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비를 맞은 이후 승호를 한동안 볼 수 없었다. 할머니 말로는 승호가 많이 아프다고 했다. 승호에게 가려고 했지만 할머니는 승호가 쉬어야 한다며 가지 말라고 하셨다. 그렇게 혼자 하루 종일 집에 있자, 지루하기 그지없다.
승호에 힘겨운 숨소리가 들린다. 온몸에 작은 발진이 났다.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긁고 또 긁는다. 얼마나 심하게 긁었으면 피가 나왔다.
“승호야, 긁으면 안 돼. 점점 심해지잖아?”
엄마에 걱정스러운 말에도 승호는 참기 어려운지 계속 긁고 있다.
“승호야 약 먹었으니깐. 조금만 참자. 엄마가 냉찜질 해줄게.”
승호가 얼굴을 찡그린다. 이럴 때는 승호도 영락없는 아이다.
엄마는 승호의 몸에 냉찜질을 하며 말을 한다.
“우리 승호가 4살 때인가. 그때도 옻독이 올라서 한참 고생한 적이 있었단다. 엄마 아빠를 따라서 함께 산에 갔었는데 엄마 아빠가 잠시 한눈판 사이에 옻나무를 만졌는지 계속 긁었지. 처음에는 왜 그런지 알지 못해서 아빠가 승호를 안고 읍내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옻독이라고 하더구나. 이후 약을 먹고, 치료를 받으면서 쉬었더니 괜찮아졌단다.”
엄마가 한숨을 쉰다.
승호가 엄마를 빤히 본다.
“엄마, 나 안아주세요.”
엄마가 승호를 보며 웃는다. 승호도 엄마를 보며 웃는다. 서로를 안자, 따뜻한 체온이 하나가 되어 감싸준다.
“엄마, 이제 나 하나도 안 가려워요.”
“벌써?”
“엄마 품이 마법을 부렸나 봐요.”
엄마는 승호가 일찍 철이 든 것 같아 미안 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은지는 용기를 내 승호를 보고 가기로 결심했다. 승호네 집을 기웃거려 본다. 조용하다. 승호가 아프다고 했는데 어디를 간 걸까. 한참을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는다.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트럭이 한 대가 다가온다. 승호 아빠차다.
승호네 부모님이 은지를 보고 환하게 웃으신다.
“승호가 걱정되어서 왔구나.”
“네”
승호가 차에서 내린다. 많이 아팠는지 얼굴이 더 작아지고 헬쑥해졌다.
“은지야.”
“승호야”
우리는 서로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살핀다
“승호야 얼른 나아서 함께 놀자.”
“은지야 조금만 기다려 금방 나아서 갈게.”
은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승호에게 손을 흔든다.
어른들께 인사를 하고 은지가 뛰어간다. 승호는 은지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서있다.
은지는 뛰어가며 생각한다. '다행이다. 승호가 웃어서.'
집에 돌아온 은지는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바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