비스도 신청해봤는데 컴퓨터나 모바일로 들여다보는 건 뭔가 일의 연장선 같아서 잘 읽게 되지 않더라고요.
제가 구매한 책들은 공구서·취미서·교양서·문학서적류로 다 완독 하진 않았어요. 두고두고 볼 책도 있고요. 근데 책은, 두면 언젠가 보긴 보더라고요 이 말이 농담 같았는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겪어보니 : ) 지금은 도서관에서 대부분 빌려보고 있는데 원하는 책이 다 분산되어 있어서 기본 2-3곳에서 대출하곤 합니다. 봐야 하는 책, 보고 싶은 책을 다 사기엔 아무래도 재정에 무리가... 있어요.. 아하... 하.. (도서정가제가 어떻게 될는지...)
제가 산 책들은 글 끝에 이미지로 올려드릴게요~ : ) 제 취향과 맞는 분이 어쩌면 계실지도~
'다른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지? '라는 호기심은 대개 베스트셀러 목록을 만나면 쉬이 사그라드는데, 예기치 못한 장소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에 책 소개를 받으면 기억에도 오래 남고 구매로도 이어질 확률이 높아지더라고요 제 경우엔. 그래서 종종 책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챙겨보는 편인데 기억에 남는 다큐 프로가 있어 소개드립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접근이나 풀이 방식이 다르고, '성격이 완전히 다른가?' 싶다가도 결국 유사한 결론으로 맺어지는 걸 보면 책이 주는 이점이 지식의 공유는 기본이고 사교 social gathering를 발생시키는 효과적인 매체이긴 한가 봐요. 예전에, 프랑스인들은 식탁에서 대화를 하기 위해 다양한 책을 많이 읽는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는데 이 기회에 독서의 목적도 한번 되짚어보고 우리 가까이에 있는 책 그리고 책방, 도서관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들, 기여할 수 있는 것들이 어떤 게 있는 지도 생각해보자고요~
출처: JTBC 《 백 투 더 북스 Bcak to the Books 》 홈페이지 http://jtbc.joins.com/search?term=%EB%B0%B1%ED%88%AC%EB%8D%94%EB%B6%81%EC%8A%A4
JTBC 《백 투 더 북스》는 2019년 10월-11월까지 방송된 인문학 다큐멘터리입니다. 인간의 모든 사유를 담고 있는 책, 그 책을 모은 각국 대표 서점을 탐방하며 '서점의 가치를 지키는 서점인들을' 만나는 프로그램이죠. 종이책이 점점 사라지는 디지털 시대에 오랜 시간 세계 명문 서점, 아름다운 서점으로 인정받는 이유를 찾아보고 그들의 존재가 사회에 끼치는 선한 영향력이 무엇인지를 담았어요.
(좌 상) 한국'보수동 서점 골목' , 중국'센펑서점', 프랑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 일본 '크레용하우스' 사진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Shakespeare_and_Company_(bookstore)#/media/File:Shakespeare_and_Company_bookstore,_Paris_13_August_2013.jpg,http://www.news-pap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644, https://www.arrivalguides.com/en/Travelguide/NANJING/doandsee/librairie-avant-garde-xian-feng-shu-dian-128057, https://blog.naver.com/hpaybp/222029244426
1부 중국 <나의 아름다운 연인, 센펑>편( 2019년 10월 29일 방송)에서는 2015년 CNN이 선정한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자 2014년 BBC가 선정한 '세계의 아름다운 10대 서점'으로 꼽힌 '센펑서점'을, 2부 프랑스 <셰익스피어인 파리> 편(2019년 11월 5일 방송)에서는 '미드나잇 인 파리' '비포 선라이즈' 등 많은 영화의 단골 배경이었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을 소개합니다. 3부 일본 <평화의 산실, 크레용 하우스> 편(2019년 11월 12일 방송)에서는 아동도서와 여성 주간지를 발행하는 크레용 하우스를, 4부 한국 <서점, 그 이상의 서점> 편(2019년 11월 19일 방송)에서는 전쟁 후 부산 피난민들이 생계를 위해 책을 팔기 시작하며 형성된 부산 보수동 헌책방 거리, 7~80년대 청춘들과 함께 성장한 서울 혜화동 '동양 서림', 1956년 문을 연 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관광 코스로 거듭난 속초의 '동아서점' 등 오랜 시간 사회와 호흡하며 명소가 된 동네 서점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았죠.
《백 투 더 북스》는 2018년 KCA 한국 방송 통신전파진흥원 우수상 수상작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고, '2019 방송콘텐츠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어요. 꼭 상을 받아서가 아니라 저는 어떤 콘텐츠를 봤을 때 '아, 저거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콘텐츠를 높이 평가하는데 이 다큐는 정말 여러 가지를 하고 싶게 만들더라고요.
우선 여기에 나온 국내외 책방은 꼭 다 가볼 겁니다. 성공한다면 제 블로그를 통해 답사기를 만날 수 있겠죠? ^^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걸릴진 모르겠지만 센펑서점(先锋书店 Librairie Avant-Garde) 8개 지점을 꼭 다 둘러보고 싶고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Shakespeare and Company의 작가 레지던시 writers' residencies에도 참여해보고 싶어요. (물론 그러려면 제가 먼저 명실상부한 작가가 되어야겠죠 : ) 크레용 하우스에 가서는 우리나라에서는 구할 수 없는 새로운 관점의 동화책을 사 오고 싶고 카페에 들러 밥도 먹어보고 싶고요, 보수동 골목에서는 고서적을 발견하는 기쁨을, 속초 동아서점에서는 창가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는 호사를 누려보고도 싶어요. 사실 가장 해보고 싶은 건 그냥 책방 여기저기 기웃기웃하다가 마음에 드는 책 뽑아서 아무 데나 걸터앉아 있다가 작가 낭독회나 소소한 행사에 참여해보고 싶은데 이 모든 것이 현재는 불가능한 일이니 일단은 제 버킷 리스트에 올려두려고요. 1단계가 계속 유지된다면 혜화동과 속초, 보수동 책방은 가능성이 있으니 살짝 다녀와서 블로그에 남겨드릴게요.
《백 투 더 북스》는 단순히 외관의 아름다움을 지닌 공간으로서의 책방이 아닌 설립자의 이상과 목표 그리고 그곳을 꾸려나가는 사람들과 '책'이라는 인연으로 닿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 책방만의 특색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담겨있고 타인과 소통하는 하나의 창구로서의 책방과 책의 역할도 부각되고 있어요. 한 마디로 '서점, 그 이상의 서점'의 모습을 비추고 있는데, 같은 것을 봐도 분명 받아들이는 포인트가 사람에 따라 다를 테니 문득 어디론가 가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오면 시리즈를 쭉~ 연결해서 봐보세요. 아마 여행 적금 개설하실 수도 있어요 ㅎㅎ 내년을 생각하며.
EBS 《발견의 기쁨, 동네 책방》은 2019. 9월 - 2020년 2월까지 방영된 인문학 프로그램입니다.
총 21편이지만 한 편 한 편 휴식하는 기분으로 부담 없이 보면 됩니다. 연결되는 에피소드가 아니고 한 편씩 마무리되다 보니 순서도 상관없고요.
《발견의 기쁨, 동네 책방》은 책 동무인 호스트와 주인공인 게스트가 함께 게스트가 추천하는 동네 책방을 찾아가는 내용입니다.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처럼 소소한 이야기들로 꽉 차있어요. 동네 서점을 찾아가는 길에 놓인 그 주변 카페, 명소 등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고요 우리가 자주 가봤던 동네라도 '어? 저런 게 있었나?' 하는 새삼스러운 장소들도 종종 등장합니다. 잘 알려진 책방보다는 정말 주변 골목 사이에 감춰져 있는 책방들이라 제목 그대로 '발견하는 기쁨'을 주죠.
전 국토를 무대로 건축가, 소설가, 시인, 과학자, 물리학자, 사진작가 등 다양한 직업군에 속한 게스트들이 등장하는데요,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책을 출간한 '저자'라는 것. 그래서 프로그램 끝에는 항상 본인이 소개한 책방에서 독자들과 짧은 만남을 갖는 것으로 끝을 맺어요.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잘 알지 못했던 동네 책방도 알고 서점주의 책 추천은 물론 게스트들이 추천하는 책들도 만날 수 있다는 거예요. 규모가 작은 책방이라도 다 철학을 갖고 운영을 하다 보니 그 동네 책방에서만 구할 수 있는 책들도 있고요. 그 밖에도 여러 가지 사교활동도 소규모로 진행이 되고 있으니 쌀쌀한 날에 책과 사람의 온기가 필요한 분들은 주변 동네 책방을 탐험해보는 것도 좋겠죠?
KBS 다큐 온 《도서관의 시대 》1,2 부 이미지 출처: http://vod.kbs.co.kr/index.html?source=episode&sname=vod&stype=vod&program_code=T2020-0388&program_id=PS-2020102849-01-000&broadcast_complete_yn=N&local_station_code=00§ion_code=05§ion_sub_code=08#more
KBS 다큐 온 《도서관의 시대》는 2020년 7월 25일과 8월 1일에 방영된 2부로 구성된 다큐멘터리입니다. 공공 책방인 도서관을 다루고 있어요. 특히 1부 <바티칸 도서관, 비밀의 문을 열다>는 비밀 서고가 있는 바티칸 도서관을 국내 최초로 촬영 및 공개해서 이슈가 되었죠. ‘교황의 도서관’으로 불리는 바티칸 도서관은 취재는 물론 들어가는 절차도 매우 까다롭다는데요, 일례로 촬영 도서의 정확한 명칭과 페이지까지 알아야 신청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번 취재는 한국·바티칸 수교 60주년을 맞는 2023년까지 5년간 진행 중인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사업’이 있어 가능했는데, 제작사 마젠타 컴퍼니 측은 “이 사업을 위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와 바티칸이 긴밀히 협조 중인 상황”으로 “천주교 주교회의 쪽에 도서관, 비밀서고 촬영을 문의했고 협조를 받아 취재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죠. 바티칸 편 제작에만 4개월 여가 걸렸다고 해요.
방송에선 바티칸 도서관, 비밀서고, 자료 복원실, 사진 작업실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경, 바티칸 도서관 사서가 발견한 역사서 등 진귀한 책들도 만날 수 있고, 한국·교황청 관계사 발굴 연구 현장에서 나온 130여 년 전 서울에서 세례 받은 신자들의 목록, 고종이 116년 전 로마 교황에게 보낸 서신 등도 담겨있으니 조금 집중해서 보셔야 놓치지 않고 다 볼 수 있어요. 지루하진 않습니다, 눈이 즐겁거든요.
2부 <그들은 왜 도서관으로 갔을까?>에서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도서관과 리브리에 도서관, 덴마크 왕립 도서관과 오르후스시 도서관(DOKK1), 중국 베이징대 도서관, 한국의 광진 정보도서관, 연세대 학술정보관 등 다양한 공공 도서관을 소개합니다. '선택된 60명에게만 허락됐던 네덜란드 도서관의 열쇠', '덴마크 왕립 도서관은 왜 지도를 수집했을까?' '마오쩌둥이 사서 보조로 일하면서 접한 새로운 사상이 중국에 미친 영향은?' 등 세부 주제를 탐구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데이터와 정보 독점으로 인한 사회 불평등의 간극을 줄여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이를 위해 도서관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방향 제시와 그들이 지키고 싶은 가치를, 그들의 버텨온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바탕으로 이야기합니다. 보다 보면 박물관과 도서관의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데 공감을 하실 테고 나아가 과연 우리나라 공공 도서관에는 어떤 희귀 장서들이 수장되어 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생기지 않을까 싶네요.
원래는 2020 국제 도서전이 열리기 전에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어휴... 결국... 늦었... 그래도 아직 하나가 더 남았습니다. 서울 국제작가 축제인데요, 괜찮은 프로그램도 많고 무엇보다 온라인 행사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만큼 찾아 듣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사전 신청을 하셔야 참여 가능하고요, 저도 몇 개 신청해뒀는데 부디 그 시간들이 유익했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끝으로 제가 올해 산 책 이미지 남겨드려요.(구매는 계속되겠지만~)
취향이 많이 반영된 책 들인데, 그해 그 해마다 꽂히는 장르가 다르더라고요, 저는.
이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책은.... 『피너츠 포스터 북』입니다. 너무 좋아요 ㅎㅎ
여러분들도 이 가을이 끝나기 전에 마음에 드는 책 한 권 꼭 득템 하시길.
추신: 하단에 동네 책방을 연결한 홈페이지도 공유해뒀어요. 참고하세요~
http://tv.jtbc.joins.com/plan/pr10011124
https://home.ebs.co.kr/dongnebookstore/main
https://www.siwf.or.kr/main/main.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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