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부부답게 새벽에 일어나 경포로 갔다. 경포호수를 가볍게 뛰기로 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뛰고 있었다. 우리도 의지를 다지며 서로 발을 맞추었다. 왼발, 오른발을 외치며 속도를 맞췄다. 더위로 힘들 때쯤 어디선가 불어오는 바람에 행복함을 느낀다. 그렇게 땀방울이 흘렀다 말랐다를 반복했다.
남편이 갑자기 멈춘다.
"어디 불편해요?"
"허벅지에 통증이 와서 더 이상 뛰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요."
남편은 미안한 표정으로 나를 본다.
"괜찮아요. 절대 무리하면 안 되니까 우리 걸을까요?"
남편과 스트레칭을 하며 남은 경포호수를 걸었다. 걸으며 오리도 보고, 잠자리도 보며 이야기꽃을 활짝 피웠다. 몇 해 전 가족들과 가족자전거를 타며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웃었다. 수술하고 몸이 회복되고 아빠와 자전거를 타고 이곳까지 왔었던 기억이 난다. 건강해진 나를 보며 행복해하던 아빠는 어느덧 여든이 넘었다.
"여보, 우리 건강하게 나이 먹자."
남편이 웃는다. 평생 함께할 사람이 곁에 있음에 감사하다. 그렇게 우리는 휴가 중에도 운동을 멈추지 않았다.
금진해변
금진해변은 언제나 아름답다. 아이들이 놀기 좋은 낮은 바다. 매년 이곳으로 물놀이를 가는 이유는 첫째, 작은 아빠가 이곳에서 숙박업을 하고 계신다.물놀이 후 씻기 편하고, 튜브와 서핑을 마음껏 할 수 있어서다. 둘째,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맛집이 있어서다. 물회와 수제버거는 언제 먹어도 맛있다.1년에 딱 한번 가는 곳이지만 금진바다를 떠올릴 때마다 생각나는 음식이다.
삼화횟집 ♡ 빨차카페
금진해변에서 놀지는 못했지만 올해도 먹었다. 작은 아빠의 아들이 아들을 낳았는데 코로나19로 못 보다가 이번에 날짜가 맞아 보게 되었다.
요즘에는 서핑하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서핑하면 양양이지만 아름아름 어떻게 알고 이곳에 오는 이들이 많아졌다.
동해바다는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며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반해 들어가고 싶었지만 다음일정으로 눈에만 담았다.
<지금도 충분히 괜찮은 엄마입니다>의 무지개다리를 건너간 사람들에서 숙모의 아들이 아들을 낳았다. 코로나로 인해 처음 만나는 날이다. 사랑스러운 수(가명)를 볼 생각에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엄마 아빠를 쏙 빼닮은 수(가명)는사진을 찍을 때마다 정확하게 얼굴을 가려준다. 16년 만에 아가라 모두예뻐서 어쩔 줄 몰라하시는 모습이귀엽다. 요 녀석에 윙크와 사랑해 장기를 한 번이라도 더 보려고 시끌벅적하다. 아이가 있으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말처럼 우리는 웃고 또 웃었다.수(가명) 덕분에 행복바이러스로 무더위를 이겨내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