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재택근무가 지속되다보니 아이들이 학교있는 시간 내내 집에서 일을 있다가
막내가 하교하는 시간에 데리러 가는 것이 나의 거의 유일한 평일 낮시간 외출이다.
너무 컴퓨터만 붙잡고 있다보니
어느 순간 내가 이렇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5천만년 후에 인간은 뇌만 기형적으로 발달하고,
극도로 발달하는 뇌기능 덕분에 초능력을 갖게 될 거라는데...
초능력은 되었으니...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자전거를 타고 아이와 집으로 오는 길에 수레가 실려있는 야채와 과일들, 동네 길 앞에 있는 좌판에 무더기로 쌓여있는 초록색, 노란색 바나나가 눈에 띈다.
저녁에 D mart 에 가서 한국, 중국, 캐나다 아니면 태국과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것들만 잔뜩 살 것이 아니라, 가끔 장바구니 들고 동네 앞 수레들과 좌판들을 어슬렁거려봐야 겠다.
아침저녁 날씨가 조금씩 선선해짐에 따라 남편은 회사를 걸어서 출퇴근하고 있다.
차로는 2.3km이지만 지름길을 이용하면 도보로 1km 정도 되는 거리이다.
어제는 남편이 퇴근할 시간이 되었는데도 오지 않아 전화를 했더니 길을 잃었다는 것이다.
요즘 구글 Map도 잘 되어있고, 데이터가 안되는 환경에서는 Maps.Me도 아주 좋은데 무슨 일?
차량때문에 길에 먼지가 많아 차가 안 다니는 작은 길로 들어섰다는데...
방향을 잠시 잃고
무엇보다 길거리의 큰 개들이 털을 세우고 경계하는 빛으로 짖어대는 통에 쫒겨다녔다나...
누군가는 라오스는 개도 착해 짖지도 않는다던데...
그 사이에 라오스의 개가 변해버린 거니?
아니면 냄새로 한국에서 온 신참이라는 걸 알고 낮선이에게 영역 표시를 제대로 한 건가?
오늘은 개한테 안 쫒기고 집에 잘 도착해야 할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