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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냥 빚을 지게 하는, 말 한마디와 비언어적 행동

예술 이야기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주는 영향은 큽니다.


말 자체가 가진 힘도 있지만 그 말을 한 상대에 대한 나의 마음과 비언어적 행동이 더해져, 원래 말이 가진 힘보다 더 크고 강력하게 작용하는 게, 누군가의 혹은 나의 말 한마디이죠. 새해를 앞둔 어느 날, 한 친구를 만났어요. 연말에는 가급적 만남을 자제하고 조용히 정리하며 새해를 맞이하는 나름의 루틴이 있는데, 그 친구가 뱉은 말 한마디가 자꾸 머리에 남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만났죠. 반나절 정도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 들은 말 때문에 한동안 마음고생을 했습니다. 사실 저랑은 조금의 상관도 없는 내용이었음에도 말이죠. 지금도 여전히 그 말은 불쑥불쑥 다른 생각들 사이를 비집고 나와 제 정서를 어지럽히고 있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생각도 정리되다 보니 그 말의 영향에서 조금씩 벗어나긴 하더라고요. 역시 '시간'은 축복입니다. 그러다 문득, '말'이 소재가 된 작품들이 스쳐갔어요. 그래서 오늘은 말을 소재로 한 두 작품(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좌) 엠마 하트, 《 Mamma Mia! 》 이미지 출처:https://www.whitechapelgallery.org/exhibitions/emma-hart-mamma-mia/ (우) 영화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첫 작품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2016)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등장인물만 아이이거나 학생일 뿐, 소재 선택이나 서술 과정에서 전 연령대를 공감시키는 능력이 출중하죠. 원화도 예쁘지만 독특한 소재도 많고 서사 역시 판타지와 실제가 적절하게 섞여, '믿음을 주는' 극 전개에 몰입이 잘됩니다. 여운을 가득 남기는 OST 역시 빼놓을 수 없고요. 제가 그런 것만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은 가볍지 않은 이야기 구조를 과하지 않으면서도 서정적으로 잘 풀어내더라고요. 게다가 실재의 배경을 옮겨 그린 작품들이 많아 그런지 만화로 보는데도 실사 같달까. 요즘은 인물 좋은 분들도 많다 보니 등장인물도 영상과 현실 인물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잖아요. 이 작품은 실사 영화도 있습니다.


영화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홍보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속 호기심 많고 활발한 소녀 '준'은 상상하는 것과 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건의 시작이 된 그날도, 여느 날처럼 자신의 상상 속 궁전이 된 산 위의 건물 앞으로 달려갔고 그 건물을 바라보며 동화 속 무도회 장면을 상상하며 들떠있다가 그곳에서 차를 몰고 나오는 아빠를 보게 되죠. 준의 시각에서 아빠는 낭만적인 성에서 나오는 백마 탄 왕자로 그려지는데 그 옆에 자리한 공주는 준의 엄마가 아니었어요. 집으로 돌아온 준은 아빠를 위해 정성스레 음식을 준비하고 있던 엄마에게 자신이 본 것을 마치 동화 속 이야기처럼 미화시켜 전달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엄마에겐 긴 침묵이 찾아오고 상황은 반전됩니다. '준' 이 동화 속 궁전으로 상상한 곳은 중세 성과 같은 외관을 지닌 호텔(hotel sheep)로, 준은 이 사실을 모른 채 아빠의 불륜 사실을 엄마에게 전달한 거죠. 그 일로 가정은 깨지게 됩니다.


헤어지기 전 아빠가 마지막으로 준에게 말을 건네는데, 그 대사가 아주 압권이에요.


" 너는... 정말 수다스럽구나. 전부 네 탓이 아닐까? "


이 대사를 듣는 순간, 정말 제가 할 수 있는 최고로 심한 쌍욕을 뱉은 것 같아요. 저런 파렴치한이라니. 나쁜 시키....


아빠의 말을 듣고 자신이 무심코 내뱉은 말로 가정이 깨졌다고 크게 상심한 준은 감당할 수 없는 슬픔에 빠지게 되고, 그런 그에게 왕자 복장을 한 달걀 요정이 나타납니다. 그리곤 다신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지 못하도록 준의 입을 봉인해버립니다. 그때부터 준은 말을 잃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채 스스로를 가둬두게 되죠.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요.


영화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홍보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고등학생이 된 준은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말 문을 닫고 있어 가장 가까운 엄마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게 됩니다. 스스로도 상처 입고요.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에 의해 내키지 않는 지역교류위원으로 준, 다쿠미, 나쓰미, 다이키가 뭉치게 되고, 이 네 청춘들의 사연과 일상이 서로 얽히고 풀리면서 준은 물론 다른 청춘들의 마음속 응어리진 감정들이 해소되기 시작합니다. 준의 트라우마 역시 깨지게 되고요. 그 과정을 담은 영화가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입니다. 상처를 입더라도 왜 제대로 된 말로 상대에게 표현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여러 사례를 네 청춘을 통해 보여주고 있어요. 사실,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는 알 수가 없잖아요.


영화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 홍보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이 작품의 감독인 나가이 타츠유키Nagai Tatsuyuki 長井龍雪(1976-)는 원래 다쿠미를 주인공으로 정해뒀다고 해요. 그런데 이야기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준의 문제가 감독과 제작진의 마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 다쿠미의 포지션을 남자 주인공보다는 여자 주인공을 지탱해 주는 캐릭터로 바꾸게 됩니다. 이전 작품 속 배경이 된 장소도 이 작품엔 녹아들어 있어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고요. 또, 말을 하면 배가 아프지만 노래를 하면 괜찮은 준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계기이자 무대가 되는 뮤지컬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도 실제 공연을 올릴 때 참고해도 좋을 만큼 촘촘하게 잘 그려냈습니다. 이때 사용한 음악에서도 감독을 포함한 제작진의 센스가 느껴졌고요.


영화를 보기 전 알아두면 좋을 상징 요소가 있습니다. 일단 달걀과 왕자가 등장하는데, 일본 한자로 달걀은 '卵·玉子'로 왕자는 '王子'로 표기합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한자 王子에서 점 하나를 추가하면 달걀이 되더라고요. 준에게 왜 달걀 요정이 왕자 행색으로 다가왔나 했더니, 그 나이 때 멋진 왕자와 공주의 해피엔딩을 꿈꾼 소녀의 상상을 비틀며 결국 준의 성장을 돕는 조력자가 달걀이었어요. 자신의 입을 봉해 버린 달걀 요정은 결국 준의 트라우마가 만들어낸 자신이었고 역시 자신이 상상한 동화 속 왕자였던 아빠는 결국 자신에게 가장 큰 상처와 트라우마를 안긴 인물이 되죠. 다쿠미를 왕자로 생각해 마음을 전하지만 결국은 이뤄지지 않고 뮤지컬에서 달걀 역을 맡은 다이키가 준에게 고백을 하는데, 달걀 요정과 준의 첫 만남에서 왕자가 아닌 달걀 요정이 자신 앞에 나타나 실망한 준에게 달걀 요정은 손바닥에 있는 점이 가려지게 주먹을 쥐며 이렇게 하면 달걀이 왕자가 된다는 말을 건네요. 이 장면이 이후 극의 전체를 이해하는 결정적인 한 컷인 거죠. 또, 극 중 뮤지컬에 사용하는 음악 중 <over the rainbow>를 통해 《오즈의 마법사》(1939)에 등장하는 네 캐릭터를 이 네 명의 주인공에 대입시켜 해석하기도 하더라고요.


말은, 뱉긴 참 쉽지만 문제는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말로부터 상처 입고, 침묵으로 진실과 함께 사실을 묻어버리고, 결국 다시 그 봉인을 해제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알아서 걸러 듣거나 상대가 그렇게 들어주면 좋을 텐데 그러려면 정말 서로에 대한 정말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하고요. 이해가 있다고 해도, 복잡한 심리 상태가 결합되어 납득이 안 되는 경우도 있고요. 결국 말로 인한 악순환을 끝내는 방법 역시 소통과 교류인데, 쉽지만, 알지만 지키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제대로 말하고 듣기란. 가볍게 봤는데 무겁게 내려앉은 영화였어요, 영화 《마음이 외치고 싶어해》는.


두 번째는 엠마 하트 EMMA HART(1974-)의 《 BIG MOUTH 》( 2021.11.24-2022.1.23)입니다. 《 BIG MOUTH 》는 현재 바라캇 컨템퍼러리에서 진행 중인 엠마 하트의 전시 제목입니다. 따로 소개드리려고 작년 추천 전시 목록엔 넣지 않았어요. 영국 태생인 그는,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하우스 막스마라 MaxMara와 화이트채플 갤러리 Whitechapel Gallery가 공동 주최하는 막스마라 여성 미술상 MaxMara Prize for Women의 6번째 수상자(2015-2017)로 잘 알려졌죠. 이 상은 2005년부터 여성 예술가와 예술 문화 증진을 위해 격년에 한번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어요. 전시 제목으로 사용한 '빅마우스'는 '수다쟁이, 입이 가벼운 사람, 허풍쟁이, (비밀 등을) 퍼뜨리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는데,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단어를 채택했다고 합니다.


BARAKAT CONTEMPORARY, 엠마 하트 《 BIG MOUTH 》 전시 전경 © 네버레스 홀리다

영국 노동자 계층 부모에게서 태어난 작가는 중상류층이 주를 이루는 영국 예술가 집단과 관계를 맺으면서 자신의 언어, 비언어적 행동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행동양식, 어투, 어조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단어에 따라 출신 지역과 계층이 바로 드러나는 영국 사회에서 그의 본질은 무시된 채, 드러나는 행동만으로 그들에게 평가되는 스스로를 마치 bigmouth처럼 느끼게 된 거죠. 다른 출신으로 괴리감을 크게 느끼고 있던 그에게 이 경험은, 예술계에서 스스로 다르게 행동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줬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진짜 모습이 아니기 때문에 느끼는 분열된 의식, 본인이 가짜라는 생각, 자신이 가짜라는 것을 들킬 것 같은 불안감(가면 증후군 Imposter Syndrome)을 작품에 담는 계기를 만들어줍니다.


언어, 목소리, 억양, 화법, 표정, 제스처, 자세 등을 포함한 언어적, 비언어적 기호 체계에 따라 사람이 분류되는 사회에 대해 고찰을 담은 그의 작품들의 표현방식은 은유적이지만 직관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번 바라캇 컨템포러리 전시 작품들도 그래요. 출품작 수가 많지는 않지만 작품이 어렵지 않으면서 말하는 바가 잘 전해져서 그런지 적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고요. 작품을 보는 동안 관람자의 경험이 덧붙여지며 의미상으로 작품이 증식하는 것 같거든요.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어딘가를 가리키는 손가락들이 탑처럼 쌓여있는 설치 작품 <핑거포스트 fingerpost>를 만납니다. 1층 입구 포함 <You’re All over the Shop>(2021), <Social Climber>(2021), <Look You Up and Down>(2021) 3점이 놓여있어요. 표지판처럼 보이는 손가락들은 각자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데, 이 손가락은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는 지시적인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누군가의 잘못된 행동, 말, 외양을 짚어내며 비난하는 모양으로도 해석됩니다. 관람객은 어떤 위치에 있는지에 따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주체가 되기도 하고, 그 손가락이 지시하는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큰 손가락이 저를 향하고 있을 때 느꼈던 기분만큼 그 손가락 뒤에서 바라봤을 때의 기분도 썩 좋진 않더라고요. 보통 그런 손가락으로 누군가를 지칭하는 건 '삿대질'로 보이고, 삿대질의 의미가 비난에 조금 더 가깝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거 같아요. 약간 궁지에 몰리는 듯한 느낌이랄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무턱대고 지적질당하는 기분이 순간 들더라고요, 구석구석을 가리키는 손가락 앞에 서니.


<핑거포스트> 작품 뒤로는 벽면에 튀어나오게 부착된 <메가폰 (Feedback(2021), Crying Shame(2021), Drama Queen(2021), Spoiler(2021)) >이 이어집니다. 작가가 전반적으로 다루는 ‘양면적’인 상태, 갈라진 정체성(split duality)과 연계된 작품이죠. <메가폰>은 자신을 세상에 표현하는 과정에 대한 은유로, 별 힘 들이지 않아도 크게 말할 수 있게 나의 목소리를 확장시켜주지만, 송출되는 소리는 흐트러지고 뒤틀려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자신과 맞지 않은 언어 양식을 통해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상황 또는 나의 생각이나 정체성과 관계없는 말을 하게 되는 경우, 상황에 맞지 않는 말, 적절치 못한 말이 나와버린 당혹감, 또는 나올 것 같아 생기는 불안을 표현한 작품이죠. 의도치 않게 정제되지 못하고 쏟아진 말 때문에 후회했던 경험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었어요. 보통, 타인에게 상처 주는 말들은 그렇게 시작되잖아요.


전시장 안쪽 벽면에는 누군가 쏜 양궁 화살과 입체 그래픽이 그려진 방패가 한가득 붙어 있습니다. 작가는 “말을 하는 순간의 말투, 억양 등의 특징들이 드러나 누군가의 표적이 되고 눈총을 받는 상황을 표현했다"라며 “특정 부류의 사람으로 분류되면 시선이 집중되는 상황을 화살이 꽂히는 과정으로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설명했죠. 작품 제목이 전시 제목과 같은 <Big Mouth>(2021)인데 타깃 중앙의 붉은색은 입이고, 이를 표적으로 노리고 꽂힌 화살의 눈들은 특정 상황에 어울리지 않거나 어디서 왔는지를 들킨 상황을 대변합니다. 다른 작품들도 그렇지만 이 작품은 특히 더 와닿더라고요.


1층 통유리 맞은편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시리즈 <배트>는 탁구채를 든 팔의 모습입니다. 세라믹 작품이에요. ‘bat around’라는 표현에서 나온 작업으로, ‘이리저리 쳐댄다’는 뜻과 ‘말을 주고받고 떠든다’는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죠. 말을 주고받는 상황을 서로를 라켓으로 치는 상황으로 표현한 이 작업은, 대화 과정 속에 내재된 일종의 폭력적 양상을 보여줍니다.


BARAKAT CONTEMPORARY, 엠마 하트 《 BIG MOUTH 》 전시 출품작 <스피치 버블> 과 <타깃> © 네버레스 홀리다

2층에는 <스피치 버블> 연작이 있습니다. <Raver>(2021), <Dummy>(2020), <GO ON>(2021), <Oi Oi>(2021), <Lies>(2020), <이면(My Dark Side)>(2021), <입방정(Loose Lips)>(2021), <양다리(Two-timer)>(2021)로 영어와 한글 작업이 함께 있죠. '말풍선'들은 내면과 외면이 분리된 이중적 자아와 심리 상태를 담고 있습니다. 만화 속에 등장하는 말 풍선은 어느새 누군가의 얼굴이 되어있고, 그 위에 적힌 말들은 입을 통하지는 않았지만 입에서 나온 소리처럼 관객에게 울림을 주며 전달되죠. 바깥은 유약을 칠해 광택이 있지만, 속은 유약 없이 붉은색이 들어간 화장토를 입혀 더 날 것의 속내와 창피함을 표현했어요.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말을 해야 하거나 혹은 화자를 당황하게 하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린 모두 얼굴이 화끈해지는 경험을 하잖아요.


이 전시를 보면서는 '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 말한 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숨은 내쉬고 말은 내 하지 말라.' '말 뒤에 말이 있다.',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 등의 옛 속담이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새해 결심 중 하나가 '주변인에게 따뜻하게 말하기'인데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


갤러리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7분 정도 길이의 작가 인터뷰를 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빨리 소개드렸어야 했는데 이번 주에 끝나네요 전시가... 아하... 하.... 작품 설명도 구체적이고 전시장을 두루 잘 담아냈으니 혹시 현장에서 전시를 못 본다면 영상으로라도 꼭 한번 봐보세요.


우리, 배려하며 말하자고요 누구에게든.








https://www.kokosake.jp/movie/

https://barakatcontemporary.com/ko/video/33-emma-hartbig-mouth-interview/

https://www.whitechapelgallery.org/exhibitions/emma-hart-mamma-mia/

https://barakatcontemporary.com/ko/exhibitions/28-big-m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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