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 된 여행 18 : 알아두면 애매할 때 쓸데 있는 팁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깝지만 여행지로 중국을 선택하기 꺼려지는 이유는 비자 때문이다.
중국 입국을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한데, 방법은 두 가지다. 대행사를 통하거나 직접 하거나.
중국 비자센터가 있는 광역 도시(서울, 부산, 광주, 제주)에 살지 않거나 시간이 없는 분들은 돈이 꽤 들더라도 대행사를 통하는 게 좋을 듯하다.
나는 마침 시간도 있고, 남산 비자센터와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셀프로 발급하기로 했다.
우선 아래 온라인 사이트에서 각종 정보를 기입해야 한다.
중국 비자 신청 서비스 센터 (visaforchina.cn)
중국어와 영어로 된 양식이지만, 웹사이트 한국어 번역을 이용하면 번역이 다소 어색하더라도 기입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가끔씩 에러가 나서 다음 단계로 안 넘어갈 때가 있는데, 임시저장을 누르고 다시 하면 된다. 임시저장을 누를 때 알림창으로 신청 번호(Application ID)가 뜨는데 꼭 기억해둬야 한다. 알림창이라도 복사가 되니까 긁어서 메모장, 구글문서, 개인 톡방 등에 붙여서 저장해 두는 게 좋다.
(애매한) 질문에 대한 공통적인 답변이 될만한 것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국적 Current Nationality : Republic of Korea
- 여권 종류 Type of Passport/ Travel Document : Ordinary
- 여권발급장소 Place of issue : Ministry of foreign affairs
- Types of Visa : L (관광비자)
- Duration of Stays(days) : 30 일까지 가능 (우리는 7일로 썼음)
- Validity(months) : 12개월
- Entries : Single (초청장이 없을 경우는 싱글 밖에 신청 안 됨)
- 지난 5년간 일 경험 Work experience in the past 5 years : 직장 1개만 썼음, 없으면 안 써도 무방한 듯
다음 질문이 좀 까다로웠다.
- (동일 여권으로) 함께 여행하는 사람이 있나? Are you travelling with someone else this time (using the same passport)?
같이 가는 사람이 있긴 하니까 yes라고 해야 하나? 동일 여권으로 함께 여행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나 싶었다. 다른 어느 나라의 경우 동일 여권으로 여러 사람이 여행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 건가?(영유아와 동반하는 경우를 말하는 건가?)
비자 서류를 제출하러 비자센터를 방문할 때 호텔 예약증을 내야 하는데, 호텔은 박풀고갱 이름으로 예약이 되어 있었기에 여행 동반자의 정보를 넣어야 할 거 같았다. 고심하다가 박풀고갱의 정보를 넣었고, 사진 첨부 칸이 있어서 박풀고갱의 사진까지 넣었다.
이후 비자센터에서 서류를 접수하는 창구 직원은 박풀고갱의 사진 위에 엑스를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본인의 서류에 다른 사람 사진이 들어 있으면 안 돼요. 여기 사인하세요."
공문서 오기 정정할 때처럼 삭선 후 작성자 서명을 넣으면 되는 모양이었다. 큰 문제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No 라고 해도 무방한 거 같다.(역시 애매하면 No)
참! 사진 규격은 다음과 같다.
JPEG 용량 40KB에서 120 KB까지 이고, 머리카락이 이마를 다 덮으면 안 된다.
사진은 온라인에서 파일로만 제출하면 되는 줄 알고, 기존 사진에 포토샵으로 머리카락을 제거하는 수고까지 하고 사진을 첨부했는데, 비자센터에 서류 제출할 때 사진도 함께 내야 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어, 처음부터 다시 했다. ㅠㅠ 거금 2만 5천 원을 들여 비자 사진도 새로 찍었다.
황당한 것은 여권에 새겨진 중국 비자를 받았을 때이다. 제출했던 사진을 도로 돌려주는 게 아닌가? 아놔~ 돌려줄 거면서 왜 제출하게 한 거지?
다음으로 까다로운 질문은 아래과 같다.
-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까? Have you been issued a Chinese visa?
- 방문한 적이 있으면 마지막에 받았던 중국 비자의 정보를 주세요. If yes, please give details of your last Chinese visa
이전에 베이징, 칭다오, 시안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렇지만 그때 받았던 비자 정보는 전혀 모른다. 그때는 박풀고갱과 동네 친구까지 총 3명이었고, 대행사를 통해 단체 비자를 받았기 때문에 여권에 정보가 남아 있지 않았다. 또 여권까지 바뀌었다.
양심에 찔리지만 과감히 No를 선택했다. 결국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다.
Other Information
No로 대답해야 문제가 없을 질문들이 대부분이어서 크게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Yes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싶은 질문들도 있었다.
- 군 복무 중이거나 복무한 적이 있나? Are you serving or have you ever served in the military?
- 전문직, 사회단체, 자선단체에서 일한 적 있나? Have you worked for any professional, social, or charitable organizations?
박풀고갱의 경우 군 복무를 안 했다고 하면 미필자로 분류돼 문제가 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어서 처음에는 yes를 했더니 추가 질문이 펼쳐진다. 직업 군인들만 쓸 수 있는 내용 같다. 역시 잘 모르면 No 가 안전하다.
전문직, 사회단체, 자선단체 부분도 혹시 (중국 기준에서) 정치적으로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을 골라내는 질문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No.
중간중간 임시저장을 해가면서 마지막까지 진행하면 별 무리 없이 서류 작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2023년 10월 23일부터 방문 예약을 하지 않고 비자 서류를 제출하러 갈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10월 11일에 신청을 해서 방문 예약을 해야 했다. 당시 필요 서류는 다음과 같았다.
- 예약증 (중국어로 된 것, 두 사람이 하나의 방문 예약을 해도 예약증은 사람 수대로 필요함. 방문 예약을 안 했다면 필요없음)
- 비자신청서 (온라인 신청을 다 하고 나면 PDF로 다운 받고 출력해서 첫 장과 마지막 장에 서명 날인을 하고 날짜를 써야 함)
- 여권
- 여권 사본 (숙박이 본인 이름으로 예약되어 있지 않은 경우 숙박 예약자의 여권 사본도 필요함)
- 호텔 예약증
- 비자 사진 (비자 찾을 때 돌려줘서 황당하지만 일단 필요함, 사진이 빠꾸back될 경우 비자센터에 사진 부스가 있으니 거기서 찍으면 됨. 1만원)
- 비행기 E ticket
- 여행계획서 (아래와 같이 간단하게 씀)
모든 서류는 미리 출력해서 가는 게 좋다. 비자 센터에서 출력하거나 복사하면 장당 400원이다. (신용카드로만 계산 가능)
비자센터 입구에서 VIP로 할 거냐, 보통으로 할 거냐 물어보는데, 비자 발급비는 VIP 인 경우 75,000원, 보통인 경우 55,000원이다. VIP는 비자센터 창구 직원이 호출을 좀 더 자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보통으로 발급받았는데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비자발급비가 50% 캐시백 되는 카드가 있다. 우리one 체크카드! 전월실적이 없어도 되고 최대 3만 원까지 캐시백 된다. 체크카드라 연회비도 없고, 만든지 오래되긴 했는데 그때는 거래은행인 우리은행 현금카드가 필요했기에 은행 가서 바로 만들었다. 2인 11만 원을 결제했더니 며칠 후 3만 원이 통장으로 입금되었다.
결제까지 완료하고 나면 비자 접수증과 발급 일자를 알려주는 쪽지를 준다. 통상 3일 후 발급되는데, 비자 발급에 문제가 있으면 연락을 주고, 문제가 없으면 아무 연락이 없어도 발급 일자 이후에 찾으면 된다고 한다. 무소식이 희소식!