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괜찮은 다큐<시청률에 미친 PD><개그우먼>&영화

예술 이야기

참~ 괜찮은 다큐 <시청률에 미친 PD> <개그우먼> &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COVID-19와 여전히 전쟁 중인 세상에서 살다 보니 가족 때문에라도 더 조심하고 가급적 만남을 자제하며 지내고 있어요. 그렇게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확실히 이전에는 몰랐던 방송 콘텐츠들을 많이 접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설날이나 추석 연휴가 되어야 찾아보던 지상파, 케이블, 종합편성, 해외 위성, OTT, VOD, Youtube, NETFLEX 등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올해는 정말 가깝게 곁에 두고 찾아보고 있네요. TV는 물론, 온라인(모바일)에 접속하면 볼 수 있는 것들이 넘쳐나지만 대부분은 자극적인 드라마, 먹방·쿡방, 트롯 관련 예능, 관찰 예능...


오늘 소개할 2편의 다큐와 한 편의 영화는 대체적으로 자극적이지 않고 순한 맛이지만, 주는 메시지가 매워요. 한 번에 마비시키는 매운맛이 아니라 은은하게 오~래 올라오는 매운맛입니다. 괜찮게 본 프로그램이라서 여러분들께도 소개드립니다. 더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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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 인사이트 < 개그우먼>, <시청률에 미친 PD들> © KBS 다큐 인사이트


얼마 전 1% 미만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들 관련 기사를 보면서(물론 표본집단 수치겠지만) '저렇게 보는 사람이 없다고?' 하며 의외라고 여겼었는데, 생각해보면 우린 채널 선택권이 정말 다양한 미디어 환경에서 살고 있잖아요, 단지 다 누리지를 못할 뿐. 전통 미디어가 기선을 잡고 내보내는 일방적 시간대의 콘텐츠만 향유할 수 있었던 이전과 달리 지금은 언제든 보고 들을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가 쉬지 않고 생산되고 있죠. 게다가 요즘 미디어 사용에 익숙한 세대들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본인 취향의 프로그램을 선택하며 전통 미디어와 멀어지고 있고 또, 시청자도 소비자와 창작자의 역할을 하다 보니 점점 줄어드는 시청률을 잡기 위한 전통 미디어의 고군분투가 이어지죠.


이런 현상을 풀어낸 다큐가 바로 <시청률에 미친 PD들>입니다.

tlcjdfbfdp alcls vlelel.JPG KBS 다큐 인사이트 <시청률에 미친 PD들> © KBS 다큐 인사이트


2020년 5,6월 방영된 KBS 다큐 인사이트 <시청률에 미친 PD들> 2부작은 유튜브의 급부상에 따른 콘텐츠 환경의 변화를 다룹니다. 대표적인 제도권 매체인 ' KBS' 제작 프로그램이라서 더 신선했어요. (다큐 3일... 스타일의 시트콤 버전이랄까?) 이미 대세로 자리 잡은 플랫폼 유튜브의 '하루 시청 시간은 10억 시간, 월 방문자는 20억 명, 채널 수는 37억 9천만 개'라고 합니다. 송출 매체만 다를 뿐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건 크게 다르지 않다 보니 시청자를 뺏긴 전통 미디어의 제작자들이 앞으로 그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기 위해 '지피지기知彼知己'하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내용 구성은 교양 프로그램 제작을 맡아하던 13년 차 PD와 입사 3개월 차 신입 PD가 8개월 동안 직접 유튜버 채널을 개설하여 미디어 환경과 부가적인 요소들을 직접 체험해보는 과정을 기록했는데 다큐가 주는 무거움보다는 '시트콤'처럼 가볍게 보셔도 괜찮을 만큼 재미있어요. 메시지는 그래도 '다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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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프로그램을 위해 개설한 유튜브 채널 © 조피디의 애볼랜드, 용튜브


1인칭 시점으로 풀어나가는 <시청률에 미친 PD들>은 어떤 결론 도출보다 진행 중인 사회 현상을 담아냅니다. 상황을 직접 체험하고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여러 현상을 풀어주는 텍스트예요. '주제 선정, 콘텐츠 제작, 구독자 수 올리기, 강호 고수들과의 만남, 직업으로서의 유튜버, 알신(알고리즘)의 실체 등' 다루는 소재들은 모든 기획자들이 고심하는 부분이라 보다 보면 여러 깨달음이 오더라고요.


저도 몇 개의 유튜브 채널을 즐겨 보긴 하지만 구독하진 않고 그냥 찾아들어가서 봅니다. 예술 관련 영역의 콘텐츠(작가 인터뷰, 전시(작품) 소개, 공연 클립 등)를 주로 보고 그 외엔 '구라철''십오야''도니스쿨' 을 봐요. 그리고 뭔가 만들어 먹고 싶으면 '백종원의 요리 비책'도 봅니다. 어제는 닭도 튀겨봤어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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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에 미친 PD들> 방송 이미지 © KBS 다큐 인사이트


<시청률에 미친 PD들>에서는 유튜브의 성공 키워드를 '관(심) 종(자)'(으)로 제시합니다. 여전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어휘지만 유튜브의 부상과 함께 정보 사회의 떠오르는 인재상이자 성공의 아이콘으로 비치는 시대가 온 거라고요. 결국 의존할 수 있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은 비연예인들이 자신만의 '이슈'를 만들어 관심을 끌고 그 관심에 기대어 자신을 어필하며 자기만의 영역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 유튜브인 거죠.


'원하고 노력하면 이루거나 얻을 수 있는' 24시간 연중무휴인 플랫폼, 유익함과 무익함, 유쾌함과 불쾌함 사이를 오묘하게 균형 잡고 있는 콘텐츠가 넘쳐나는 '접속된' 환경과 그런 미디어들과 공존해야 하는 게 앞으로의 운명일 테니, 이 다큐를 보면서 한번 중간 체크를 해 보길 바라봅니다. 이 세계적 현상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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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방송 이미지 © KBS 다큐 인사이트


1999년 9월부터 시작해 21년 동안 방송 송출. <개그콘서트>는 처음으로 대학로 공연 형식을 브라운관 코미디로 구현한 장수 프로그램이죠. 매주 13개, 1550개 코너를 선보였는데 그중에는 3년 11개월 동안 방송된 '달인'부터 '봉숭아학당' '분장실의 강선생님' '고음불가' 등 정말 많은 무대들이 있었습니다. 잠정적인 휴식기 선언과 함께 인지도가 있는 개그맨들은 다른 방송에서 코미디 프로그램을 개설하거나 유튜브를 통해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이제 막 시작한 신입 연기자들은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찾아다닌다는 기사도 있었죠.

프로그램 폐지나 휴지기 때문에 터전을 잃은 사람들 만큼 우리 주변엔 '차별' 때문에 설자리가 없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개그우먼>은 특정 직업군의 이야기라기보다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구조적인 차별' '인식의 변화'' 영역의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울림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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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방송 이미지 © KBS 다큐 인사이트


“당시 개그우먼들한테는 크게 기대감이 없었던 것 같아요

연기를 세게 하면 비호감이라고 그러니까 주된 역할을 맡기보다는 치고 빠진다고 하죠.

극의 진행을 원활하게 하는 깔아주는 역할을 많이 맡았어요 “ [18년 차 김상미 KBS 예능 PD]


<개그우먼>은 1990년 김미화가 KBS 코미디 대상을 받은 28년 이후, 2018년 이영자(KBS 연예대상), 2019 박나래( MBC 연예대상)가 다시 이름을 올리기까지 개그우먼들의 역사를 개그우먼 이성미, 송은이, 김숙, 박나래, 김지민, 오나미 6인의 인터뷰와 과거 방송들로 엮어냈어요. 이 다큐를 보면 평소에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사실 인지는 했지만 어쩌면 그걸 당연하게 여겼을 수도 있었겠다 싶어서 반성도 되더라고요.

특히, '코미디'라는 장르에서 분배된 성 역할에 관한 이야기가 와 닿더라고요. 외모와 관련된 편견과 비애 부분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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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방송 이미지 © KBS 다큐 인사이트


인터뷰에서 박나래, 김지민, 오나미가 외모와 관련된 편견과 비애를 털어놓았는데요, 그중 오나미의 인터뷰는 정말 와 닿았어요.


“제가 딱 들어오자마자 ‘이번엔 너구나’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근데 저는 진짜, 제가 못생겼다는 생각을 못 했었거든요.

항상 귀엽다는 말만 많이 들었었는데

아 그거구나, 귀엽다는 말이 개그맨이 되고 나서 알았죠.

그거구나."


" 첫 대사가 옆에서 '야, 너 뭐야?’하면 제가

'난 여자다.'

저는 이게, 난 여자라서 여자라고 한 건데 그렇게까지 터질 거라고 생각을 못 했었거든요

실제 무대에서 너무 빵빵 터져서 제가 NG를 7번 냈던 거 같아요.

근데 저는 '이게 웃긴가'하는 생각을 했는데 음, 웃기더라고요

제가 '난 여자다' 이렇게 하니까.

(그렇게 해서) 동기 중에 그나마 빨리 오나미라는 이름을 많은 분들에게 알렸던 거 같아요."



방송 프로그램에 나오는 비하 발언은 정말 많아요. 과체중인 사람들은 "돼지" 뭔가 어설픈 사람들은 "바보", 대체 누가 정한 기준인지는 모르겠지만 "못생긴 얼굴" "범죄자형 얼굴"을 양산하는 드라마와 코미디, 범죄자를 묘사할 때 타국의 언어와 이미지를 대입시키는 영화, 드라마.. 그렇게 "자신을 사랑하라"타인을 배려해라"라는 말을 표어처럼 내뱉고 있는 사회와는 정말 모순되는 말들이죠. 가끔 연예 뉴스 기사 타이틀을 보면 정말 자극적이고 맥락 없고 선정적인 단어들로 여성의 신체를 묘사한 텍스트들이 많더라고요. 대체 그런 기사를 쓰는 분들이 정식 기자인 건지 자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요. '나만 아니면 돼' '아니면 말고'라는 태도에 애꿎은 사람이 속앓이 하는 참 요~상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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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방송 이미지 © KBS 다큐 인사이트


“시청자들이 원했던 것인지? 방송국에서 원했던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때 당시에는 남자들끼리 프로그램이 뜨니까 우리도 남자들끼리 해볼까 해볼까 하면서

남자들끼리 뭉쳐서 하는 프로그램들이 꽤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개그우먼들이 필요 없어지는 지경까지 간 거죠." [이성미]



“20년 넘게 선택을 받아왔고, 누군가로부터 부름을 받아서 방송을 해왔는데

부름을 받지 못하면 나는 의미가 없는 존재가 되는 건가?

방송을 할 수 없는 건가?" [송은이]



“시대를 잘 만나서, 시대가 바뀌어서 아주 물을 만났다는 게

너무너무 좋은 칭찬이기는 하지만

그걸 개그우먼들이 계속 얘기함으로써 시대가 바뀌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김숙]


보다 보면 한 장르의 발전 과정은 물론, 우리 사회가 성숙해지는 과정도 담겨있습니다. 아마 본 후에 '괜찮다'라는 말과 함께 여러 생각을 하게 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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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실이는 복도 많지> 홍보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올 상반기에 본 10여 편의 영화 중 나름의 베스트 3을 꼽는다면 <1917> <주디 JUDY><찬실이는 복도 많지>입니다. 기생충과 접전을 벌인 <1917>은 왜 접전이었는지 보니까 알겠더라고요. 예전에 <덩케르크>를 보면서도 촬영기법이 마음에 들었는데 이 작품에서의 촬영기법도, 스토리도 괜찮습니다. <주디 JUDY>는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년)에서 도로시 역을 맡았던 영화배우 겸 가수 주디 갈란드 Judy Garland (1922-1969의 죽기 전 마지막 공연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1930년대 아동에게도 비인간적이었던 할리우드 영화 제작 시스템부터 주디의 후반부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보고 나니 왜 비극적인 인생이었는지를 알겠더라고요. 명곡 ' Over the rainbow'가 정말 처연하게 마음을 울립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정말 보석입니다. 닦아주고 싶고 감싸주고 싶고 어깨도 토닥토닥, 머리도 쓰담 쓰담하며 응원해 주고 싶은 그런 영화입니다. '찬실이' 역의 강말금 배우는 정말 40살의 찬실이 그 자체이고요. (* '말금'은 대학 국문과 친구의 닉네임으로 친구가 쓰다 버린 것을 사서 사용하는 이름이라고 해요. 본명은 강수혜(1979-)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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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실이는 복도 많지> 이미지출처 :네이버 영화


이 영화는 모든 장르가 다 들어가 있어요. 다큐, 코미디, 멜로, 판타지 등등. 근데 어느 하나 튀지 않고 잘 스며듭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김초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망해 버린 영화 프로듀서 찬실이의 이야기입니다. 공들여 준비하던 장편 영화가 촬영 시작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영화감독의 돌연사로 엎어져 버리면서, 결국 낯선 산동네로 이사도 하고, 친한 배우 동생 집의 가사도우미를 맡게 되는 과정을 보면 '저게.. 복이 많은 건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긴 하지만 '비극의 전조'처럼 보였던 '그런 크고 작은 시련들을 거쳐 결국 '찬실이답게 살아가는 삶'을 보여주는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라는 보는 각도에 따라서 반어와 은유, 비유적인 표현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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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실이는 복도 많지> 영화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저는 이 영화가 '이번 생은 망한 게 아닐까'라는 의심으로 가득 차는 순간이 올 때마다 보면 더 좋을 영화 같아요. 영화는 지속적으로 “네가 원하는 걸 알아야 행복해질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씩씩한 찬실이를 통해 전달해 주거든요.

인상 깊은 대사들도 많아요. 저는 극 중 할머니의 대사인 “나는 오늘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아, 대신 애써서 해.”와 처음으로 한글을 깨친 할머니가 죽은 딸을 생각하며 지은 "사람도 꽃처럼 돌아오면은 얼마나 좋겠습니까"라는 시가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그냥 일상생활에서 툭 던진 대사들인데,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담겨있어서 더 묵직합니다.


이 영화는 지금은 중장년층의 영화팬들이 기억하는 'VHS 비디오테이프, 아비정전, 오즈 야스지로, 장국영, 그리고 정은임의 영화음악 같은 기호들'이 가득해서 그 시대의 추억이 있는 분들이 보면 더 공감하겠지만 그래도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깊고 진하면서도 산뜻한 맛'을 내고 있어 모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나는 오늘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아, 대신 애써서 해.”




http://program.kbs.co.kr/1tv/culture/docuinsight/pc/board.html?smenu=71ccb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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