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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ChoiceIsMine Oct 17. 2022

[라오스 일상] 이들이 좋아하는 것

오늘도 들린다, 금요일 저녁 즈음이 되면 어김없이 들리는 노래방 소리. 

라오스 사람들은 조용조용하고 얼굴을 미소를 띄우며 목소리를 높이는 법이 없고, 일을 하다가 뭔가 부딛혀 의도치않게 큰 소리가 나면 본인이 더 놀라서 "헉"하며 다시 민망한 미소를 짖는다.

동남아를 여행하면서 노래가 좋다라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라오스 가요는 귀에 착 감긴다, 약간 우리나라 7080 감성이랄까...

이 노래방 소리는 우리나라 그것처럼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거나 팔짝팔짝 뛰는 소리는 아니다. 발라드 느낌인데 음악이 절대 끊기지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 라오스 사람들과 노래방을 가봐도 누가 순서를 정한 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돌아가면서 노래는 계속된다. 



처음 이 집에 이사와서 며칠 후 어디선가 노래방 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그 소리가 그 날은 왜 그렇게 거슬렸을까? 처음이라 그랬을까? 밤 11시가 되었는데도 계속 되고, 아이는 잠을 못자겠다고 징징댄다. 

아마 많은 엄마들이 아이가 힘들어하면 폭발하는 것 같다.

그 노래소리가 밤 12시를 넘었을 때, 나는 참지 못하고 이 집을 소개해준 부동산 업자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부동산 업자로부터 온 대답은 이렇다.

그런 일이 발생해서 미안해.

이것은 일반적이지 않은 일이야. 

라오스 어디든지 가라오케가 있지만, 사람들은 제한시간을 알고 그 시간 이후에는 다른 이를 방해하지않아.

집주인이 이 일에 대해 동네 이장님(Village chief)과 의논할거야.


그 후 다행히 잠을 방해하는 음악소리는 한동안 들리지 않았다.



저녁 운동을 가는 길에 만나는 동네 아저씨가 있다.

이 아저씨는 어쩔 때는 윗옷을 입고, 날이 더운 날은 웃통을 벗고 있고 

대부분은 기타를 들고 있고, 아닐 때도 있지만 

항상 그를 둘러싼 친구들에게 노래를 하고 친구들은 그걸 듣고 있다.

나도 지나가면서 귀동냥을 하는데 아저씨 노래는 즐겁고 아주 여유롭다. 진정한 프로!

참, 빙 둘러앉은 식탁에 노래와 함께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얼음 동동 띄운 라오 맥주~


지나가면서 보던 아들이 

이렇게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친구들하고 노래부르며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한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참한 지인이 있다.

이 지인에게는 반전이 있으니, 

라오스 지방 출장 일정이라는 것이 저녁에 로컬 음식을 먹은 후 자연스럽게 노래방 기기를 틀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노래는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수순인데..

이 참한 지인이 춤까지 곁들여 원더걸스의 "노바디 노바디 노바디 원츄~~" 를 불렀으니 라오스 사람들의 눈에서 하트 뿅뿅 ❤️❤️❤️

그 다음에 같은 지방으로 다시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저녁 먹은 후 

우리, 오늘도 노바디 들을 수 있겠지? 

하며 너무 기대를 하더란다.


왠지 오늘은 막내와 함께 노바디를 연습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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