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로 선언하고 전국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서이초교사를 애도한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어떠한 말이 없어 맞벌이 부모들은 답답한 심정이다. 하필 이날 수업이 배정되었다. 학교 가는 길이 항상 즐거웠지만 오늘은 무거운 마음으로 학교에 방문했다. 교사 연구실을 찾고 있는데 선생님 한 분이 다가온다.
“안녕하세요, 오늘 기후위기 수업을 진행할 강사 정미숙입니다.”
선생님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시며 교사 연구실로 안내했다.
“오늘 선생님들이 나오시지 않았습니다.”
"한 분도요."
"네. 지금 학년에는 저뿐입니다. 교장선생님도 어떻게 하실지 말씀이 없어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선생님이 사라진 교실은 어수선했다. 교실에서 아이들은 선생님을 통해 수업뿐만 아니라 규칙이라는 것도 배운다. 선생님이 사라지자 아이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수업에 집중하지 못했다.
주의 집중을 시켜보려고 하지만 아이들은 의욕이 없다. 그저 선생님이 없는 오늘을 편히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1교시를 마치고 연구실에 갔다. 때마침 두 분의 강사님들도 와 계셨다. 수업 분위기를 묻자, 다들 고개만 저으신다. 사라진 선생님을 대신해 행정 선생님이 각반에 돌아가면서 자율학습을 시키고 있었다. 적은 인원의 행정 선생님이 모든 아이들을 케어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나올 거라 예상한 걸까. 대책 없는 모습에 한숨만 나온다. 오죽했으면 선생님들이 이렇게까지 하셨을까. 그동안 선생님들의 말 못 할 고충이 얼마나 크셨을지 상상이 된다.
선생님들 중에 방광염, 과민성대장증후군,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 모두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권리가 주어졌지만 교사도 학생도 안전하지 않다. 서이초 교사의 죽음을 통해 많은 교사들이 그동안 속앓이를 하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누구에게 치우치지 않고 평등한 교육환경 속에서 소신 있는 교육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것이 욕심일까.
서울 집회에 있을 선생님들과 학교에서 우왕좌왕했을 아이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본다. 누구에게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 세계시민으로서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교육이 망가진 나라는 미래가 없다.
미래를 위해 지금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 지금은 나라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차례다. 방관이 아닌 구체적인 대안만이 이 문제가 해결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