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시작하며 느낀 점이 있다.
땀을 흘려야만 얻어지는 것이 있다.
생생한 고통의 감각이 깨어나고 움직이는 육체 안에서 현재를 느낀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동작을 한다고 해서 같은 삶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었다. 반복동작은 한 번마다 매 순간 의도를 가지고 힘을 들이는 시도의 연속이다.
운동을 할 때만큼 시간을 명료하게 인식한 적이 없다. 삶은 이제 계획이나 시스템이 아니다. 고통 없이 하얗게 표백된 시스템을 완성할 필요도, 쾌적하고 편리한 공간을 찾을 필요도, 구미에 맞는 대상을 찾을 필요도 없다. 외부사건과 타인의 기준은 몸 밖으로 밀려나간다. 부서진 세계에서 짐승처럼 포효하더라도 자기 자신이 되고자 하는 힘이 안에서부터 자라난다.
결국 운동도 나를 발견하는 공부 다름 아니다. 나를 발견한다는 건 고정불변한 나를 지키는 것이 아니다. 삶은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쌓아 올린 성곽의 문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것, 내가 원하는 것만 안으로 들이고자 해도 삶이 그렇게 내버려 두지는 않는다. 삶이 나에게 가장 좋은 것을 줄 때 나는 가장 무지했었고, 두렵고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삶이 내게 남긴 선물은 꼭 있었다.
끝내 인간은 기질대로, 생겨먹은 대로 살아갈 것인데, 내 수준에 삶을 끌어들이지 않고 매 순간 생성되는 찰나 속에서 나의 경향성을 이해하고 변화 또한 수용하는 것이 '나를 찾는 길'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운동은 고통의 감각으로 내가 아닌 것을 자연스레 털어내 나의 기질을 드러나게 하고, 무한한 현재를 능동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