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미숙 Feb 23. 2023

매일 행복해지는 두 가지 마법 주문

생각의 전환

휴대폰이 울린다. 액정 화면에는 시아버지란 글자가 떴다. 벨이 계속 울렸지만 받을 수 없었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는 불편한 감정이 나를 공격했다. 다시 액정을 열어 이름을 변경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이름만 바꿨을 뿐인데 그분의 전화가 울려도 불편함이 줄었다. 그분의 삶을 이해해 본다. 남아선호사상, 가부장제와 같은 사회 속에서 80년 넘게 사셨다. 지금의 남녀평등사상이 쉽게 받아지지 않으셨을 거다. 거친 말을 뱉는 것 또한 아름다운 말을 듣지 못하셨기 때문이라 생각하니 더 이상 그분의 전화가 나를 공격하지 않았다. 누군가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주기보다 지시하는 말, 책임을 다하는 말만 들었을 생각을 하니 그의 삶도 짠하다.


휴대폰 연락처를 열어본다. 정〇〇, 김〇〇, 이〇〇, 조〇〇, 권〇〇, 최〇〇등으로 등록이 되어 있었다. 친한 사람들부터 특징을 떠올려 본다. 남편은 행복을 주는 사람,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 친정 엄마는 사랑스러운 엄마, 아빠는 멋쟁이 아빠. 이번에 친구들을 변경해 본다. A는 웃을 때 미소가 참 예쁘다. 웃을 때 미소가 예쁜 A. B는 능력이 많아서 다양한 일들을 해낸다. 능력 있는 B. C는 감각 있는 눈썰미가 있다. 센스쟁이 C. D는 중저음의 매력적이 목소리를 갖고 있다. 매력적인 목소리 D. E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따뜻하다. 따뜻한 E. F는 생활력이 좋다. 어디에 내놓아도 걱정이 안 되는 친구다. 생활력 짱 F. G는 순수한 영혼을 가지고 있는 소녀 같다. 귀여운 C. H는 멀리 살아서 자주 볼 수 없다. 그녀의 이름은 보고 싶은 H.


이렇게 가족, 친구, 지인들의 이름 앞에 꾸며주는 말을 붙여주자.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설렌다. 오늘은 멋쟁이 아빠가 전화를 하셨네. 전화를 받기 전부터 표정이 밝다. 기분 좋게 전화를 받자, 목소리에 생기가 넘친다. 작은 변화를 주었을 뿐인데 삶이 훨씬 더 재미있어졌다. 이것이 나의 첫 번째 행복해지는 마법 주문이다.




두 번째 행복해지는 마법 주문은 요일마다 한 명의 친구를 정한다. 월요 친구는 한주의 시작과 어울리는 수기. 매일 도전하며 열정적으로 사는 그녀와 닮았다.

화요 친구는 뭐든지 동글동글하게 생긴 정이. 그녀의 얼굴을 떠올리면 금세 웃음 짓게 된다. 화가 났던 마음도 눈 녹듯 사라진다.  

수요 친구는 항상 중립을 유지하는 희. 한 주의 중간은 그녀의 삶과 닮았다.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그녀랑 어울린다.

목요 친구는 목요 회식과 어울리는 양이다. 그녀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이번 주도 잘했다고 응원하고 응원받고 싶다.

금요 친구는 대학 졸업 후 한 번의 쉼도 없이 일한 화에게 어울린다. 열심히 일한 그녀가 불타는 금요일을 즐기길 바란다.

토요 친구는 아이가 가장 어린 친구 연이. 아이와 주말나들이 가는 모습에 평범한 주말이 특별해진다. 일요 친구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진이. 매일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다는 그녀에게 딱 어울린다.


이와 같이 친구들을 요일마다 정해 두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월요일만 되면 그 친구가 생각난다. 오늘 잘 시작했겠지. 나는 어떤 것을 시작해 볼까. 생각과 질문이 달라지자, 나의 월요일도 활기차다.


매일 행복해지는 마법 주문은 커다란 것이 아닌 작은 생각의 변화를 줌으로써 하루가 일상이 달라진다는 거다. 불만만 가득한 하루는 길고 힘들다. 반면 긍정과 할 수 있다는 힘찬 의지를 담으면 하루가 다르게 다가온다.


아침의 시작이 좋으면 하루가 좋아지고,

월요일의 시작이 좋으면 일주일이 좋아지고,

1일의 시작이 좋아지면 한 달이 좋아지고,

한 달이 좋아지면 1년이 좋아지고,

1년이 좋아지면 삶이 좋아진다. 는 말처럼.




사진 출처. pixabay

매거진의 이전글 나의 하루는 새벽 5시부터 시작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