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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 시대 AGE OF LIGHT, 상상을 실감하다》

전시 이야기

《광화 시대 AGE OF LIGHT, 상상을 실감하다》 AR · AI ·5G· XR 결합 미디어 · 무료 체험 전시 


오늘은 좀 거창하네요, 제목이.

저번 광화문 관련 전시 소개 글 후속으로 오늘도 광화문 일대에서 볼 수 있는 미디어·체험 전시 소개 이어갑니다.

경복궁역 '광화원' 외벽  LED  © 네버레스 홀리다

새로운 모습의 광장 개장을 앞둔 광화문 일대에는 공사 완공에 앞서 상상의 빛으로 가득한 실감 나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기술과 접목한 예술작품들이 광화문 곳곳에서 실연되고 있거든요. ‘광화 시대(AGE OF LIGHT)’라는 큰 주제 하에 만들어진 총 8개의 별도 콘텐츠들은 각각 AR · AI ·5G· XR 기술이 결합된 미디어 전시· 체험형 콘텐츠입니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 마지막 콘텐츠인 광화 벽화가 얼마 전 공개되면서 완성되었죠. ' ‘광화 시대’는 정부가 지난 2019년에 발표한 ‘콘텐츠산업 3대 혁신 전략의 선도형 실감 콘텐츠 육성’과 2020년에 발표한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산업 전략’을 잇는 사업'의 일환입니다.

광화문역 내 '광화 시대' 통합 알림터 © 네버레스 홀리다

광화 시대를 구성하는 8개의 콘텐츠는 경복궁역부터 시청역 인근, 세종로 일대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외부로 설치물이 드러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찾아가야’하기에 홈페이지나 오프라인 통합 알림터를 통해 정보를 공유받는 게 좋아요. 사전 예약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기기를 빌려서 콘텐츠를 봐야 하는 것도 있거든요.


광화 시대 통합 알림터 및 체험자 센터는 광화문역 4,7번 출구에서 지하철역 탑승 방향으로 가면 되는데, 독도 전시관에서 세븐일레븐 편의점 사이에 있다고 하면 아시려나... 이 옆에는 최근에 생긴 서울지하철시대관과 잇닿아 있어요.

관람 유형에 따라 콘텐츠 선호도가 좀 다를 거라, 전 연령대가 관람 가능한 가장 호불호가 적을 콘텐츠만 설명드릴게요.

광화원 입구 © 네버레스 홀리다

제 기준에 가장 만족도가 높은 콘텐츠는 경복궁역 내 서울메트로 미술관 2관에서 진행 중인 '광화원'입니다. 콘텐츠 퀄리티와 구현상태도 좋고, 내용도 괜찮고요. 남녀노소, 국적 불문 누가 봐도 좋아할 만한 영상입니다. 콘텐츠가 지향하는, 도심 속 미디어 정원이 잘 그려지니까요. 정원을 표현한 5분 내외의 총 6개의 영상은 차례로 재생될 때마다 주변을 환기시키고, 몇몇 영상은 센서로 현장 관람객들의 움직임을 읽어내 즉각 반영하며 더 흥미롭게 구현되고요.

광화원은 외부 LED부터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 초고화질의 영상 제목은 <infinity>로, 시작은 있지만 끝을 찾을 수 없는 영상입니다. ‘코드에 의해 실시간으로 생성되며 각각의 이름을 지정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여 제작되었다’는 영상 속 등장하는 우주 생물체를 닮은 캐릭터들은 어딘가를 향해 반복적으로 달려가고, 그 모습이 광화원의 외부 화면에 송출되어 꽤 괜찮은 시선몰이를 하죠. 그 기대감으로 영상실 안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스타일의 영상들이 재생되고요.

광화원 콘텐츠 중 © 네버레스 홀리다

30여 분 정도 진행되는 영상은 3면을 둘러싸고 있는 스크린에 실감 나는 정원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육해공이 다 눈앞에서 펼쳐지는데, 맞은편에 거울까지 덧대어 사실상 미디어 박스 안에 갇힌 듯 현실감 있게 다가오죠. 영상이 재생되면 이곳은 풍경 좋은 경주 동궁이 되었다가, 서울 한복판이 되었다가, 밤섬이 되었다가, 바닷속이 되었다가, 무한히 등나무 꽃잎이 떨어지는 꽃밭이 되기도 해요. 기온과 풍속에 따라 영상 속 연잎이나 꽃잎이 변하고, 관람객의 동선을 따라 영상이 변화니 30분의 상영시간이 지루할 새가 없습니다.

광화원 콘텐츠 중 © 네버레스 홀리다

영상을 보고 나오는 길엔 출구에 구비된 안내서와 엽서를 챙기는 게 좋습니다. 엽서에 수록된 QR코드로 접속해서 앱을 깔면 영국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유니버설 에브리싱(universal everything)이 제작한 <tetrachromia>와 외관 상영작인 <infinity>를 원하는 장소에서 마음껏 볼 수 있거든요. 이 콘텐츠는 저 혼자, 그리고 친구를 데려가서 한 번 더 봤는데, 친구 역시 내내 핸드폰으로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더라고요. 따로 인사말을 듣진 못했지만 '잘 봤구나' ' 잘 놀았구나' 생각이 들어 내심 뿌듯했어요. ㅎ 혼자 봐도 좋지만 같이 보면 더 좋으니 꼭, 좋은 사람과 함께 가세요.


광화원의 뒤편에서는 '광화인'콘텐츠가 재생됩니다. AI 인포메이션 센터라고 이해하심 편해요.

광화인 © 네버레스 홀리다

AI 기술로 만들어진 샤이니 민호 덕에 이슈가 많이 되긴 했지만, 정보 활용도는 잘 모르겠어요. 음성인식이 원활하지 않은 데다가 제공되는 문화유산 정보도 한계가 있어서. 딥러닝 기술로 탄생한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한 분이라면, 그리고 광화원을 보신다면, 바로 뒤에 있으니 들러보세요. 체험부스가 정해져 있어서 사전 예약이나 현장 예약하셔야 합니다.


광화 전차는, 시공간을 탐험하는 미래형 전차입니다. 관람 소요시간은 준비 시간 포함해서 한 10분 정도예요. 사전 및 현장 예약 후 체험 가능합니다.

광화 전차 © 네버레스 홀리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정부청사 사이에 있는 세종로 공원에 얼마 전부터 '광화 전차'라는 부스가 생긴 걸 본 분들이 계실 거예요. 그 안에서 즐기는 체험형 콘텐츠로, 순수 영상 재생시간은 6분이 채 안 됩니다. 시공간을 탐험하는 미래형 전차인 광화 전차는 놀이 기구를 타는 기분으로 즐기면 됩니다. 좌석이 움직여 실제 전차에 탑승한 듯한 기분이 충분히 전달되거든요. 화면이 가까울 뿐만 아니라 콘텐츠도 과거 및 미래 광화문 광장의 모습이라, 현실감은 기본이고 낯섦과 익숙함이 공존합니다. 멀지 않은 미래 실현 가능성 있는 도시 변화도 엿볼 수 있어 그런 면에서는 신선하고요. 

저는 친구와 함께 탑승했는데, 평소 놀이기구 타는 것을 좋아하는 제 친구는 마냥 신나 하며 콘텐츠를 즐긴 반면 저는 약간의 어지러움도 느꼈어요. 현장 안내원이 있어 불편함을 느끼면 바로 조치가 가능합니다. 사실 속이 울렁거려서 그만 보고 싶다~ 이 생각을 몇 번 했는데, 그러다 눈에 들어온 친구 표정이 너무 신나 보여서 차마 그 말은 못 하고 버텼습니다. 그랬더니 끝나긴 하더라고요. ㅎㅎㅎ 아이들은 분명 좋아할 테니 블로그 이웃분들 중 아이와 어디 가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려요.


이도 저도 귀찮다~ 하는 분들. 그런데 뭔가 다른 게 하고 싶은 분들은 하루 2번, 13시와 15시에 진행되는 광화경 도슨트 투어를 추천합니다. 자율체험도 가능하나 전반적인 설명과 프로그램 관련 궁금증을 바로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도슨트 투어가 훨씬 좋아요.

광화경© 네버레스 홀리다

 홈페이지 사전 예약이 필요한 광화경 도슨트 투어는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말 그대로 프로그램 전체를 도슨트가 안내합니다. 예약 시간에 맞춰 통합 안내센터에 도착하면 운영진의 안내로 먼저 체험에 사용할 단말기를 대여하고, 분실 및 파손에 대비한 서약서를 작성하고 원본 신분증을 맡겨야 해요. 이후 도슨트의 간략한 설명이 끝나면 바로 이동하고요.


광화경은 광화문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만나보는 체험형 AR 콘텐츠로, 위치기반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가 재생되기에 지정된 장소로 가야 콘텐츠를 볼 수 있어요. 광화경 체험 장소는 3곳으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8층 옥상정원, 광화문 맞은편 월대 터, 세종문화회관인데, 세종문화회관 콘텐츠는 서비스 문제로 현재 광화 전차로 대체 운영 중입니다.


먼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옥상 정원에 올라 대여 단말기에 설치된 광화 시대 앱을 실행시킨 후 세종문화회관 건물 방향으로 단말기를 들어 올리면 '한류가 만든 시크릿 스테이지'가 시작되고 단말기를 통해 볼 수 있는 5개의 콘텐츠 항목이 불러와져요. 콘텐츠는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했던 오페라, 콘서트 등으로 영상 시간이 길어 전체를 다 보진 못하지만 노천극장에서 공연을 보는 것과 같은 꽤 흥미로운 경험이 되긴 합니다. 위치 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에 세종문화회관이 아닌 다른 곳을 비추면 영상이 재생되지 않아요. 영상을 또렷하게 보고 싶으면 오후가 좀 더 편합니다. 낮엔 반사가 너무 심하더라고요.


두 번째 장소인 광화문 월대 터에서도 대여 단말기로 광화문을 바로 마주하면, ' 펭수와 떠나는 광화문 여행'이 시작됩니다. 광화문이 언제 만들어지고 어떻게 파괴되었고 오늘에 이르렀는지에 대한 역사를 압축해서 설명하는데, 영상이 실재 인물들과 겹쳐져 지나가는 사람들이 화면 속에 그대로 등장하죠. 그래서 더 실감 나고 재미도 배가되고요. 설명이 명료해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도 좋습니다.


세 번째 장소는 원래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건물에 포커싱 하면 볼 수 있는 고바우 영감의 근현대사 콘텐츠인데, 현재는 위치 기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어 광화 전차로 대체되어 진행 중입니다. (어쩌면 지금은 될지도 모르겠지만요) 이때 광화 전차는 별도의 예약 없이 도슨트를 따라 입장 가능해 편리한 점도 있어요.


일정이 마무리된 후에는 다시 원래의 집합 장소로 돌아와 신분증을 돌려받으면 됩니다. 처음엔 친구와 각 한 대의 단말기를 빌려 체험했는데, 하다 보니 한 대만 빌려도 충분하겠더라고요. 여행을 가고 싶지만 여행을 떠나기 어려운 시기에 참여할 수 있는 색다른 여행이었고, 어쩌면 근 몇 년 후엔 이런 핸드폰과 앱을 통한 여행도 일상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이외에도 혼자 즐길 수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광화수 © 네버레스 홀리다

서울신문사 앞 서울 마당에선 AR 인식물인 광화수를 키오스크로 즐길 수 있어요. 모바일 접속 및 AR 글라스를 대여해서도 가능하지만 안정적으로 사용하기엔 키오스크가 딱 좋더라고요. 또, 모바일 게임을 적용한 미션투어도 가능합니다. 서울시청 광장, 세종문화회관, 청계천 등 익숙한 장소들이 적용되어 이전 포켓몬 열풍을 생각나게 했어요. 미션을 수행하면 보상도 따르고요.


25일에 오픈한 광화 벽화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외벽에 설치된 초대형 미디어 캔버스에서 구현됩니다. '전 세계 창작자들을 위한 오픈 미디어 캔버스'를 지향하는데, 시민들의 실시간 참여를 반영한 모바일 웹페이지 기반의 상호작용 영상도 함께 제공된다고 하더라고요.

(오) 광화 벽화가 실연되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외벽 © 네버레스 홀리다

 저도 광화 벽화는 다음 주에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현재까지 발표된 바로는 5가지 주제와 영상 13종으로 채워진다고 해요. ' 광화문의 상징성을 담은 ‘광화 벽화’ 상징 영상(The Signature), 광화문 속 시간과 날씨를 알리는 시보 영상(The Times), 광화문에서 만나는 세계적인 매체예술 영상(The Global), 문화 예술이 지닌 치유의 힘으로 광화문을 채워나가는 따뜻한 이야기들을 담은 영상(The Story) , 도심 속에 옮겨온 거대한 자연 속 놀라운 경관을 예술로 승화해 사람들에게 휴식과 위로를 전달하는 영상(The Art)'등입니다.


‘광화 벽화’의 상호작용 영상 2종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앞마당 곳곳에 부착된 정보 무늬(QR코드)를 인식하거나 광화 시대 모바일 누리집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고요. 상호작용 영상 송출 시간(매시 10분, 40분)에 맞춰 자신이 지정한 데이터나 나만의 캐릭터 등을 전송하면 미디어 캔버스에 반영되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해요.


광화 시대 콘텐츠는 연중무휴로 이른 시간부터 저녁 늦게까지 운영됩니다. 각 콘텐츠의 길이가 짧아서 주말이 아니더라도 평일에 오가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요. 저도 며칠에 나눠서 콘텐츠를 즐겼고 몇몇 콘텐츠는 지인과 함께 찾아 함께 즐겼는데, 미술관 안에서 보는 전시들도 좋은 게 많지만 서울에는 찾아보면 의외의 즐거움을 전달하는 좋은 무료 콘텐츠들이 많으니까요, 꼭 놓치지 말고 향유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평화로운 일상을 '당연하게' 누릴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prayforukraine #NO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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