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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마우리치오 카텔란》LEEUM, (~07.16)

전시 이야기

《WE-마우리치오 카텔란》 리움(LEEUM) 미술관(2023.01.31 ~ 07.16)


세상에서 가장 비싼 바나나가 서울에 왔습니다. 


2019년 아트 바젤 마이애미 당시, 평범한 바나나 한 개를 보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으로 몰려듭니다. 이 보통의 바나나는 갤러리 부스 벽에 덕트 테이프로 붙여져 출품된 '작품'으로, 일반 바나나를 출품한 것 자체로도 뒤샹의 레디메이드 작품 <샘>을 상기시키며 화제가 되었지만, 한 행위예술가가 배고픔을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이 바나나를 떼어먹은 순간,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죠. <코미디언>이라 명명된 이 작품은, ‘예술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재고하게 한 '작품의 개념’이 비싼 가격에 팔리면서 더 알려졌는데, 당시 판매 가격이 12만 달러, 한화로 약 1억 4천만 원입니다. 

미술관 로비 및 전시 배너  ©네버레스홀리다

오늘 소개할 전시가 바로 그 바나나를 출품한 작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1960~, 이탈리아)의 《 We(우리)》입니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처음 열린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개인전이자 2011년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 회고전 《마우리치오 카텔란: 올’(Maurizio Cattelan: Al)》이후 첫 대규모 전시입니다. 리움미술관 로비와 현대미술 상설전시장 1층, 중층, 2층에서 조각, 설치, 벽화, 사진 등 총 38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1월 31일 개막 후 이미 입소문을 타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어요. 무료 관람이지만 리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사전예약을 해야 하고, 예약이 확정되면 관람 전날 문자메시지로 입장 QR이 전송됩니다. 치열한 사전예약 장벽을 넘어야 하지만, 그 고비만 넘기면 만족도는 배가 됩니다. 

(좌상단) <코미디언>(2019) © 네버레스홀리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전시 《 WE 》는 ‘우리는 누구인가’, ‘어떻게 우리가 되는가’, ‘관계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전시입니다. 워낙 폭넓게 작품의 소재를 채택하고 구상 조각에 풍자적 의미를 담다 보니, 작품의 배경을 잘 모르고 전시를 보면 작품이 어렵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습니다. 리플릿은 따로 없지만 전시장 작품마다 설명 QR이 있어 궁금한 점은 바로 해소할 수 있는데, 풀이 자체가 더 어려운 설명도 있습니다. 제도와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작품은, 역설적 유머와 특유의 재치로 종교, 정치, 사회, 미술계의 고정관념과 대상의 권위를 무너뜨리며 “왜?”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냅니다. 그러다 보니. 작품을 마주하며 "왜?"라는 질문을 스스로 많이 할수록 작품에 더 가깝게 가게 되죠. 외관상 기괴하거나 잔혹하다 싶은 작품들도 있지만, 궁금증을 자아내는 유머러스한 설치 작품들도 많다 보니, 아이들부터 성인들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찰리>, 노숙자를 작품화 한 <동훈과 준호>  © 네버레스홀리다

 그의 대표작으로 꾸며진 이번 전시엔, 앞서 말한 바나나 작품 <코미디언>도 있습니다. 독학으로 예술계에 입문해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현대미술작가로 우뚝 서기까지의 그의 작품들은 미술관 로비에서부터 관람객을 맞이하는데, 전시 제목에 사뿐히 앉아 있는 비둘기 떼, 미술관 입구에 누워있거나 로비 기둥에 기대어 앉은 노숙자, 자전거를 타고 요리조리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꼬마 아이가 모두 출품작입니다.

전시 작품들 ©네버레스홀리다

전시장은 한마디로 테마파크 같습니다. 이 안에는 호러, 멜로, 유머가 다 담겨있죠, 노스탤지어(향수), 풍자, 교훈까지도요. 작품이 조금 엽기적인 부분들도 있어서 은근 대리만족이 되는 포인트가 있고, 유머가 담겨있어 신나기도 하고, 교감이 느껴져 마음이 쓰이기도 하는 등 여러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아요. 그중에서도 저는 실제 전시장 바닥을 뚫고 서서 주변을 응시하고 있는 조각상 <무제>(2001), 침대에 나란히 누운 두 사람 <우리>(2010), 히틀러의 모습을 형상화한 <그>(2001)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형태적으로 또 의미적으로. 


<무제>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Museum Boijmans Van Beuningen)에서 첫 선을 보였는데, 당시 18세기 네덜란드 대가의 회화가 잔뜩 걸린 방에 설치되어, 침입 목적에 대한 다양한 상상을 불러일으킨 작품입니다. 사진으로 처음 봤을 땐 그림을 훔치려고 들어온 침입자 같았는데, 리움 전시장에서 보니 또 느낌이 다르더라고요. 리움은 열린 공간이라, 작품과 눈이 마주칠 때 느끼는 관람객의 심리 변화 쪽에 기획의도가 더 집중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거든요. 각도를 달리하며 작품을 보다 보면 그때마다의 다른 생각들이 덧붙여지는데, 확실한 건 저 작품과 같은 위치에서 관람객과 전시공간을 바라봐야 작가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멀리서 보면 얼굴과 두 손만 삐죽 내민 것 같은데 가까이 가보면 서 있는 전신상으로, 꽤 깊게 바닥을 파서 나중에 어떻게 메꾸려나... 하는 불필요한 걱정도 어김없이 찾아듭니다.ㅎ 


작가는 주로 작품명에서 전시명을 가져옵니다. 두 남성이 침대 위에 누워있는 작품 <우리>도 그런 예시죠. 양복을 입고 누운 두 남자의 모습은 영국의 전위미술작가인 길버트 앤 조지가 침대 위에서 찍은 사진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길버트 앤 조지는, 민중을 위한 시위와 혁명에 참여했음에도,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처참히 처형당한 스페인 문학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ía Lorca, 1989~1936)의 삶을 추적했다고 해요. 그 과정에서 가르시아의 집을 발견하고 그의 침대 위에 누워 사진을 찍었죠. 이를 잡지로 접한 마우리치오는 자신을 닮은 조각 두 개를 만들어 침대에 눕혔는데, 그 작품이 바로 <우리>입니다. 완전 실제 사이즈가 아닌 60% 정도 축소된 크기지만, 나란히 누운 조각상을 마주하고 있으면 기분이 묘해요. 분명 눈을 뜨고 있는데, 살아있는 듯한 느낌은 아니거든요. 작가는 한 인터뷰를 통해 " 작품은 단순히 '나'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모든 사람들에 관한 것이다. 작품의 마스크로 사용하기에 가장 쉽고 편할 것 같아서 내 얼굴을 택한 것뿐. 작품 속 얼굴이 사악해 보이는 건 우리 안에 작은 악마를 하나씩 갖고 있기 때문이고, 슬퍼 보이는 건 누구나 외로움이나 슬픔의 덩어리를 안고 있기 때문일 거다. 내 작업은 우리 안에 있는 다양한 감정과 기억, 그리고 경험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품의 주제가 죽음이나 어린 시절, 슬픔, 자살에 관한 것들이 대부분인지도 모르겠다. 그 누구도 그런 문제들에 대한 실타래를 풀 수 없다"라며 자신의 얼굴을 작품에 담은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죠. 


벽을 바라보며, 관객에게 등을 보인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아돌프 히틀러입니다. 다른 점이라면, 어린아이 같은 작은 체구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으고 있다는 거죠. 2001년 스웨덴 미술관에서 전시 제의를 받고 만든 작품으로, 그는 스웨덴이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뒤로는 나치를 도운 것을 이 작품을 통해 비판했다고 해요. 그러면서, 역사는 히틀러의 부정적인 면만 강조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양면성이 있듯이 그에게도 좋은 면이 있었을 것이라며, 대상에 대한 대중적 평가를 환기시킵니다. 

전시 작품들©네버레스홀리다

붉은색 바닥이 인상적인 2층 전시장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시신처럼 바닥에 나란히 놓인 아홉 개의 카라라 대리석 조각 작품 <모두>(2007)로 제일 먼저 시선이 모여집니다. 코로나는 물론 현재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까지 비극적인 사건이 국내외에 끊이지 않다 보니 매체상에서 시신이나 장례 풍경을 보는 일에 익숙해졌고, 그런 이유인지 저 작품을 시신이 아닌 다른 것으로 상상하기는 어렵더라고요. 어떤 사연으로 희생된 분들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붉은색 바닥에 놓인 새하얀 조각이 주는 비장미, 숭고미 등이 느껴졌던 작품입니다. 카라라 Carrara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의 도시로, 고대 로마 때부터 최상의 품질을 자랑한 대리석이 채석된 곳입니다. 미켈란젤로나 헨리 무어 등의 세계적인 조각가도 이곳의 대리석으로 작품을 만들었어요. 


카텔란의 작품 중엔 유독, 어디 걸려있거나, 일정 부분이 잘려있거나, 구속받고 있거나, 학대당하는 듯한 작품이 많습니다. 다 사연이 있지만, 그 사연을 모르면 예상치 못한 잔혹함에 당황할 수밖에 없죠. 

후드 티를 입고 책상에 앉은 <찰리는 서핑을 안 하잖아(Charlie Don’t Surf)> 역시 범상치 않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책상 위로 꺼내 놓은 소년의 양 손등을 연필이 수직으로 관통했거든요. 작가는 어린 시절 자화상에 해당하는 작업의 제목에 ‘찰리’라는 이름을 붙이는데, 같은 맥락에서 이 작품 역시 유년 시절 학교라는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자신의 경험을 빗대었다고 볼 수 있죠. 앞으로 창창한 미래가 펼쳐질 소년이지만, 현실은 스스로 혹은 타인에 의한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을 꼬집기도 하고요. 관련 기사에 따르면 이 작품의 제목은, 베트남 전쟁을 다룬 1979년 영화 '지옥의 묵시록(Apocalypse Now)'에 등장한 유명한 대사와 같다는데, '전쟁광이자 서핑광인 미군 킬고어 중령이 내뱉은 이 대사에서 ‘찰리’는 베트남 게릴라 부대를 뜻하고,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점령한 영역을 마땅히 즐기겠다는 잔혹함을 암시한다'라고 합니다.


미국 사진가 프란체스카 우드먼(Francesca Woodman, 1958-1981)의 흑백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무제> 역시 심리적 불편함을 불러옵니다. 작품 운송 상자엔 한 여성이 등을 보이며, 말 그대로 '고정'되어 있거든요. 카텔란은 우드먼이 두 팔로 문간에 매달려 있는 사진 작품 <무제>(1977-1978)에 매료되어 사진 속 인물을 실물 크기 모형으로 만들었다고 해요. 이 작품을 처음 선보일 때는 사진과 마찬가지로 모형이 문간에 매달린 모습으로 설치했지만, 엎드린 채 상자에 고정된 작품의 모습에 더 끌려 이후부터는 나무틀까지 통째로 전시하게 되었다고 하죠. 원본 사진에는 빈 의자를 두어 '자살'을 암시한 듯하지만, 설치작품 속 인물의 자세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도상을 떠올리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프란체크사 우드먼의 사진은 검색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으니 한번 찾아보길 권해드립니다. 

<무제> (2018),  <아홉 번째 시간>(1999)©네버레스홀리다

2층 전시장엔 줄을 서서 대기 후 봐야 하는 작품도 있습니다. 가건물로 세워져 그냥 봤을 땐 '뭐 별거 있겠어?'싶은데, 별거 있습니다! 내부 수용인원이 4,5명 정도인 이 작품은, 바티칸 시스티나 예배당 안 미켈란젤로가 그린 천장화를 그대로 재현한 축소 공간 <무제> (2018)로, 그 맞은편엔 운석을 맞아 쓰러진 교황을 소재로 한 <아홉 번째 시간>(1999)이 있습니다. 가건물 안에 들어가면 그 현란한 색채와 도상들 때문에 마치 만화경 속에 들어온 듯한 황홀경이 펼쳐지는데, 실제로 이 예배당에 간다 해도 많은 관람객 때문에 제대로 못 볼 그림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죠. 원작의 아우라를 제대로 옮겨오다 보니, 이 공간에 들어서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찍고 싶은 유혹을 참을 수가 없거든요. 


<아홉 번째 시간>(1999)의 운석에 깔린 인물은 등신대로 제작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입니다. 이 작품이 전시회에 출품되었을 때, 요한 바오로 2세의 모국인 폴란드는 물론 교황청과 가톨릭교도의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고 하죠. 폴란드 의원 두 명은 교황의 다리에 떨어진 운석을 치우고 서있는 자세로 조각상을 세우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한 에피소드도 유명하고요.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런 논란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종교 모욕이 아닌 교황도 다른 인간처럼 아픔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려 했다'라고 제작 의도를 밝혔는데, 그런 이슈 덕분인지, 두 개의 버전으로 제작된 이 작품의 첫 번째 버전은 2001년 5월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되어 예상가 USD 400,000 – USD 600,000를 훨씬 뛰어넘은 USD 886,000원에 낙찰되었습니다. 두 작품은 얼굴과 의상만 조금 달라요. 

전시 출품작 © 네버레스홀리다

뉴욕 경찰 제복을 입고 거꾸로 서있는 <프랭크와 제이미>는 9.11 테러 직후 뉴욕의 대표 갤러리 중 하나인 마리안 굿맨 갤러리(Marian Goodman Gallery)에서 첫 선을 보인 작품입니다. 그러다 보니 공권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인 두 경찰의 모습은, 시기적으로 무너진 쌍둥이 빌딩과 테러로부터 국민을 지키지 못한 공권력의 실패 등을 충분히 연상시킬 수 있었죠. 작품이 선보인 시기에 따라 비슷한 맥락을 지닌 사건들이 투영되는 이 작품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데, 리움 위치가 그곳에서 멀지 않은 한남동이다 보니 최근의 일어난 참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출품작 © 네버레스홀리다

동물을 소재로 한 작품도 많습니다. 동물 자체에 덧입혀진 안 좋은 의미들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슬픔과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죠. 어릴 때 작가가 살던 집의 부엌을 본 따 만든 <비디비도비디부>(1996)에는 자살한 다람쥐가 등장하는데, 작가는 어릴 때 겪은 좋지 않은 기억을 다람쥐라는 오브제에 담았다고 해요. 작품 제목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신데렐라'에서 누더기 소녀를 공주로 변신시킨 요정 대모의 주문 ‘비비디 바비디 부’에서 가져왔다는데, 이상과 현실의 다름을 이렇게 역설적으로 보여주네요. 


이외에도 '누구나 알고 있지만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문제를 이르는 숙어인 '방 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를 흰 천을 뒤집어쓴 코끼리로 구현한 <사랑이 두렵지 않다>, 한 남자와 개가 서로를 마주하고 죽은 듯 누워있는 카라라 대리석 조각 <숨>, 두 마리의 골든 레트리버가 한 마리의 병아리를 보호해 주는 <무제>, 그림형제의 동화 <브레멘 음악대>를 패러디한 <사랑은 영원히 지속된다>, 전시장 곳곳을 가득 채우고 있는 비둘기들까지, 볼 것도, 시사하는 바도 큰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미술관 안에서 자전거를 타고 마음껏 돌아다녀도 제재를 받지 않는 <찰리> ©네버레스홀리다

1층에서 전시를 보다 보면 어디선가 '찰리(Charlie)'가 나타납니다. 찰리는 작가의 어린 시절이 투영된 캐릭터로, 미술관에서 자전거를 타고 전시장과 로비를 누빌 수 있는 유일한 존재죠. 큰 소음 없이 다가와서 가까이 와있는 줄 모르다가 어느 순간 곁에 있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면 뭔가에 홀린 듯 찰리의 뒤를 계속 밟게 됩니다.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르는 것처럼요. 현장 스태프가 따라다니며 찰리를 조종? 하는데, 알면서도 마냥 신기해서 바라보게 돼요. 사람과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면서 사람들 사이에 침투하는 능력도, 속도를 조절하며 관객을 홀리는 솜씨도 상당한 찰리는, 로비를 한 바퀴 돈 후 출구 쪽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지는데, 그때까진 정말 다른 곳에 시선을 둘 여유가 없습니다. 


그밖에, 고미술 상설전도 무료 관람입니다. 홈페이지에서 예약 후 동일한 방법으로 관람하면 되는데, 미우라치오 전시 예약에 성공했다면 별도 예약 없이 동일 QR로 입장 가능해요. 고미술 소장품 전시장인 M1은 총 4층으로, 각 층별 주제에 맞춰 선별된 120여 점의 작품을 전시 중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간 후 4층 고려 시대 청자, 3층 조선시대 분청사기와 백자, 2층 고서화, 1층 불교미술, 금속공예, 나전칠기를 보고 출구로 나오면 됩니다. 고미술 상설전은 수준 높은 유물들 외에 4층부터 내려오는 계단 벽면 창마다 설치된 필름에서 뿜어내는 오색 빛의 파동이 인상적인 김수자의 <호흡>(2021)과 1층 계단에 설치된 올라퍼 엘리아슨의 <중력의 계단>(2014)이 방문객의 큰 사랑을 받고 있으니, 이 작품들도 꼭 보셔야 하고요. 리움 관련해서는 제 지난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입춘이 지나서 그런가, 확실히 추운 기운은 덜합니다. 이러다 꽃샘추위 한번 휘몰아치고, 미세먼지의 두꺼운 장벽이 사라져야 비로소 완연한 봄이구나~를 느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조금만 기다리면 생기 있는 무언가를 눈에 가득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매년 오는 봄이지만 또 기대가 되네요.


여러분들께도 기분 좋은 일들이 늘 가득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지진 피해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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