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최미영입니다

by 정미숙

아침부터 미영이 바쁘다. 과제를 하기 위해 <그림책 마음수업>을 신청했다. 오늘이 수업 첫날이다. 어떤 옷을 입고 갈지 고르며 미영도 모르게 설레고 있었다. 복지관으로 걸어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강의실에 도착하자, 쿵쾅대는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심호흡을 한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미소쌤이 환하게 웃으며 반겨준다.


“자, 모든 분들이 오셨으니까 수업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그림책 마음수업>에 오신 여러분 정말 환영합니다. 앞으로 여러분과 함께 12주 동안 함께 할 강사 김미소입니다. 편하게 미소쌤이라고 불러주세요.”


“수업은 3가지로 진행됩니다. 첫 번째, 그림책을 읽습니다. 두 번째, 그림책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을 이야기 나눕니다. 세 번째, 활동을 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좋은 시간이 되실 겁니다. 그럼 질문 하나 드릴게요. 그림책과 동화책에 차이를 설명해 주실 분이 계실까요?"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자. 미소쌤 특유의 미소를 보이며 말을 이어간다.

"모두 알고 계시겠지만 제가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림책은 그림 중심, 동화책은 글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여러분은 그림책을 보실 때 그림을 유심히 봐주세요. 자, 낭독 시작하겠습니다."


미소쌤이 준비한 책은 <나는 지하철입니다>이다.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지하철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탄다. 그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그림과 짧은 글로 보여준다.


"자, 어떤 장면이 기억에 남으세요?"


미영을 멈추게 한 장면은 마지막 부분이다. 전철은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다시 덜컹덜컹 어디로 달려간다.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미소쌤은 미영에 마음을 알아차린 걸까. 활짝 웃으며 말을 건넨다.


“오늘은 첫 수업답게 자기소개를 해볼게요. 형식은 없지만 이름이 아닌 애칭으로 자신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어떤 이야기라도 괜찮습니다. 혹시 용감하게 먼저 말씀해 주실 분이 계실까요?”


“제가 먼저 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햇살입니다. 언제나 반짝거리고 싶어 햇살이라고 지었습니다. 나이는 60대입니다. 딸 둘, 아들 하나가 있습니다. 첫째 딸은 독일에 있고, 둘째 딸은 원주에 있고, 아들은 서울에 있습니다. 요즘 손자, 손녀 보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달팽이입니다. 배우는 속도는 느리지만 한번 시작하면 꾸준히 해내는 장점을 갖고 있어서 달팽이로 지어보았습니다. 나이는 30대이고, 5살, 3살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취미는 미싱입니다. 아이들에게 직접 만든 옷을 입히는 재미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나무입니다. 나와 가족들에게 든든한 나무가 되고 싶어서 지었습니다. 나이는 40대이고, 아들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저는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아이들 용품을 리뷰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대해 알고 싶으시면 알려드리겠습니다. 나름 하루 조회수 5천은 나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랑입니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해지었습니다. 나이는 49세이고, 이곳에 이사를 온 지 한 달 정도 되었습니다. 동네 병원, 맛집 등 많은 정보 부탁드립니다. 아이는 딸 하나입니다. 직업은 보육교사입니다. 지금은 이사로 인해 쉬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씨앗입니다. 지금은 씨앗이지만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멋진 나무가 되리라 생각해서 지어보았습니다. 나이는 34살이고, 12살, 10살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전업맘이지만 배우는 것을 좋아해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 5회 다양한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솜사탕입니다. 솜사탕처럼 달콤했던 시절울 잊지 않고 싶어서 지어보았습니다. 7살, 5살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이번에 둘째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자유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에너지가 좋아 많이 버겁습니다. 그림책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잊고 있던 나를 찾는 시간 된다는 말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만나서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최미영입니다. 사춘기 아들, 딸을 키우고 있습니다. 결혼 전 치과에서 상담실장을 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이 잘 자라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건강에도 관심이 많아 바른 먹거리에 신경을 쓰며 제철음식을 챙겨 먹이고 있습니다. 저의 꿈은 세상에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제 미영의 차례다. 모두들 미영을 쳐다본다.


나는 최미영입니다.”


이름을 말했을 뿐인데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메인 사진 출처. pixabay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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