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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ChoiceIsMine Sep 27. 2022

[라오스 일상] 라오스에서 살기는 쉽지 않아

라오스에서 영국 비자 받기

첫째가 대학을 간다. 한국으로 가기를 바랬지만 아이 교육은 내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듯 아이는 영국에 있는 대학에 합격되었다. 예전부터 기숙사가 있는 대학에 다니고 싶다고 했을 때, 이 아이가 왜 이럴까...내가 너무 잔소리를 했나... 반성하곤 했었는데 정말 기숙사 있는 대학으로 가는구나.


아이가 영국 학교로 가기로 결정된 후, 꽤 쌀쌀맞은 성격의 아이가 따스해졌다. 잠도 혼자만 자고 누구와 함께 자는 것을 싫어했는데 이제는 막내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잔다. 자기 공부하기 바빠 동생들은 쳐다보지 못하는 것 같더니 막내의 수학 공부를 하루에 30분씩 시키고 있다(이건 정말 내공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칭찬한다). 가끔 내가 이상한 소리를 하면 예전에 아니라고 쏘아붙이더니 이제는 어깨를 주무르며 그건 아니라고 한다. 이 녀석..어른이 되어가고 있구나 싶다.


떠나보내려니 더 애뜻해 영국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함께 지내고자 우리가 이번에 살게 된 라오스에 함께 왔다. 대학 학기 시작 날짜를 고려하여 영국 비자를 9월에 받아야 하는데, 그것은 라오스에 가서 받으면 되지..했다. 설사 라오스에서 받기 어렵더라고 옆의 태국 넘어가서 받으면 될꺼라고 생각했는데 안일한 착각이었다.


일단 영국 학생비자를 신청할 수 있는 나라의 조건이, 본인이 태어난 나라 아니면 거주허가증이 발행된 나라여야 하는데 우리는 이 곳에 온지 2주밖에 되지 않아 아직 거주허가증이 진행 단계였고, 거주허가증이 빨리 나오더라도, 비자 신청이 가능한 날짜가 이주일 후인 9월 13일 하루밖에 없었다. 13일에 신청하면 보통 2주가 걸린다는데 그럼 너무 늦고, 그런 사람들을 위해 5일만에 비자가 나오는 신속과정이 있는데 이찌된 일인지 라오스 싸이트에서는 그 부분이 클릭이 안된다. 전화를 해서 물어보고 싶은데 공식 싸이트에 나와있는 전화번호는 전화를 받지 않고, 사무실을 찾아 갔으나 간판도 없는 일반 건물이다.

이걸 어쩌나... 속을 태우다가 라오스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페이스북 그릅에 영국비자 센터에 대해서 문의했더니 딸깍! 한 분이 답변을 주시는데 그 사무실은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곳이 아니다. 

어째든 우리는 다음날 아침 일찍 그 사무실을 찾는다. 이곳은 영국비자 뿐만 아니라 유럽 여러나라의 비자신청을 대행해주고 있는 곳이었다. 오랜만에 라오스에서 새하얀 인테리어에 에어컨 빵빵 돌어가는 사무실에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을 만났다. 그 분 왈 "라오스에서 영국 비자를 신청하면 가장 빠른 날짜는 9월 13일이며, 비자가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빠르면 3주 느리면 8주까지 걸리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본인들도 장담못하며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는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후 유럽의 나라들이 난민 비자발급이 몰려 학생비자 발급이 이렇게 오래걸린다고 하며, 5일 신속비자 발급 서비스는 라오스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옆나라 태국 또한 별로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해주었다. 라오스에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확인 후 한국가는 비행기표를 끊는다. 

일단 한국에서 비자를 받기로 하고 아이는 한국 싸이트에 들어가 비자 신청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그런데 아이가 "엄마, 이것 봐요" 한다. 

라오스에서 영국비자를 신청했을 때는 업로드해야 하는 서류가 출생증명서, 경제능력 입증서류, 영어능력 입증서류, 여권사본, 성적증명서...등등 너무 길었는데 똑같은 한국 사람이 한국에서 비자 신청을 했을 때 업로드해야 하는 서류는 여권사본 딱 하나!

그리고 매일매일 비자 신청이 가능하며 5일 신속 발급 서비스도 당연히 가능한 것이다.


라오스 사람이 외국에 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번에 실감하였고

능력이 되는 라오스인이 이러한 절차상의 문제로 꿈을 잃을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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