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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Feb 27. 2023

마흔 하면 눈물이 난다

마흔에 드는 감정들

마흔은 되어야 내가 인생을 잘 살고 있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20대에는 투잡을 하면서 바쁜 삶을 살았다. 30대는 결혼과 출산으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다.


마흔이 되던 해,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병원에 갔다. 의사 선생님이 환하게 웃는다.

“축하합니다.”

"네?" 내 귀를 의심했다.

"선생님 다시 한번만 말씀해 주세요."

의사 선생님은 활짝 웃으시며 정확히 말씀하셨다.

"5년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

간절히 기다렸던 말을 듣자, 쏟아지는 눈물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생각했던 시간들. 느리게 회복하던 나의 몸 상태. 그 시간들을 이겨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 말은 지금껏 살면서 들은 말 중 최고의 말이다. 됐다. 이제 됐다. 다시 보통 사람됐다.


마흔은 각자 다르게 다가온다.

곧 마흔이 되는 S는 표정이 밝지 않다.

“언니, 마흔 어땠어?”

“나는 좀 달랐지. 난 빨리 마흔이 되고 싶었어. 빨리 30대가 지나가길 손꼽아 기다렸어. 마흔이 된다고 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하구나.”

“맞아. 그냥 자꾸 기분이 다운되고 우울하네.”

“그럴 수 있어. 근데 마흔이 되어도 특별히 달라지는 건 없어. 어쩌면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나의 기분도 동요되는 것일지도 몰라.”

S는 아무 말이 없다. 그렇게 한참 동안 마흔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녀는 마흔이 오지 않길 바랐다. 엄마가 마흔이라는 나이에 자살을 했다. 자신도 마흔이 되면 생을 마감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나는 마흔에 엄마처럼 죽는다. 그 생각은 어느 순간 진짜처럼 다가왔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버거웠다. 이제 몇 시간만 지나면 그녀는 마흔이 된다. 두려움 속에 잠이 들었다. 다음 날 눈을 떴을 때 그녀는 혼자 미소를 띠었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에 힘겨워했음을 말이다. 마흔이 되어도 그녀는 죽지 않았다. 근데 왜 마흔이 되면 죽을 거라는 생각에 힘겹게 산 것일까.


어쩌면 우리가 힘든 것은 우리가 만들어놓은 생각들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마치 일어날 거라는 확신으로 나를 병들게 하는 것은 아닐까. 삶은 내가 만들어가는 거다. 마흔이라고 해서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내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오십, 육십이 다르게 다가올 뿐.


백세시대의 마흔은 아직 성장해야 하는 나이다.


엄마도 아이도 아직 어리다. 함께 성장하면 다. 쉰은 마흔을 살아낸 것으로 완성하는 단계다. 예순은 평온의 단계로 마음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단계다. 자신의 삶을 즐기면 된다.


나의 미래가 어떤 모습이기를 바라는가. 그 모습을 상상하며 그걸 이루기 위해 매일 살아가는 건 어떨까. 그녀의 인생이 마흔에 끝나지 않은 건 엄마와 자신은 다르다는 것을 인정했다는 거다. 그녀는 엄마보다 더 멋진 인생을 살아간다. 이제 그녀는 웃기 시작했다. 자신의 삶은 자신만이 만들 수 있음을 알고 신나고 재밌게 살기 위해 탐색 중이다. 그녀의 새로운 변화가 반갑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생각한 대로 향한다. 긍정의 메시지를 보내면 긍정적인 답을 보낸다.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어떻게 살고 싶니?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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