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는 딸의 생일과 크리스마스가 있어서일까, 딸은 두배로 행복하다. 친구들에게 어떤 선물을 받을지 궁금하다며 설레는 마음으로 등교를 했다. 요즘 알파세대(2010년생부터 2024년생)는 어떤 선물을 주고받을까.
하교한 아이가 선물을 꺼낸다. 센스 있게 친구들은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선물했다. 다양한 책을 읽을 생각에 아이는 행복해 보인다.
"엄마, 나라가 생일 선물을 깜빡했다며 뭐를 선물했을까요?"
"글쎄, 뭘까?"
"티라미수 케이크요."
생일 선물을 미처 챙기지 못한 친구들은 카톡으로 선물을 보냈다. 점점 달라진 문화에 놀라울 뿐이다. 몇 해 전부터 '세뱃돈을 카톡으로 송금한다'는 기사를 읽으며 정이 없다고 생각했다. 한 번은 친구의 아이들을 오랜만에 만났을 때, 용돈을 주려고 보니 지갑에 현금이 없었다. 급하게 아이에게 빌려서 용돈을 줬다. 아이는 답답해하며 한마디 건넸다.
"엄마, 카톡으로 송금해 주세요."
"너무 정이 없잖아."
"왜요? 그게 서로 편한데."
알파세대는 생각 자체가 다르다. 태어날 때부터 휴대폰이 있었고, 궁금한 것은 책이 아닌 유튜브에 검색해서 본다. 정성보다는 효율성을 따진다. 아이가 받은 선물을 보며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학창 시절 친구 생일을 위해 선물을 사고, 포장지를 고르고, 정성껏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난다. 그것이 진심을 담은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알파세대들은 상대가 원하는 선물을 정확히 파악하고 선물한다. 어쩌면 그것이 더 현명할지도 모르겠다.
저녁 식사 도중 아이는 아빠와 농담을 주고받는다.
"올해는 산타할아버지가 제인 오스틴 전집을 사주시면 진짜 좋겠다."
아이의 능청스러운 표정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아이가 성인이 되어도 크리스마스날 선물을 주고 싶었는데 아이는 그런 마음을 눈치챘던 걸까. 남편도 맞장구를 치며 이야기한다.
"산타할아버지가 이번에는 바쁘셔서 여기까지 못 오실 예정이라고 하시네."
"무슨 소리예요? 산타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이번 시험도 잘 봤다고 폭풍 칭찬하셨죠."
여우짓하는 아이에게 당할 도리가 없다.
선물은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가 행복해지는 마법을 가지고 있다. 특별한 날이 아닌 평범한 날,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은 적이 있다. 생각지도 않은 선물 덕분에 그날 하루가 다르게 다가왔다. 비싼 것이 아닌 소소한 커피, 초콜릿, 쌍화탕 같은 쿠폰은 무료했던 하루를 빛나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