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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ChoiceIsMine Dec 29. 2022

[라오스 문화] 장례문화

라오스 과외 선생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왔다.

그로부터 약 2주 후에 만나서 위로가 될 수 없겠지만 위로를 전하며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선생님의 아버지는 우돔싸이에 거주하시며 농사를 지으시는 56세로 평소에 건강하시며 특별한 지병이 없으셨던 분이다. 그런데 나가셨던 분이 밤사이 집에 돌아오시지 않자, 어머니가 찾으러 나가셨고 새벽에 밭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는 아버지를 발견하셨다고 한다.

라오스의 의료사정이 열악하여 간 쪽에 문제가 있는 것을 가족이나 본인이 모르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라오스는 전체 인구의 약 60%(2022년 기준)에서 66%(2010년 기준) 정도가 불교를 믿으며 소승불교가 가장 일반적인 분파이다. 불교에서는 환생을 믿으므로 장례식은 우리나라처럼 곡소리가 나는 슬픈 장면보다는 고인을 잘 보내드리고자 하는 의식인 듯하다.


라오스에 없는 것을 꼽으라면 바다, 동전, 경적소리, 상가의 울음소리가 없다고 한다. 라오스 사람들은 전통적인 불교의 윤회 사상을 믿는다. 죽은 사후의 시계가 현세보다 더 좋아지기 위해 끝없는 기도와 선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태어남은 업을 얻는 것이고 죽은 것은 업을 놓는 것이다. 라오 사람들은 삶과 죽음을 아주 가볍게 받아들인다. 아이가 태어난 집은 '흐안깜'이라고 부른다. '흐안'은 집이고, 깜은 '업, 업보'를 뜻한다. 아이가 태어난 집은 결론적으로 업보가 시작되는 집이란 뜻이다. 깜은 인도 범어 산스크리트어의 "까르마', 팔리어의 '깜마'에서 나온 말이다. 영어로 'karma'로 업, 인연, 운명을 뜻한다. 

사람이 죽은 집은 '흐안디'라고 한다. '흐안'은 집이고. '디'는 아주 좋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상가는 '좋은 집'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이승의 모든 업보를 놓고 좋은 내세의 세상으로 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디어붓, 2019년 10월 19일, '상가는 곡소리 없는 좋은 집' 참조]

선생님 집에는 아들이 셋이고 딸이 하나인데, 아들들은 머리와 눈썹을 깎고 승복으로 갈아입게 된다. 정말 머리를 밀고 온 선생님은 영락없이 스님 같아 보였다. 여자 가족들은 머리를 묶고 흰 옷을 입는다. 이러한 의식이 고인을 하늘로 더 가깝게 가게 해주고, 다음 생애에 더 많은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장례식에 지인으로 가게 된다면, 보통 검은 옷을 많이 입는데 이는 망자에 대한 존중을 보여준다고 한다.


보통 3일장을 치르는데 마지막 날 화장터가 있는 곳이나 절로 향한다.

승려들이 불경으로 화장을 인도한 후 여성 가족들이 장작더미에 불을 붙인다. 화장이 시작되면 상주들은 사진을 찍고, 이 시간이 되면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집으로 돌아간다. 상주도 고인의 사진을 모시고 집으로 돌아가고, 스님들은 절로 돌아간다. 시신이 모두 타고 난 후 인부들이 고인의 뼈를 모아 항아리에 담아 집으로 모셔다 드린다.

우리가 라오스 절을 방문하면 담벼락을 따라 화려한 탑 같은 것들이 늘어져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것이 자식으로서 마지막 효도로서 떠나신 부모님을 절에 모시는 납골탑이다. 이때 빈부의 격차를 볼 수 있는데, 부유할수록 납골탑은 화려하고 그렇지 못하면 절의 납골탑에 모시지 못할 수도 있다.


라오스 인들은 죽음과 장례에 관한 몇 가지 믿음이 존재하는데, 다음과 같다.

장례 기간 동안 식사로 먹기 위해 동물을 죽이지 않는다.

장례식 음식을 집으로 가져가지 않는다.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국수 요리를 피하는데 국수가 고인을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이전의 삶으로 묶을 수 있는 끈으로 믿기 때문이다.

가족, 지인들은 스님과 함께 흰 실을 잡고 불경을 암송하는데 이는 흰 실을 따라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장례식이 끝나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남혼'이라는 물로 손을 씻는데, 이렇게 손을 씻어야 망자의 혼이 사람들을 따라 집으로 돌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선생님이 짐작할 수도 없는 큰 슬픔을 잘 이겨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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