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소개팅2

잘 끄는지 보겠어요?

by 정미숙

봄이는 안산 오빠네 집으로 갔다. 오빠네 가족과 함께 맥주 한잔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 오전, 휴대폰이 울린다. 액정엔 최. 가. 을 이름이 떴다.

“여보세요. 가을 씨”

“봄이 씨, 어제는 푹 쉬셨나요?”

“네.”

“언제 광명 가세요?”

“오늘 가야죠.”

“그럼 오늘 영화 볼까요?”

“영화요?”

“네. 제가 모시러 갈게요.”


이렇게 해서 우린 두 번째 만남을 생각보다 빨리 가졌다. 오후 2시쯤 가을이 안산으로 왔다. 언니가 밑반찬을 이것저것 챙겨주는 사이, 조카가 어디론가 뛰어나갔다. 가을을 유심히 보더니 대뜸 말을 건다.

“아저씨는 누구세요?”

가을은 당돌한 꼬마 아가씨를 보며 놀랐다. 가을과 헤어스타일이 똑같고 눈매가 닮아있었다. 혹시 딸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꼬마 아가씨는 누구시죠"

“전 정아름인데요. 아저씨 고모 남자친구예요?”

가을은 고모라는 말에 조카구나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남자 사람친구는 맞는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난감했다. 그때 봄이가 나왔다.

“정아름 뭐해? 자꾸 말 걸면 삼촌 불편하다.”

아름이가 입을 내밀며 얼굴을 찡그린다.

“고모 다음 달에 또 올게. 잘 지내고 있어. 나의 이쁜 공주님!”

아름은 금세 환한 미소를 보인다.

“고모 잘 가. 고모 남자친구도 잘 가요.”

아름의 모습을 보며 둘은 함께 웃는다.


“조카가 아주 씩씩해요.”

“난감한 질문은 안 했나요? 저 녀석이 호기심이 많아서.”

“아니요. 귀엽기만 한걸요. 처음에 봄이 씨랑 헤어스타일이 똑같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딸인 줄 알고.”

봄이의 눈이 커진다. 설마 딸 있는 엄마가 소개팅에 나왔을까. 어제 만나고 오늘 또 만나서일까. 스스럼 없이 농담도 주고 받을만큼 편해졌다. 둘의 온도는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영화 <스타더스트> 상영시간을 확인해 보니 6시 30분이었다. 지금 시간은 4시다. 어디를 갈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쉽게 정해지지 않았다. 봄이가 가을을 빤히 쳐다본다.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으세요?”

“사야 할 물건이 있는데 마트 가실래요?”

두 번째 만남에 쇼핑이라니. 가을은 당황스러웠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함께 마트에 들어갔다. 봄이가 카트를 꺼내온다.


“잘 끄는지 보겠어요?”


이 한마디와 함께 카트는 가을에게 와 있었다. 가을은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둘의 온도는 점점 더 올라가고 있었다. 봄이는 독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필요한 것들을 고르는 사이 가을도 열심히 봄이 뒤를 따라갔다. 생각지도 못한 쇼핑이 드디어 끝났다.


영화관 푸드 코트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메뉴를 골랐다. 봄이의 음식 취향은 한식답게 된장찌개를 시켰다. 가을의 음식 취향은 양식답게 돈가스를 시켰다. 봄이는 차를 좋아하고, 가을은 커피를 좋아한다. 이렇게 음식 취향은 다르지만 영화 취향은 통하는 게 있었다. 바로 판타지 영화를 둘 다 좋아한다. 영화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둘의 호감도는 상승곡선을 타며 셀레고 있다.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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