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우정을 나누길 바래.
카카오톡으로 2만원 입금했다.
오늘이 엄마 생일이잖아.
그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조각케익 하나 사서 커피 한잔과 함께 케익의 달콤함을 음미하면서 엄마의 생일을 축하해줄래?
이제 대학생쯤 되었으니 사사로운 잔소리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만...
이 이야기는 하고 싶은데...
전화로 하자니 좀 그렇고...
니가 행여나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좋겠구나.
요즘 많은 사람들을 만나더구나.
Buddy program, parents program, supervision program, international student meeting, 한국 학생들 모임...
외국 학생들이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학교에서 가족과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parents 라는 말을 쓰는 것도 고맙고, 학교 자체에서 만나고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시스템을 갖추어 놓은 것도 놀라워.
많이 내성적인 니가 주말마다 약속을 잡고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대견해.
예전에 자주 보지 않는 친척 가족을 만나고 난 후 니가 말했잖아.
"엄마 저는 사교 활동이 제일 어려운 거 같아요. 오늘은 이만 일찍 잘께요."
지금쯤은 조금씩 학교에 익숙해지고 꽤 많은 사람들도 만나보았을테니
이제는 니가 마음을 조금씩 열어보일 수 있고 때로는 기댈 수도 있고 실수를 해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나면 좋겠다.
여자 친구도 괜찮고 남자 친구라도 (이제는...) 괜찮을 것 같아.
생각해보면 엄마아빠도 니 나이에는 친구로 만났다가 결혼한 거잖아.
엄마는 인간관계에 많이 서툴러서 라오스로 옮긴 후 아직 제대로 아는 사람 하나 사귀지 못했고
니가 엄마한테 제일의 친구지만
좋은 친구를 사귄다면 너의 대학생활이 더 풍요로워질 것 같아.
어이, 딸, 겨울에 이 곳에 오면 엄마가 오늘 발견한 Joma Bakery에 같이 가자.
망고 Crumble 케익이 집에서 만든 것같은 단순하지만 깊은 맛에, 커피도 진하고 제대로더라.
니가 좋아하는 달달 도너츠들도 많아^^
보존제를 넣지 않은 통밀 식빵을 저녁에는 50% 할인해서 파는 것과 하얀 천을 덮어 커피잔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마음에 들고,
아빠와 함께 식빵을 자전거 앞 바구니에
싣고 천천히 돌아오는 오는 길도 포근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