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근하다, 사랑할 수밖에 없다
사랑할 수밖에 없다.
아이와의 대화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내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깊이 있게 새기는 사람이 있다. 임정호 작가. 그의 에세이 『오늘도 너는 선물이구나』는 아이의 말 한마디 속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결국 살아갈 힘을 다시 얻는 여정을 보여준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이건 그냥 귀엽거나 훈훈한 이야기의 모음이 아니구나.' 이 책은 부모로 살아가는 일의 기쁨과 고단함을 전부 끌어안고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스스로 되묻고 답해가는 여정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읽는 이의 마음도 서서히 데운다.
나도 늘 시적인 문장을 쓰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그래서일까, 작가의 문장을 읽으며 자꾸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단어 하나하나에 담긴 울림이 다르다. 도저히 흔한 말로는 표현될 수 없는 감정들을, 그는 풍부한 어휘로 정확히 집어낸다. 예를 들면 ‘뭉근하다’라는 단어.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그 부드럽고도 오래가는 따스함이 딱 이 책의 온도 같았다. 순간 반했고, 나도 언젠가 꼭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책 속에서 작가는 때로 아이에게 틀렸다는 말을 들을 때 2초의 멈춤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 장면에서 나는 잠시 읽기는 멈추게 되었다. 나 역시 그 짧은 침묵 하나를 잘 지켜내지 못해 버럭 하거나, 아이의 마음을 놓쳐버린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매일 실패하고 넘어지지만, 그래서 다시 일어나고, 다시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그런 깨달음은 다정한 위로가 되어 다가왔다.
오랜만에 읽게 된 에세이였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혹은 키우게 될 모든 이들에게 추천한다. 작가의 다른 책들도 찾아보고 싶고, 다음 책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