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one language, the Cinema.

예술가의 한마디

"I think we use only just one language, the Cinema."


대한민국 국민에게, 2020년 2월에 있었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고 기분 좋은 흥분을 일으켰던 소식이

뭐였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대답하겠죠. 영화 <기생충 parasite>의 오스카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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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s://www.parasite-movie.com/home/


우리 영화 역사가 100년을 지나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하는 첫해에 들려온 낭보인 데다 코로나 19로 인해 국내외 분위기가 무거울 때 들려온 희망찬 승전보여서 그 환희는 배가 되었죠. 월드컵도, 올림픽 기간도 아니었지만 국제무대에 나간 자랑스러운 우리 '선수'를 향한 온 국민의 상상이 현실이 된 순간, 정말 너무 놀라 몇 초간 멈칫했다가 수 초 후에야 '와!' 하는 탄성이 새어 나왔고 너무나 기쁘게 무대 위의 감독· 배우들·제작진들에게 끊임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쉽지 않은 단어 '기생충'은 영화의 상징적 의미를 담아 더 깊은 뜻을 지니게 되었고, 8개의 철자로 이뤄진 'parasite'도 이젠 'thank you'만큼이나 익숙한 단어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기생충이 써 내려온 '최초'라는 무수한 기록과 더불어 수장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은 단순한 어휘 속에 많은 의미를 내포한 말들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보도를 통해 기생충의 수상 이력과 봉준호 감독의 어록 및 인물탐구, 배우들의 수상 소감 등 다양한 이슈들이 전달되었기에 이제는 더 나올 뉴스가 없겠구나~ 했는데, 유세장에서의 미국 대통령의 언급 때문에 한동안은 더 회자가 될 것 같네요. 국내든 해외든 무턱대고 상대를 깎아내리는 언행은 좀 자제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술은 순수하게 예술 차원으로 근거가 있는 비평을 하셨으면 좋겠고요.

어쨌든 위너는 parasite!


"I think we use only just one language, the Cinema"

(우리는 한 가지 언어만 사용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영화죠.)


- 2020년 1월. 7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수상 소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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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미에르 포스터 출처: (좌)https://ko.wikipedia.org/wiki/ (우)https://www.imdb.com/title/


세계 최초 상업 영화로 알려진 뤼미에르 형제(오귀스트 마리 루이 니콜라 뤼미에르 Auguste Marie Louis Nicholas Lumière(1862-1954), 루이 장 뤼미에르 Louis Jean Lumière(1864-1948)의 <시오타 역으로 들어오는 열차(L'Arrivée d'un Train en Gare de la Ciotat)>는 상영시간이 불과 50여 초입니다. 1895년 12월 28일 오후 9시 프랑스 파리 그랑 카페에는 33명의 남녀가 입장료 1프랑을 내고 앉아 영화 상영을 기다리고 있었죠. 특별한 스토리 없이 열차가 역 안으로 진입하는 장면으로 구성된 이 영화를 처음 접한 그들은, 마치 기차가 화면을 뚫고 돌진하는 것 같은 착시와 공포를 느껴 자리를 피했다고 합니다. 뤼미에르 형제가 개발한 시네마토그래프는 cinematograph는 세계 최초 영사기 겸 영화 촬영기로, 에디슨 Thomas Alva Edison(1847-1931)과 딕슨 William Kennedy Laurie Dickson(1860-1935)이 1889년에 발명한 일인 일회용 영화 감상 기구인 키네토스코프 kinetoscope에서 착안해 만들었다고 하죠. 동전 하나를 넣고 약 30초 동안 활동사진의 내용을 들여다보는 구조의 키네토스코프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연한 커런트 워(The current war, 2017)에도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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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의미적 구토> 개봉 광고 뉴스 출처: 매일신보 (우) 단성사 서편제 영화 상영장 모습 출처: http://m.biz.khan.co.kr/view.html?art_id=201


한국 영화사 100년의 시작은 1919년 10월 27일 단성사에서 상영된 김도산金陶山(1891-1921) 감독·각본·연출·주연의 최초 연쇄 활동 사진극 <의리적 구토 義理的仇討>입니다. 연극인으로 더 잘 알려진 그에게 단성사 사주인 박승필(1875-1932)이 제작 출자하여 탄생한 영화죠. 연쇄극(키노드라마)은(는) 무대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야외 장면이나 활극 장면을 영화로 찍어 연극 중 무대 위 스크린에 삽입한 형태이기에 영화보다는 연극적 기법이 더 많이 사용된 <의리적 구토>를 한국 영화 산업의 시초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이견은 존재합니다. 게다가 당시 국내에서는 촬영과 편집 관련 기술을 갖추지 못한 때라 일본인 스태프의 도움을 받았는데,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선 자본과 조선인 스태프만으로 제작된 <장화 홍련>(1924)을 최초의 영화로 보자는 시각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1962년 영화의 날 제정 위원회에서는 김도산 감독의 <의리적 구토>를 한국 영화 제1호로 지정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66년부터 영화의 날 역시 단성사 개봉일에 맞춘 10월 27일로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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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성사 영화 역사관 개관식 보도 사진 출처: 연합뉴스, 뉴시스


단성사는 1907년 2층 목조 건물로 지어져 1910년 일본인에게 넘어갔다가 다시 1910년 중반 한국인이 인수해 상설 영화관으로 개축합니다. 1919년 <의리적 구토>, 1924년 단성사 촬영부가 제작한 <장화 홍련>, 1926년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 1935년 첫 발성영화 <춘향전>, 1977년 <겨울여자>, 1990년 <장군의 아들>, 2008년 한국 영화 사상 첫 100만 관객을 돌파한 임권택(1936-) 감독의 <서편제> 등을 이곳에서 상영했죠. 2005년 복합 상영관으로 재개관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결국 2008년 경영난으로 인한 부도로 단성사는 문을 닫게 됩니다. 다행히 2019년에 영화 역사관으로 재개관함에 따라 영화 100년 사에 귀중한 장소에 대한 기억과 기록이 보존될 수 있었죠.


단성사에서 상영된 국내외 영화들이 다 의미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한국 영화의 흥행 기록을 이어갔던 1977년 <겨울여자>, 1990년 <장군의 아들>, 2008년 <서편제> 등은 모두 단성사에서 단독 개봉한 영화라고 합니다. 특히 <장군의 아들>과 <서편제> 상영 당시에는 밀려드는 관객으로 단성사 현관문이 부서질 정도였고, 영화를 보려는 관객이 종로 2가까지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고 해요. 더욱이 <서편제>는 개봉 첫 주 객석의 반도 채우지 못하다가 관람 이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6개월 동안 상영된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해 국내 영화계 최다 수상은 물론 영화뿐만 아니라 판소리 강좌 및 국악 공연까지 이어져 한국 전통예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도 톡톡히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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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한국 영화계의 거장으로 꼽기에 누구도 이견이 없을 임권택 감독은 현재까지 100편이 넘는 영화를 제작 감독해 왔습니다. 자신의 영화가 '시행착오'를 통해 완성되었다고 말하는 그의 작품들을 보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을 반증하듯 <만다라>(1981),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 <서편제>(1993), <취화선>(2002) 등 한국 문화를 소재로 다룬 영화들이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가져왔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수의 작품을 해온 만큼 그가 찍은 영화만 쭉 톺아봐도 충분히 한국 영화 50년 사의 흐름은 파악될 거 같아요. 비록 초창기 영화가 '시행착오'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그 경험을 통해 '그'의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니 충분히 가치가 있는 거고요.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소감에서 마틴 스콜세지 Martin Marcantonio Luciano Scorsese(1926-) 감독에게 헌사한 존경의 말을, 우리 영화감독들도 꼭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꼭 그렇게 알려진 무대가 아니더라도, 늘 존경받고 배우고 싶은 사람으로 우리나라 감독들을 지명하면 정말 뿌듯할 거 같거든요. 아카데미 실황중계를 보고 있다가 저 역시 그 대목에서 울컥했었으니 당사자는 얼마나 좋았을까요. 흔히 말하는 '내가 인생을 잘 못 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단연코 최고의 명장면, 감동 실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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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소감 장면 이미지 출처: abc, AFPB NEWS


″어렸을 때 제가 영화 공부할 때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었는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그 말을 하신 분이 있었는데요.

That quote was from our great Martin Scorsese.

(그 말은 우리의 위대한 마틴 스콜세지가 한 말이었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마틴의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도 영광인데

제가 상을 받을 줄 전혀 몰랐었고요.”

- 92회 아카데미 작품상 봉준호 감독 수상 소감 중


위 말이 방송으로 전해진 이후,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의 원전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분들이 많았더라고요. ㅎㅎㅎ 저 역시 다음날 찾아봤었는데, 이미 기사화되어 더 찾진 않았습니다. 요약하자면 한국 언론과의 미국 현지 회견에서 "데이비드 톰슨이 쓴 책에서 밑줄 쳤던 문구"라고 밝혔고 그가 언급한 책은 영국의 영화 평론가인 데이비드 톰슨과 이언 크리스티가 함께 펴낸 『스콜세지 온 스콜세지(scorsese on scorsese 』(『비열한 거리-마틴 스콜세지: 영화로서의 삶』으로 번역 출간(1994))에는 그의 언급 내용과 일치하는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저자들(펴낸이)이 쓴 이 책의 서문에 비슷한 내용이 나오긴 하는데요, 평소 영화 제작에 '개인적인 것'과 '경험'을 중시한 스콜세지의 철학을 재해석해서 전해진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뉘앙스는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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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이미지 출처: NEON official twitter


영화 <기생충>은 각국에서 제작된 포스터 역시 주목을 받았는데요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이 포스터는 이미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인기라고 하죠.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담고 있는 개성적인 포스터들이 많으니 기회가 되면 어떤 것들이 더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또 2020년 12월에는 오스카 박물관이 개관한다고 하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자랑스러운 '기생충'의 흔적도 오롯이 느껴보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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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미지 출처: 연합뉴스


지금, 우리가 조금 힘든 상황이지만 모두 함께 잘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오늘도 힘내시고 내일도 힘차게!

곧 예전 같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거니까요.

모두 모두 힘내세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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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parasite-movie.com/home/

https://www.oscars.org/

https://www.festival-cannes.com/en/

https://m.yna.co.kr/view/AKR20200211147900502

http://site.laboca.co.uk/

http://www.mariebergeron.com/

https://www.gregthings.com/

https://www.bbc.com/korean/news-51102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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