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나

by 정미숙

미영은 지독한 냄새에 얼굴을 찡그렸다. ‘이 냄새가 어디서 나는 걸까’ 그녀는 집안을 구석구석 뒤져보기 시작했다. 아무리 뒤져보았지만 냄새의 원인을 찾지 못했다. 결국 미영은 피곤함에 지쳐 바닥에 주저앉았다. 갑작스럽게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잠시 후, 미영은 다시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그녀는 어딘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남편 남수가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왔다. 집안은 마치 도둑이 들어온 것처럼 온통 난장판이었다.


“미영아. 미영아”


남수는 미영을 부르며 대답을 기다렸지만 대답이 없었다. 남수는 미영을 찾기 위해 이방 저 방을 돌아다녔다. 그녀의 흔적은 아무 곳에도 없었다. 그러다 소파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식탁 밑에 쪼그리고 앉아 떨고 있는 미영을 발견했다. 남수는 당황함에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는 몸을 일으켜 미영에게 다가갔다.


“미영아,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도둑이 들었어?”


미영은 남수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지독한 냄새가 나는데 어디서 나는지 찾을 수 없어.”


미영의 괴로워하자, 남수의 눈이 촉촉해졌다.


“내가 찾아볼게.”


남수는 미영을 꼭 안아주었다.


“미영아, 따뜻한 캐모마일차 한잔 마시고 잠깐 쉬어. 잠시 휴식을 취하면 마음이 진정될 거야.”


남수는 아이들이 학원에서 돌아오기 전에 집안을 정리했다. 밥을 하면서 남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또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이들 소리가 들린다.


“아빠, 일찍 왔네. 엄마는요?”


“엄마가 오늘 많이 힘들어서 지금 자고 있어. 너희들 저녁은 아빠가 만들어줄게.”


“엄마는 집에서 하는 일도 없으면서 왜 또 아파?”


“민서야, 엄마가 왜 하는 일이 없어. 우리 가족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루 종일 애쓰고 있어.”


민서는 평소와 달리 화를 내는 아빠의 모습에 당황해하며 방으로 들어갔다. 방문이 쾅하며 닫힌다. 재민은 아빠를 힐끔 쳐다보는 것 외에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남수는 물을 한잔 마시고 저녁을 차린다.


“재민, 민서야 나와서 저녁 먹어.”


아이들의 방문이 열리며 재민과 민서가 나온다.

식사를 하는 동안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재민과 민서는 다시 방으로 들어갔고, 남수는 설거지를 했다. 오랜만에 집안일을 해 본 남수는 고단함을 느낀다.


안방 문이 열리며 미영이 나온다.


“아이들 왔어? 저녁 준비 해야 하는데 너무 오래 잠들었네. 뭘 해 먹지?”


남수는 저녁을 고민하는 미영 곁으로 다가가 꼭 안아준다.


“왜 갑자기 안 하던 짓하고 그래.”


“아이들 밥은 내가 챙겨줬으니깐 걱정하지 마. 당신 배고프지 뭐 먹을래?”


“나는 별로 생각이 없네.”


“그럼 우리 잠깐 산책이라도 나갔다 올까?”


“그럴까. 사실 오늘 한 번도 밖에 안 나간 것 같아.”


미영은 냄새를 잊어버린 듯했다. 남수가 미영의 겉옷을 챙겨 밖으로 나간다.


바깥공기를 쐐자, 미영은 기분이 좋은지 옛날이야기를 한다.

남수는 그런 미영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우리 이 동네로 이사 온 지 10년이 넘었다.”


“시간이 그렇게 많이 흘렀구나.”


미영이 갑자기 초조해 보인다.


“미영아, 왜 그래?”


“저 남자가 자꾸만 나를 쳐다봐.”


미영이 가리키는 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남수는 미영과 미영이 가리키는 곳을 번갈아 보기 시작했다.


“미영아, 남자가 있어?”


"있잖아. 기분 나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잖아. 아..."


갑자기 미영이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낸다.


남수가 미영의 두 팔을 잡으며 외친다.


“미영아, 제발 정신 차려.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저기에는 ...... 아무도 없어.”


미영이 눈을 비비며 천천히 남자가 있는 쪽을 쳐다본다. 없다. 미영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남수를 쳐다본다.


“남수 씨, 나 왜 이러지? 나 미쳤나 봐. 헛것이 보이는 걸 보면.”


미영은 자신의 가슴을 움켜쥐며 괴로워한다.

“미영아, 괜찮아. 우리 내일 병원 가보자.”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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