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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Jan 19. 2023

최고의 하루

상상하기 좋은 날

갑자기 눈을 뜬다. 손을 더듬어 가며 휴대폰을 켠다. 새벽 4시. 이제 일어날 시간이다. 몸을 일으켜 세우고 천천히 어둠 속을 걸어 거실로 나간다. 미지근한 물 한잔을 마시고 창문을 연다. 비가 온 뒤라 새벽공기가 더 상쾌하다. 모두 잠든 시간, 온전히 나만의 시간 너무 흥분된다. 오늘은 무엇을 할까. 책을 읽을까, 글을 쓸까, 강의를 들을까.


 고민하다가 책상에 놓인 소설책을 펼쳤다. 불편한 편의점의 독고씨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면서 손님들을 관찰하고 도움을 준다. 손님들은 독고씨의 친절에 마음을 열고 자신을 돌아본다. 그 속에서 잊고 있던 독고씨의 기억도 돌아온다. 7시까지 좋아하는 책을 읽고 의자에서 일어난다.


새벽부터 책을 읽고 났더니 에너지가 충만하다. 아침준비를 위해 걸어 나오는 나의 발걸음이 가볍다. 냉장고 문을 연다. 아침은 어제 만들어놓은 갈비찜과 밑반찬이다. 밥만 하면 아침 준비 끝. 가족이 모여 여유롭게 아침을 먹는다.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나의 긍정에너지를 담아 남편과 아이에게 하루를 시작하는 긍정의 말 한마디를 건넨다.


"꽃을 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어디에나 꽃이 피어 있다." - 앙리마티스 화가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며 환하게 웃는다. 남편은 회사로 아이는 학교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선다.

이제 나의 일상이 시작된다. 빠르게 청소기를 돌리고, 설거지를 한다. 어질러진 물건들을 정리 정돈하고 출근을 한다.


사진 출처. pixabay


나의 공간은 책들로 둘러 쌓여있는 '나나책방'이다. '나나책방'은 나는 나답게 살기 위해 책방에 매일 간다. 뭐 이런 뜻이다. 오픈한 지 벌써 5년째인 이곳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다. 지하는 무대가 설치되어 있어 공연을 볼 수 있는 작은 힐링 장소다. 1층은 다양한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다. 2층은 서점이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카페도 있다. 3층은 마음껏 토론하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 4층은 뷰가 예쁜  미니 정원이 있다.


문화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장소를 알아보다가 이곳을 보고 반해서 결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다. 나도 그들도 이곳에서 어제보다 더 많이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언제든 대여가 가능하다.




 오후엔 좋아하는 작가님들과 책에 대해서 토론을 한다. 그분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은 정말 최고의 멋진 하루가 된다.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려주신  온라인 스승 정여울 작가님, 자녀교육 멘토 이은경 작가님, 항상 동기부여 해주시는 김미경 작가님, 다독가 은유 작가님과 하는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작가로 어떻게 나이 들어야 하는지를 말해주시는 작가님들 감사합니다. 끊임없이 글을 써 주심에 저도 그 길 묵묵히 따라갑니다. 벌써 시간은 5시. 작가님들과 요즘 핫한 식당에서 한정식을 먹었다. 모두들 정갈한 식당 음식에 반해 다음 달에도 또 내려오시기로 하셨다. 작가님들을 KTX 승강장에 모셔다 드리고 돌아오는 나의 마음은 행복함이 가득하다.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음에 감사한 이다. 가치 있는 삶이 어떤 삶인지 그분들을 통해 배웠다. 그분들의 따뜻한 응원에 나는 매일 성장하고 있다.


 이제 저녁 시간이다. 가족들을 만나는 시간. 작가님들과의 모임으로 마음이 따뜻해진 나는 가족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보낸다. 각자 하루의 일상을 이야기 나눈다. 우리는 참 축복받은 사람들임에 분명하다. 이렇게 우리는 하루하루를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최고의 하루는 이런 게 아닐까.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고 맛있는 것을 먹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있었던 일들을 나누는 소소한 행복. 이것이 내가 바라는 삶이다. 더도 덜도 말고 이렇게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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