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인가요?"
"관계요."
"돈을 모으는 것요."
"재취업요"
"엄마역할요"
순식간에 다양한 대답이 나온다. 미소쌤은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간다.
"오늘 소개할 그림책은 <적당한 거리>입니다. 그림책은 표지를 꼼꼼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표지에는 산세베리아와 사람 사이의 적당한 거리라는 제목이 적혀 있습니다.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식물과도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 같아요."
"저는 너무 거리를 두지 않아서 인지 매번 식물만 데려오면 죽어요."
"좋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한 것들이 맞는지 그림책을 펼쳐 보겠습니다."
교실 안은 미소쌤의 목소리로 가득 채워졌다. 마지막 페이지가 끝나자, 모두들 뭔가를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 어떤 장면이 기억에 남으셨나요?"
"식물들도 성격이 모두 다르다고 말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4월 5일 식목일에 항상 식물을 데려옵니다. 근데 한 달도 되지 않아 하나씩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각해 보니 물의 양, 햇빛의 양이 모두 다른 것을 몰랐습니다."
"맞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하는데 선을 넘고 다가오는 사람들은 조금 불편했습니다. 저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거든요."
달팽이가 조용히 말을 한다.
"모두 다름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사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둘이 있지만 정말 다르거든요. 식성도, 패션도. 매번 각자의 메뉴를 준비하느라 힘들어서 최근 방법을 바꿨습니다. 요일을 정해서 메뉴를 정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아이들이 자신의 날만 되면 어떤 것을 먹을지 고민하는 모습이 사랑스럽습니다."
솜사탕이 행복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어린아이들일수록 규칙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도와주는 일뿐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이제 10살, 12살이 된 아이들에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필요할 때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아이들에게 강조합니다. 엄마는 너희 일을 대신해 주는 사람이 아닌 도와주는 사람이야. 도움이 필요하면 꼭 얘기해 주렴.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해내고 있습니다."
야무진 육아를 하는 씨앗을 보며 모두들 칭찬한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 엄마의 소신 있는 육아만 있을 뿐.
"저도 요즘 아이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며 저에게 집중을 하자, 부딪혔던 관계가 훨씬 좋아졌습니다. 화를 많이 내던 아이들은 저에게 화를 내는 대신 제가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하는 눈치입니다."
미영이 수줍은 미소를 짓는다.
모두들 미영에게 잘됐다며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우리가 그림책 마음수업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맞아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려입니다. 상대가 불편해하면 잠시 뒤로 물러나고, 상대가 다가오기 힘들어하면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거죠. 우리 그림책 마음수업에 참여하는 여러분들은 이점을 참 잘하시는 것 같습니다."
모두들 서로를 향해 웃는다. 두 시간은 그녀들에게 너무 짧은 시간이다. 미영에 가슴에 또 무언가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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