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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리복주 박풀고갱 Oct 25. 2022

뉴요커가 걸어 다니며 먹는 이유

잘 못 된 여행 13

뉴욕이 배경인 영화를 보면 주인공들이 길거리 푸드 트럭에서 핫도그를 사서 걸어 다니며 먹는 장면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뉴욕 여행을 가보니 과연 그랬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면서 먹거나 길거리에 벤치에서, 좀 격식을 갖춘다면 공원에 있는 테이블과 의자에서 식사를 했다.


미국 직장은 점심시간이 따로 없다고 한다.

미 연방의 공정근로기준법(FLSA;Fair Labor Standard Act)에 점심시간 규정이 없고, 기업에 따라 15~20분간의 중간 휴식시간이 있는데 한국의 대기시간처럼 통상 근로시간에 포함된 것으로 간주된다고 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면 주인공 앤디에게 선임 비서 에밀리가 "20분간 점심 먹고 올 테니 너는 나 다음에 15분 동안 먹고 와."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 대사가 그냥 나온 게 아니구나 싶다. 미국 기업에서 일하는 네티즌의 글을 보니 점심시간 없이 일하니 5시에 퇴근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

미국 영화에서, 보스가 "넌 해고야.(You're fired.)"라고 하면 주인공이 그날 바로 짐 싸서 나가는 장면을 자주 봤다. 볼 때마다 '저게 가능해?'라고 생각했는데 미국은 가능하다.

미국 공정근로기준법에 해고 전에 미리 알려야 한다는 법적 조항이 없다고 한다. 사용자는 사전 예고나 경고 등의 조치 없이 즉각 해고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단체교섭 중에 해고하거나 인종이나 성별, 종교 등을 이유로 해고하면 불법이라고 한다.


뉴요커들이 걸어 다니며 먹는 이유는 두 가지 정도 더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식당에서 먹으면 드럽게 비싸고 팁도 만만치 않기 때문인 듯하다.

햄버거 세트라도 서빙을 해주는 식당에서 둘이 먹으면 10만 원이 넘고 팁을 18% 이상 줘야 한다. 팁이란 본래 점원의 서비스에 기분이 좋아져 자발적으로 주는 것인데 영수증에 제안(suggested)이라고 쓰여 있긴 하지만 절대 제안이 아니다.

나머지 하나는, 길거리 음식이 더 맛있기 때문인 거 같다. 박풀고갱은 뉴욕에서 먹은 음식 중 옥수수가 가장 맛있었다고 한다.

가성비 탓일 수도 있는데, 뉴욕 물가에 비해 가성비가 좋다 싶은 거지, 구운 옥수수가 4 달러(약 6천 원), 군만두 12~15 달러(1만 8천 원~2만 2천 원), 할랄푸드 8~9 달러(약 1만 2천 원~1만 3천 원) 정도 한다.

길거리 음식이라도 랍스터 버거와 크랩버거는 한 개에 2만 원이 넘는다. 후덜덜.

 뉴욕의 길거리에서 먹은 음식들. 맨 마지막 사진은 월 스트리트에서 본 길거리 카페인데 상단의 메뉴판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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