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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Aug 06. 2024

감동과 사랑이 가득한 휴가 2

켄싱턴리조트 설악비치 해변_속초편

우리는 대부분 여행의 숙소를 켄싱턴으로 한다. 회원권이 있어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다. 이번 휴가는 몹시 더울 것으로 예상되어 집이 아닌 곳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로 했다. 추첨제라 예약이 쉽지 않았지만 운 좋게 당첨이 되었다. 새벽에 일어나 둘이 해변가를 거닐며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지금 이 순간을 고스란히 사진에 담았다. 잠시뒤  해가 빼꼼히 얼굴을 드러. 숙소에서도 일출이 보이지만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 싶었 우리의 선택은 탁월했다.



떠오르는 해를 보며 숙소를 보자, 부모님이 보였다. 우리 즐기는 모습을 보며 미소 짓고 있을 부모님께 손을 들어 흔들어본다. 우리를 발견하고 부모님도 손을 흔든다.


우리 이러고 놀았어요♡


본격적으로 물놀이 시작이다. 파라솔과 비치의자를 빌려 부모님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했다. 엄마는 바다에 발을 담그며 백사장을 걸었다. 아빠는 오랜만에 바다수영을 하겠다며 몸을 풀고 있었다. 동해바다는 낮은 곳도 있지만 속초바다는 경포바다와 비슷하게 갑자기 깊어지는 특징이 있 조심해야 한다.


연일 방송에서 해파리로 피서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했지만 속초해변에는 보이지 않았다. 걱정 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다행이다. 다만, 강한 바람에 파라솔이 뒤집히고, 모래로 따귀를 맞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오후 3시쯤 철수하자고 했지만 아쉬워하는 1인(남편)에 의해 우리는 1시간을 더 놀기로 했다.


강한 바람은 우리가 가지고 온 홍학을 바다로 데려갔다. 수영을 해 쫓아갔지만 실력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오빠 오리발을 끼고 달려가 홍학을 찾아왔다. 이후 오빠는 물놀이를 할 수 없을 만큼 체력이 방전되었다. 갑자기 안내방송이 나온다. 


"아.. 아.. 피서객 여러분! 근처 해변가에서 초등학생이 물놀이 중 사망했다고 합니다. 혹여 튜브가 바람에 날아가더라도 절대 잡으시면 안 됩니다. 또한 아이들 혼자 물놀이를 하지 않도록 부모님들께서는 각별히 신경 써주시길 바랍니다. 즐거운 여행에 슬픈 소식을 전해드리게 되어 마음이 아픕니다."


여기저기 소란스럽다. 짐을 챙겨 다시 숙소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강한 바람, 해파리, 살인적인 더위는 지구가 많이 아파하고 있음을 이야기해 준다. 작년만 해도 이렇게 힘들지 않았다. 근데 점점 동남아 날씨를 닮아가듯 소나기가 내렸다가 멈추는 이상기온이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가 심각하구나.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탄소발생이 늘자, 지구가 아파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모르는 척하고 있었다. 지금도 괜찮다며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을 볼 때면 화가 난다.


우리라도 환경을 지키기 위해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사우나를 하고 부모님을 모시고 싱싱한 회와 대게를 먹었다. 어디를 가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더 중요을 알기에 사랑하는 가족들과 소소한 추억 쌓았.


식사 후 벤치에 앉아 시원한 커피를 한잔 마시며 주고받는 이야기 속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엄마, 아빠 행복하시구나.'

결혼 후 섭섭해하실까 염려되어 매년 여름휴가를 강원도로 온 게 벌써 16년째다. 우리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시기에 이번 휴가 어김없이 강원도에서 보낸다.


행복이 별건가 

함께 맛있는 것을 먹고,

함께 시간을 갖는 것이 아닐까.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맞장구치며 또 웃어본다.





@photo by misookjung22



매년 같은 곳으로 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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