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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효나 Aug 02. 2024

엄마, 나는 이제 떡볶이 못 먹지?

[현미간장떡볶이]

 “엄마, 나... 이제... 떡볶이 못 먹어? “


 태생적으로 빵보다 떡을 좋아하는 도담이. 자다가도 떡볶이라는 한마디면 벌떡 일어나는 아이다. 단연 최애의 간식. 마성의 음식. 떡볶이. 학교 마치면 둘이 컵볶이 하나 사 먹는 게 아이의 즐거움이었는데 퍽 곤란하게 됐다.


 하루에도 몇 번씩 떡볶이 섭취의 가능 여부를 물으며 두 손을 모으는 도담이. 마음이 약해진다. 쌀떡이면 괜찮겠지? 싶다가도 백미(정제 탄수화물)를 많이 먹이는 게 아직은 좀 조심스러워 NO를 했더니 입이 십리는 나왔다.


 다이어트를 해 본 경험이 있다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먹고 싶은 걸 참아야 한다는 게 얼마나 심적 허기를 만드는지. 살 뺄 의지가 1도 없는 아이에게는 더더욱 큰 고통이겠지. 모든 질병이 그렇겠지만 장기전일수록 심리적인 위축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싶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이제 아이가 맛있게 먹으며 건강을 지킬 방법을 열심히 찾아야겠다.

도담이를 행복하게 해 준 현미떡님.

 순간 떠오른 건 ‘현미떡!’ 혹시나 싶어 네선생에게 물어보니 역시나 있다. 없는 게 없는 대한민국 만세다. 애용하는 00 드림 조합에서도 현미떡 발견. 캡사이신 섭취를 줄이기 위해 매운 떡볶이는 못 먹겠지만 크림도 간장도 가능하겠다.


 이게 뭐라고 현미떡 하나에 아이는 온종일 행복할까. 조리법은 별다른 바가 없다. 단지 소스나 조리 과정에 조금 신경을 쓸 뿐. 간장 베이스에 알룰로스 조금 두르고, 굴소스 한 방울만 살짝 넣어줬는데도 아이는 콧노래를 부르며 한 그릇을 비웠다. 그래, 뭐 맨날 맛없는 풀만 먹을 수 있나! 꼼수 좀 부려가며 떡볶이도 먹으며 살자, 우리.


1. 올리브유 두른 펜에 마늘, 소고기 안심 넣어 살짝 볶기

2. 채소 ( 파, 양파, 파프리카, 양송이버섯) 털어 잠시! 볶기

- 볶는 조리 과정을 거치면 당독소를 높일 수 있으므로 항상 최단시간만 볶는다.

3. 씻어둔 현미떡 투하, 물 자작하게 넣기

4. 양념 (간장, 알룰로스, 굴소스) 투하

- 알룰로스는 설탕이나 꿀을 대신하기 위해 사용

- 굴소스는 맛을 위해 소량 사용

5. 자박하게 졸여 접시에 담고 깨 솔솔 뿌려주면


 떡이 기대 이상으로 쫄깃해서 만족, 아이가 행복해하니 더 만족이다. ‘현미간장떡볶이’ 10분 만에 뚝딱 완성이다.


 도담아, 아토피가 너를 이따금 불편케해도 맛없는 음식만 먹어야 하는 건 아닐 거란다. 이 세상에는 건강하고 맛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을지 몰라. 많이 먹고, 더 건강하게 쑥쑥 클 거라고 엄마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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