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잘시(오늘도 잘 자란 우리 아이의 시간)
중학교 2학년이지만, 시험다운 시험은 이번 기말고사가 처음이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역사, 도덕.
딸이 이 많은 과목을 어떻게 준비할지 걱정스러웠다. 조심스럽게 "어떻게 준비할 거야?" 하고 물어보면 언제나 돌아오는 대답은 딱 한마디다.
"내가 알아서 할게요."
정말 알아서 할 수 있을까. 엄마로서 불안했지만, 더 묻지 않았다.
기말고사 범위가 나오자, 딸은 조용히 자신의 공부계획을 세운다.
첫째, 교과서를 읽으며 개념을 익힌다.
이해가 될 때까지 읽고 또 읽는다.
둘째, 시험범위에 문제를 모두 푼다.
풀이 과정도 꼼꼼히 확인한다.
셋째, 가장 많이 틀린 단원을 확인 후, 1번과 2번을 반복한다.
딸은 계획한 대로 매일 차근차근 해냈다. 그 모습이 대견스러워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메시지를 남겼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해. 엄마가 들어가면서 사갈게."
어떤 날은 아이스크림,
어떤 날은 요플레,
어떤 날은 "아무 과일이나요."라는 귀여운 답이 돌아왔다.
드디어 시험날이다.
딸을 위해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든든한 아침 식사를 차려주는 것뿐이다. 어떤 메뉴가 좋을지 고민하다 첫날 정한 메뉴는 소고기 뭇국과 계란말이.
딸은 엄마의 마음을 아는 듯 밥을 말아 한 그릇을 싹 비웠다. 특유에 눈이 보이지 않는 미소를 보이며 기분 좋게 등교를 했다.
둘째 날은 연어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 연어장 덮밥.
한입 먹던 딸은 "음~ "소리를 내며 고개를 천천히 끄덕인다.
마지막 날은 소고기주먹밥, 블루베리, 복숭아.
딸은 상큼한 블루베리를 하나씩 집어 먹으며 정신을 깨우고 여유롭게 식사를 마쳤다. 그 모습이 어미새가 아기새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고 지켜보는 어미새와 닮아 웃음이 나왔다. 먹는 모습 하나도. 어쩜 저렇게 예쁠까.
시험이 끝날 때마다 딸은 성적을 알렸다. 중간고사 때는 원하던 성적을 받지 못해 울면서 전화했던 딸이 한없이 짠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웃음이 섞인 목소리에 톤도 살짝 높다.
"엄마, 국어 과학 100점요."
"엄마, 영어 역사 100점요."
성적보다, 그걸 이루기 위해 노력한 딸이 더 자랑스럽다. 혼자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실천해 나간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
시험 마지막날 어김없이 딸에게 전화가 왔다.
"엄... 마..."
엄마라는 단어만으로도 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괜찮아. 누구보다 열심히 한 거 엄마는 알아."
"여러 번 확인했는데..."
"시험 볼 때는 신기하게 눈에 잘 안 보여. 두 개 틀린 거면 진짜 잘한 거야. 엄마는 그런 성적 받아본 적 한 번도 없어."
그제서야 딸이 웃는다.
"엄마 다음엔 꼭 100점 맞을 거야."
딸에 다짐이 가슴에 닿는다.
'딸아, 100점이 아니더라도 너는 충분히 잘했어. 지금 네가 쌓아가는 이 시간들이 언젠가 어떤 일을 하든 너를 반짝반짝 빛나게 해 줄 거야. 그러니 중학교 생활, 마음껏 즐기렴.'
★소고기 뭇국
1.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양지와 얇게 썰은 무, 소금을 넣고 달달 볶는다.
2. 끓으면 위에 뜨는 기름을 걷어내고, 대파를 넣는다.
★연어장덮밥
1. 연어 500g, 양파 1개, 청양고추 1개를 채 썬다.
2. 물 300ml, 맛술 110ml, 양조간장 150ml, 알룰로스 5t를 끓인다.
3. 1번을 통에 담고, 충분히 식힌 2번을 부어준다.
4. 5시간 냉장보관 후 밭에 연어를 동그랗게 올리고 노른자를 올려 소스를 두 스푼(취향에 맞게) 넣어 먹으면 된다.
★소고기주먹밥
1. 소고기 다짐육 100g, 진간강 1t, 설탕 0.5t, 맛술 0.5t, 다진 마늘 0.5t, 굴소스 0.5t, 밥 한 공기, 김가루 반컵, 소금으로 간하기
2. 들기름 1t 넣고 동그랗게 만들기.
#소고기무국 #계란말이 #연어장 #소고기주먹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